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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8대 관전 포인트(5) 브릭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맑음’ 남아공 ‘흐림’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국제유가 상승에 러시아 경제도 회복세...남아공은 정치 불안과 높은 실업률에 신음

▎2016년 10월 인도 고아주 베나울림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
세계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라 불릴 만큼 각광받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광은 재현될 수 있을까. 5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공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그래도 종합해보면 2018년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운다.

사실 브릭스의 근래 상황은 좋지 못했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회장은 최근 “지난 10년 간 브릭스 중 예상했던 만큼 경제가 성장한 나라는 중국뿐”이라고 말했다. 남미의 맹주(盟主) 브라질부터 보면 경제성장률이 2015년 -3.8%, 2016년 -3.6%를 찍으면서 2년 연속 -3%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역사상 194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17년 들어서는 다소 반등했다. 1분기 성장률이 1.0%, 2분기 0.2%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현지 언론은 3분기 수치도 양호해 브라질 정부와 시장 전문가들이 2017년 성장률을 기존 0.7%에서 0.9~1.0%로 상향 조정할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너스 성장 벗어나는 브라질


브라질의 이런 회복세는 2018년에 가속화해, 성장률이 3.0%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마이너스 성장의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농업 부문 회복세와 민간 소비심리 회복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BCB)도 인플레이션이 바닥을 찍고 다시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연말이 가까워올수록 기준금리 인하 폭을 축소하면서 대응했다. 실제 브라질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1~10월 누적 2.21%였고 연말까지 3.08%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6.29%)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치로,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장 안정적인 상태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BCB는 10월 성명에서 “2018년과 2019년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4.5%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리 인하 속도를 적절히 줄였다”고 설명했다. BCB는 곧 통화완화 속도도 완만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러시아도 회복세다. 러시아는 브라질처럼 2015년 -2.8%, 2016년 -0.2%로 2년 연속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위기였다. 글로벌 저유가 추세에다 우크라이나 사태(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로 서방 세계가 제재에 나서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2017년에는 조금 달라졌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러시아의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고 재정 건전성도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월 보고서에서 “러시아 경제가 회복세”라며 2017년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IMF는 특히 러시아 내부 금융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BoR) 총재는 11월 “경제가 당초 우리의 기대치보다 빠른 회복세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서방 제재라는 변수가 남은 점은 불안 요소다. 변수 중 하나였던 감산 합의는 이뤄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러시아는 OPEC 비회원국) 등은 2018년 말까지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변수들에도 회복세는 올해와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러시아가 2018년 2.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는 4개국 중 가장 기대되는 나라다. 인도 경제는 지난해 7.1%의 성장률로 2년 연속 중국(2017년 6.7% 성장)을 제쳤다. 2014년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과감한 경제 개혁 정책 ‘모디노믹스’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모디노믹스는 제조업 활성화와 해외 직접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각종 규제를 철폐했다. 철도·군수·보험 산업에서 외국인 투자지분의 한도 확대, 투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법인세율 인하(기존 30%에서 2015년부터 4년 간 25%로 하향 조정) 같은 노력이 이어졌다.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저임금 매력이 사라지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매력적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성장에도 탄력을 받게 된 계기다.

속도 내는 모디노믹스 … 2018년 7~8% 성장 기대

약 13억 인구의 거대한 노동시장은 중국에 버금간다. UN은 인도의 인구가 2024년 중국을 추월해 2050년에는 약 17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니스 차크라바티 딜로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는 앞으로 10년 간 아시아 인력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과거 대비 잘 교육되고 숙련된 인력이라 국가 전반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원 한국은행 아태경제팀 과장은 “인도는 고등교육 인구만 약 1억 명이며, 매년 40만 명 이상의 정보기술(IT) 전문 인력이 배출되면서 산업계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전망도 밝다. 골드만삭스는 인도 정부가 2016년 추진한 화폐개혁과 2017년 7월 시작한 단일상품·서비스세제(GST, 주마다 달랐던 부가세를 하나의 전국적인 상품·서비스 세로 통합한 제도) 충격이 완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인도 정부는 2016년 11월 탈세 기업인을 잡기 위한 방책으로 2종의 고액권 화폐 사용을 제한하면서 화폐개혁을 단행해 “급작스럽다”는 평가와 함께 인도 중산층의 반발을 샀다. 신권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금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자 소비가 위축됐다. 이런 경제개혁 여파로 2017년에는 경제 성장이 2016년과 2015년에 비해 다소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2017년 1분기 6.1%, 2분기 5.7%).

협소한 과세 표준을 확대해 세수를 늘린다는 취지의 GST 도입도 소비 위축과 함께 불확실성 확대를 유발할 변수로 꼽혔다. 이는 단기 충격에 그칠 뿐, 2018년에는 소비심리 회복으로 같은 충격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룬 자이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11월 17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화폐개혁과 세제개편 부담에서 벗어난 인도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2018년에 7~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11월 들어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2’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은 다른 브릭스 국가들과는 달리, 그리고 아프리카 제일의 신흥국이라는 옛 명성과 달리 현 상황이 좋지 못하다. 2016년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은 0.5%에 머물렀고 실업률은 약 27%에 달했다. 2017년 들어서도 상황이 크게 호전되지 않자 무디스는 남아공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했다. 무디스는 “최근 남아공의 정치 불안이 계속되면서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며 “부채 감축에 대한 남아공 정부의 노력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각종 부패와 정경유착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난 8월 의회에서 불신임 투표가 진행(결과는 부결)됐을 만큼 입지가 불안한 상태다. IMF는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이 2017년 1%에 머물고, 2018년에도 1.2%로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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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호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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