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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시 내 자산은?] 예·적금 보장받지만 대출금 갚아야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어떤 경우에도 생명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 집·자동차 파손은 보상받기 어려워

▎지난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으로 경북 포항시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18일 지진이 강타한 포항시 흥해읍 대성아파트에서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원들이 임시 거처를 마련해 떠나는 주민들의 세간살이와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1월 15일 경북 포항 인근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건물 외벽에 금이 가고, 낙석으로 자동차가 파손되고, 낙하물 탓에 사람이 다치는 등의 피해가 생겼다. 20일 오전 6시 5분에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11km 지역에서 규모 3.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런 여진이 이어지면서 포항 인근 주민들은 계속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나 지진은 천재지변에 해당해 면책 조항이 많이 적용돼 풍수해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해 9월에는 경상북도 경주에서 5.8 강도의 지진으로 253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대다수 피해자는 지자체로부터 무너진 주택에 대해 일부 보상받았지만, 기타 건축물과 자동차는 보상에서 제외돼 자비로 복구하거나 수리해야했다.

지난 7월 충청북도 청주에서는 22년 만에 290㎜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폭우로 청주의 용두천·천안천·성환천 등 주요 하천의 물이 차올라 주변 주차 차량이 침수됐다. 청주시에 따르면 폭우로 침수된 차량은 1200여대, 피해액은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침수 피해자들은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면 자동차운전 보험 자기차량손해 담보 특약에 가입했다면 보상이 가능하다. 자기차량손해 담보를 들지 않았다면 자동차 소유주가 자비로 수리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가뭄과 홍수 등 여러 자연재해·재난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47년 간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는 1.1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지난해 경주에서 최대 규모인 5.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도 아니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반도는 또 한국전쟁 이후 늘 전쟁 위기에 노출돼 있다. 전쟁 같은 전시재난이나 태풍이나 지진 등 자연재난이 발생하면 내 자산을 안전하게 시킬 수 있을까.

예·적금·대출: 자연재난이나 전쟁 등이 일어나 은행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어도 개인의 금융자산은 보장받을 수 있다. 은행은 재난 상태를 대비해 재해복구센터를 운영 중이어서다. 은행 전산망 서버에 보관된 예·적금, 대출 등의 거래기록은 전국 여러 곳에 데이터를 백업해 옮겨 관리하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때문에 지점에서 문제가 생겨도 제2의 지점에서 복구가 가능하다. 금융자산 데이터는 남아있지만 예금된 돈을 인출하는 건 어렵다. 대규모 뱅크런(예금 인출사태)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해외에 있을 경우 한국에 있는 금융자산 인출도 불가능하다. 정부에서 외화자금 유출을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통해 출금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재난상황이 종료되면 은행으로부터 약속된 예·적금의 이자는 받을 수 있다. 대출금은 갚아야 한다. 대출을 받은 은행의 해당 지점이 영업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도 제2의 은행 지점으로 가면 된다. 갚지 못할 경우에는 연체이자가 붙는다. 그러나 여신거래기본 약관에는 ‘국가 경제나 금융 사정의 급격한 변동 등으로 예측하지 못한 현저한 사정 변경’이라는 항목에 해당되면 은행이 연체이자를 인하할 수 있게 돼 있다.

보험: 보험 계약은 가입자가 스스로 해지하지 않는 한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된다. 다른 금융사처럼 보험사도 계약 데이터를 백업한 재해복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계약 내용은 전산화돼 있기 때문에 자료가 사라지는 일은 없다. 재난으로 인해 사망, 상해(입원, 수술 포함)를 당했을 때 생명보험사 가입자들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전쟁이나 지진 등의 천재지변, 핵과 방사능 사고 등도 포함된다. 생명보험사들은 지난 2010년 이전에는 전쟁 등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지급되는 보험금을 깎았다. 그러나 2010년 표준약관이 개정돼 현재는 보험금을 100% 다 받을 수 있다.

손해보험사는 질병·상해보험은 지진 등 천재지변, 핵·방사선에 대해 보장하지만 전쟁시 입은 피해는 보장하지 않는다. 손해보험 상품에 공통적용되는 보통보험약관 5조 1항 5호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로 ‘전쟁, 외국의 무력행사, 혁명, 내란, 폭동’ 등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핵·방사능 사고시에도 지난 2010년 4월 1일 이후 가입자만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 이전에 가입한 경우는 개별 보험상품의 약관에 따라 보장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다. 화재보험의 지진담보특약과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면 건물 붕괴 등 지진으로 인한 건물의 피해는 보상받을 수 있다.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인해 차량이 파손된 경우에는 자기차량손해 담보를 든 경우에만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핵 또는 방사능 사고나 전쟁으로 인한 사고에는 보상받을 수 없다.

부동산: 화재나 지진 등 재난으로 주택 등 주거용·상가 건물 무너지거나 훼손돼도 소유자가 직접 문서로 이를 입증할 필요가 없다. 대법원 등 관공서는 부동산 등기부를 모두 전산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기가 된 부동산이라면 별도의 등기권리증이나 등기부등본 등을 굳이 갖고 있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건물이 파손되면 사적 보험이나 정부의 배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제 2조 배상책임), 도로·하천, 그 밖의 공공의 영조물(공공시설)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을 경우(제5조 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한 책임)에만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국민이 그 손배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달리 주택(전·월세)이나 상가 임대차 계약을 맺은 세입자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민법상 채권자(건물주)와 채무자(세입자)가 계약할 때 서로에게 의무를 진다. 채권자는 계약이행 목적물인 건물을 채무자가 ‘완전한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한다. 채무자는 계약 기간 동안 일정한 임차료를 내고 계약 만료시 건물을 계약 전 상태로 원상회복해 돌려줘야 한다. 만약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럴 때는 전세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법원 판결에 따라 주택 경매 처분 등을 해서 전세금을 돌려받으면 된다. 건물이 훼손·멸실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부가 공식적인 소개령을 내려주거나 주거 또는 영업이 상당히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세입자는 원칙적으로 계약 기간 동안 임차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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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호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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