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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8대 관전 포인트(4) 일본] 주춤하던 아베노믹스 다시 탄력받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자나기 경기 넘어서는 장기 호황...중의원 선거 대승으로 4차 내각 출범

▎2017년 10월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의 대승을 이끈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11월 1일 총리로 재선출되면서 4차 내각을 출범시켰다
일본 경제는 2017년 3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연률로 1.4%(1차 발표)에 달하고 17년 만에 7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2년 12월 이후 확장국면에 들어선 아베노믹스 경기는 이미 전후 두 번째로 긴 ‘이자나기 경기(1965년 11월~1970년 7월까지의 57개월)’ 때 수치를 넘어섰다. 세계 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 고수익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투자 확대, 고용의 양적 호조 등에 힘입어 일본 경기는 당분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경기의 확장 국면이 2019년까지 이어져 사상 최장의 경기 확장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일본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 정도(내각부 추정, 2017년 2분기 기준)로 추정되는데, 실제 성장세가 이를 뛰어넘어서 일본 경제 전체적으로 2017년 1분기 이후 수요 초과(GDP 갭이 플러스의 값) 상태가 됐다. 수요 초과 국면에 들어선 일본 경제가 2018년 이후에도 계속 1%를 넘는 성장세를 유지할 경우 점차 물가상승 압력이 커져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금리나 엔화 가치에도 미묘한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건설 및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투자가 2018년부터 본격화될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사실 큰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최근 일본은행의 구로다 총재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이 장기화되는 데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본 경제의 호조에는 세계 경제의 확장세, IT 경기의 호조, 일본 기업의 수익구조 개선 노력 등 아베노믹스 이외의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예를 들면 일본 자동차 기업은 그동안 모듈형 생산시스템을 강화하는 혁신이나 비정규직을 활용해도 고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혁신, 디자인 개선 등에 주력해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이 기존의 고연비 경쟁력, 아베노믹스의 엔저 유도 정책에 힘입어 더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임금 상승→소비 확대에 초점


정부 정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베노믹스는 민간경제나 해외 경제의 환경 변화에 맞게 잘 이루어질 때 효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2012년 이후의 아베노믹스의 행보를 보면 미묘하게 변화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 초기 공공투자 확대 정책에 주력했다. 그러나 인력 부족 문제 등이 겹쳐 한계를 보이자 점차 여성이나 고령층의 경제활동 확대에 주력하는 ‘1억 총활약사회’ 정책을 강조해왔다. 이런 정책에도 힘입어 일본의 취업자 수는 확대 추세를 보이고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취업자 수 확대에도 생산성 향상은 부진해 임금 상승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더딘 임금 상승에 소비 지출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베노믹스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임금 상승을 유도하고, 부진한 서민층 경기의 개선, 소비 확대와 설비투자의 선순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베 내각은 2018년 세제개편을 통해 임금 인상이나 설비투자를 늘리는 기업에게는 법인세의 실효세율을 29.74%(2018년 예정)에서 25% 정도로 인하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은 정책을 통해 2018년 이후 기업 설비투자 확대, 생산성 향상, 임금 상승, 소비 증가의 선순환이 어느 정도 강화될 것인지가 일본 경제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구조개혁, 코토즈쿠리(제품에 하드웨어 가치뿐만 아니라 콘셉트나 스토리, 서비스 연계 등의 부가가치를 추가하는 것) 전략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지평, 모노즈쿠리 & 코토즈쿠리, 산업 정체 타개를 위한 일본의 선택, 2017.10, LG경제연구원) 등에 주력해온 일본 기업은 엔저 유도 등 아베노믹스의 각종 정책 효과에 힘입어 수익이 확대되고 있으며, 2018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기업이 세계 경제의 성장세 확대 등에 힘입어 소재·부품 수주의 호조가 예상되는 외에 중소기업 경기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일본은행의 단기 경제관측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조사 기준으로 중소기업 경기 실사지수가 9를 기록, 1991년 11월 이래 26년 만에 고수준을 보였다. 일본 기업의 매출 확대와 더불어 수익 호조가 이어지면서 인력 부족 상황이 2018년에도 심화될 것으로 보여 임금 인상과 함께 설비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업종이나 기업에 따라서는 인력 부족에도 임금 인상이 어렵거나 어느 정도 임금을 인상해도 인력 확보가 어려운 곳도 많아서 이들 기업에서는 자동화, 로봇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금흐름을 중시하고 신중하게 설비투자를 하는 일본 기업의 접근법은 2018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생산능력의 확충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초호황으로 공급 부족이 우려되기 시작한 반도체용 실리콘웨이퍼의 경우 일본계 소재 기업이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도 생산 규모 확충에는 보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으로 볼 때 일본 경제는 2018년 이후 적어도 2019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1% 내외의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외경제 환경의 급변이나 자산시장의 향방이 불확실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에 따르면 2018년 세계 경제는 2017년 대비 성장세가 높아지고 큰 파란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갖가지 불안 요인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증가세를 회복하기 시작한 세계 무역이지만 미국의 세이프가드 정책이나 철강수입 제한 조치 발동 등으로 주요국 사이에 무역 보복이 빈발해 무역 신장세가 위축될 수 있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국제유가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세계 IT 경기가 예상보다 일찍 위축될 우려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리스크가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주식 등 자산시장에 충격을 줄 경우 소비·투자심리를 악화시켜 추가적으로 성장세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임금 상승이 더딘 가운데 주식 등 일본 자산시장의 호조는 소비의 위축을 어느 정도 막는 효과를 가져 왔으며, 이러한 심리적 효과는 주식 등 자산을 소유하지 않는 젊은층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만약 자산효과가 역전될 경우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지난 수년 동안 저금리에 힘입어 호조를 보여온 일본의 아파트 분양 및 건설시장은 지방에서 먼저 미분양, 월세 하락 등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일본 금융청도 지방은행에 대출심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 1%대 성장 전망

각종 리스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의 주요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보면 일본 경제는 2018년에도 1%대의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물가의 급등 가능성도 작을 전망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연간 80조엔의 본원통화를 늘리겠다는 양적금융완화 정책을 공식적으로 고수하고 있으나 2017년의 경우 실제 본원통화 확대량은 10월까지 39조엔에 그치는 등 양적완화 규모를 실질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일본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와 물가상승세를 고려할 경우 일본은행은 2018년에도 이런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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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호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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