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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드론산업 청사진은?] 드론 기술 경쟁력 세계 5위권 진입 목표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세계 최고 수준 5G 이동통신망 활용...사생활 침해 해결 문제 숙제로 남아

▎사진 : ⓒgetty images bank
세계 드론시장은 연 30%씩 성장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장을 견인할 절대강자가 없는 분야로 꼽힌다. 이런저런 규제가 많다지만 한국 산업계가 진입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이 드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재정 지원과 같은 정부의 정책 방향이 중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앞으로 10년 간 드론산업을 이끌 밑그림인 ‘드론산업 발전 기본계획 2017~2026년’을 확정해 2017년 12월 발표했다는 점이다. 2016년 기준으로 700억원 규모인 국내 드론시장 규모를 4조4000억원으로 키우고, 드론 기술 경쟁력 세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정용식 국토교통부 첨단항공과장은 “계획을 바탕으로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드론의 등록과 이력 관리부터 원격 자율 비행까지 지원해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한 ‘한국형 K-드론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형 시스템 구축해 전용 하늘길 조성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 11월 국내 최초로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했다. 국내에서 일부 택배기업이 시험 운영한 적은 있지만,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사진 : 우정사업본부
드론 강국이 되기 위해 주요 국가들은 범정부 차원에서 역량을 쏟고 있다. 미국은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2014년부터 공역 배정과 관제를 위한 교통관리시스템(UTM)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은 2019년까지 전자 등록과 비행 경로 추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드론을 위한 3차원 지도, 비행 관리 클라우드 서비스 등 스마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도 실시간으로 비행 정보와 기상 정보를 파악하는 클라우드 시스템(UCAS)을 만들고 있다.

한국형 K-드론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동 관제, 빅데이터를 통한 기상·지상 정보와 비행 경로 분석, 실시간으로 드론 위치를 식별하고 공유하는 5G 기반의 클라우드 활용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1단계로 2018년에는 드론 등록·이력 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간편 승인을 처리한다. 2단계로 2019년에는 5G 기반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비행을 승인하고, 비행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3단계로 2020~21년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관제시스템을 개발해 원격에서 자율 비행을 관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한국형 K-드론 시스템의 중심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망(5G와 LTE)이 자리 잡고 있다. 이동통신망을 통해 사용자에게 드론 주변의 비행 정보(위치·고도·경로 등)와 안전 정보(기상·공역 혼잡도, 장애물 등)를 제공한다. 출발·경유·목적지 등 사전 입력 정보만으로도 자동 관제소의 통제에 따라 원격 자율 비행이 가능해진다. 관리자 역시 비행 승인과 공역 관리를 위한 정보를 받고, 고유 식별 장치를 통해 비행 경로 이탈을 알 수 있다. 덕분에 조종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하거나 미등록 비행체가 이동할 경우 탐지가 가능해진다.

장거리 드론 비행과 저고도 비행을 위한 전용 하늘 길을 만드는 것도 한국형 K-드론 시스템의 핵심이다. 수송·정찰·감시 등 장거리 고속 비행 드론을 위해 전용 이동로(Drone-Highway)를 조성하는데 비행 수요가 많고 운영이 용이한 거점 지역(허브)을 우선 정한다. 보험을 통해 안전 관리도 체계화한다. 적정 보험료의 수준을 산출하고, 드론 전용 보험을 개발하는 데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드론 사고의 정의와 기준도 정하고, 책임 소재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가와 공공기관의 다양한 업무에 드론을 도입해 공공 수요도 창출한다. 5년 간 3700여대로 3500억원 규모다. 태동기인 국내 드론산업의 빠른 성장을 위해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공공 건설, 도로·철도 등 시설물 관리와 하천·해양·산림 등 자연자원 관리에 우선 드론을 활용할 예정이다. 드론은 작업의 정밀도를 높이고, 위험한 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 하천을 측량하고, 조사하는데 드론을 활용하면 기존에 항공기를 이용했을 때보다 절반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측정 정확도 역시 2배 이상 좋아지고, 측량 가능한 날도 연간 80일에서 250일로 늘어난다.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실종자 수색과 긴급 구호품 수송에도 적극적으로 투입한다. 윤희권 항공안전기술원 본부장은 “사고와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한 치안과 안전·재난 분야에서 드론을 통해 더욱 빠른 대처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종자를 수색할 때 드론을 활용하면 83% 정도 시간이 단축돼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접근 곤란 지역이거나 야간에 실종자를 수색할 때도 드론 수색이 편리하다. 사람을 100명 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드론을 쓰면 3명으로 줄일 수 있고, 시간도 6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 헬기로 수색했을 경우를 비교하면 운영 시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헬기가 한번 뜰 때마다 드는 1회당 500만원의 비용을 1만원으로 줄일 수 있다. 국가 통계 분야에서도 국공유지 실태와 농업 면적 등 각종 조사에 활용할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대규모 조사가 가능해 더욱 정밀하게 통계를 생산할 수 있다. 드론을 도입하면 조사기간이 90% 줄어든다. 덕분에 1인당 조사 가능 면적은 10배로 증가할 수 있다.

드론 상용화 앞장서는 물류 배송


이미 국내에서 드론 상용화와 관련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물류 분야다.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 11월 국내 최초로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했다. 전남 고흥에서 띄운 드론을 통해 4㎞ 떨어진 득량도에 소포와 등기와 같은 실제 우편물을 보냈다. 국내에서 일부 택배기업이 시험 운영한 적은 있지만,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한 것은 우정사업본부가 처음이다. 드론은 8㎏의 우편물을 싣고, 고도 50m 상공으로 자동 이륙했다. 4㎞를 날아간 드론은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이동한 후 배송 지점에 도착해 자동 착륙했다. 집배원이 우편물을 꺼낸 후 드론은 고도 50m 상공으로 자동 이륙해 출발지로 돌아왔다. 수동 원격 조종이 아니라, 좌표를 입력해 ‘이륙→비행→배송→귀환’과 같은 배송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득량도에 우편물을 배송하기 위해 왕복 8㎞의 배를 타고 바닷길을 오갔다. 하지만 드론으로 우편물을 배송하니 1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함께 우편물 배송용 드론을 제작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2년 드론 배송 상용화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에는 자체 드론 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2021년까지 도서·산간 지역에서 실제 배송을 한 후 2022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여전한 개인 정보 침해 우려


▎미국 아마존은 2016년 ‘아마존 프라임 에어’로 명명한 드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2.3㎏ 무게의 상품 배송 서비스에 성공했다. / 사진 : 아마존
물류 혁신을 꾀하고 있는 미국 아마존은 드론 배송 상용화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상황이다. 자체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을 개발했고, 2016년 ‘아마존 프라임 에어’로 명명한 드론을 통해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2.3㎏ 상품 배송 서비스에 성공했다. DHL은 드론 시스템을 악천후에도 배송이 가능할 수 있도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재난 발생 시 드론을 긴급 활동에 활용하고 있고,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 중이다. 롯데택배도 드론 택배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도서·산간 지역의 우편물과 재난·폭설 등으로 인한 재해 지역에 긴급 구호 물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물류 사각지대에 있는 곳에서 배송 품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획에서 드론 산업의 청사진은 나왔지만 드론과 관련된 중요 과제인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드론의 접근을 거부할 권리, 드론 활용 사이의 충돌을 조정하는 문제는 다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개인 정보와 개인위치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드론이 비행하는 중 촬영한 영상에 개인이 식별 가능할 정도로 촬영됐다면 이러한 영상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또 그러한 정보가 개인의 위치와 시간과 함께 통신장비를 통해 수집됐다면 개인위치 정보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해 과연 개인정보 또는 개인위치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는 의사 없이 이루어진 행위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법이나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 물론 관련 법률상 개인정보 등 수집이 가능한 사유가 있지만, 정보 주체의 사전 동의와 같이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려운 사항이다. 그래서 현행법에서는 드론에 대해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개인정보 또는 개인위치 정보의 수집보다 목적 외 사용과 유출에 보다 초점을 맞춰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은 사회적인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그 밖에 드론의 해킹이나 탈취와 같이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법률적 규율이 필요한 영역도 있다. 조중일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정부에서는 드론 관련 산업의 육성을 위해 드론에 적용되는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노력은 향후 기술의 발전과 안전의 확보와 개인의 권리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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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호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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