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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어디로] 폴더블폰 앞세워 새로운 수요 창출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전년 대비 6% 성장 예상 … 중국의 거센 공세, 애플의 악재가 변수

▎휴대하면서 화면을 접었다가 펼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전문가들은 올해 첫 상용화 폴더블폰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사진:BGR닷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일단 현재까지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스마트폰 시장은 신규 수요가 줄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는 기업 간 기술 혁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교체 수요가 증가, 예년보다 나은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15억4030만대였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는 16억2850만대로, 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최고치다. SA에 따르면 2016년엔 전년 대비 성장률이 3.3%에 불과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 도합 5.6% 정도였던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올해 세계 휴대전화 출하량을 19억대로 예상한 가운데 그 86%인 약 16억3000만대가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역시 전년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다. SA의 분석 내용과 비슷하다.

폴더블폰 첫 상용화 임박

어떤 기술 혁신이 이 같은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우선 화면을 펼쳤다가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SA는 폴더블폰의 첫 상용화 모델이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고동진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부문장(사장)이 공식석상에서 “폴더블폰이 2018년 우리 로드맵에 포함돼 있다”고 밝혀 폴더블폰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당시 고 사장은 “몇 가지의 문제를 극복하는 단계”라며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을 때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덧붙인 바 있다.

폴더블폰은 액정을 완전히 접었다가 펼 수 있어 휘어지는 일반 플렉서블(flexible) 제품에 비해서도 한 수 위의 기술로 평가된다. 접으면 휴대성이 좋아지고, 펴면 태블릿이나 노트북 수준의 대(大)화면이 되면서 기존 스마트폰 이상의 컴퓨팅 기능을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업계는 폴더블폰을 ‘차세대 혁신 무기’로 꼽아왔다. 기존의 스마트폰들이 사용자 편의성 개선과 같은 소폭 혁신에 그치면서 교체 수요 확대에도 한계가 있었다면,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강력한 혁신으로 그만큼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고 사장의 말처럼 기술적 한계를 얼마만큼 극복할 수 있느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은 폴더블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패널을 계속 접었다 폈을 때 생기는 내구성과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며 “같은 수준의 화질을 지속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야만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이런 하드웨어 기술력에선 우위를 점한 가운데, 경쟁사인 애플과 LG전자 외에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도 폴더블폰 개발에 나서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결국 누가 기술 혁신에 성공해서 먼저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해졌다.

고용량 메모리와 듀얼카메라의 채용 확대 흐름도 올해 스마트폰 시장 전반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까지 대세였던 32기가바이트(GB) 용량의 메모리는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X’ 등 신제품에서 64~256GB까지로 용량이 대폭 증가했다. 올 초 삼성전자가 출시할 신작 ‘갤럭시S9’엔 512GB 용량의 메모리가 채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주로 고사양의 스마트폰에 채용됐던 듀얼카메라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저가 스마트폰에 확대 채용되고 있다. 29만원대에 불과한 샤오미 ‘미A1’이 지난해 듀얼카메라를 달고 출시된 예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제품 가격대를 불문한 고(高)스펙 경쟁이 심화된 이유는 기업들이 이미 포화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데 필수라고 봐서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베젤리스 디자인, 즉 베젤(테두리 부분)을 거의 안 드러날 만큼 최소화하면서 대화면 탑재에 보다 집중하는 제품 디자인 추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의 오랜 ‘2강 체제’로 표현되던 글로벌 시장 경쟁 구도는 올해 새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SA에 따르면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15년 7%대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0%로 높아지면서 2강을 맹추격 중이다. 오포는 2016년 5.9%에서 지난해 3분기 7.8%로, 샤오미도 같은 기간 3.9%에서 6.1%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올해 더 높아져 샤오미의 경우 7.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달리 SA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20.5%에서 올해 19.2%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업계 2위라는 자리가 익숙해진 ‘퍼스트 무버’ 애플이다. 당초 시장조사업체들은 애플이 올해 아이폰X 등을 앞세워 12%대에 머물던 점유율을 15% 가까이로 끌어올리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해 말 아이폰 시리즈의 성능을 지금까지 고의로 저하시켜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애플은 소비자들의 노후 배터리를 기존 79달러에서 29달러로 인하된 가격에 교체해주기로 하고, 이를 받아들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를 진행 중이다.

삼성·애플 위협하는 화웨이


일각에선 이 결정이 추후 아이폰 시리즈 판매에 차질을 빚게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구형 아이폰 사용자들이 신제품을 사는 대신 배터리 교체를 택하면서 신제품 판매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마크 모스코위츠 미국 바클레이즈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교체비용 인하로 애플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약 1600만대 줄어들 수 있다”며 “이 경우 매출 손실이 102억 90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용자 5억1900만 명의 10%가 배터리 교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이들 중 30%가 올해 신형 아이폰을 사지 않는다고 가정해 나온 추정치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혁신 경쟁의 격화 속에 중국의 물량 공세, 악재를 만난 애플 등 시장 변수가 어느 때보다 많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결국은 기술이 모든 성패를 좌우한다는 걸 되새기면서 스마트폰에 접목할 수 있는 각종 차세대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듀얼카메라

스마트폰 후면에 내장된 카메라가 2개로 늘어난 카메라 모듈. 각각의 카메라가 서로 다른 부분을 촬영,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해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불가능했던 사진 촬영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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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호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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