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인생을 응축한 한 단어 

 

이강호 PMG 회장

두 시간이 넘는 노교수의 열강이 이어졌고 마지막 부분에서 전율을 느끼는 감동이 있었다. 다름 아닌 ‘블루오션 전략’을 창시한 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 시프트’라는 강의였다. 김 교수는 약 40년 간 해외에 체재하면서 학문을 탐구한 결과 세계적인 경영구루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월트 휘트먼의 ‘오~ 나여! 오~ 삶이여!’라는 시를 요약, 인용했다. ‘오 나여! 오 삶이여! /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질문들/ 믿음 없는 자들과 어리석은 자들, 그리고 나 자신을 영원히 질책하고 반복되는 너무나도 슬픈 질문/ 이것들에 둘러싸여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 오 나여! 오 삶이여! / 답은 당신이 여기 있다는 것, 삶과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강렬한 연극은 계속되고, 당신은 시 한 구절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야’. 이렇게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한 단어로 강의를 정리했다. 40년 간의 경영학 연구를 통해서 이 노 교수는 경영학 분야에 단 하나의 단어 ‘블루오션’이라는 전략적 통찰을 제시했노라고. 그의 열정적인 강의는 기립박수로 이어졌다.

몇 년 전부터 지인들에게 ‘인생의 한 단어’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곤 한다. 한 직장에서 20년째 일하는 많은 사람이 있고, 30년 이상 근무한 이후에 은퇴한 사람도 있다. 젊은 시절을 또는 거의 평생을 한 직장에서 보낸 경우에 그들이 지내온 20년 내지 30년이 넘는, 그곳에서 지낸 시간을 한마디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현재 일을 하고 있거나 은퇴를 했거나 질문은 같다. ‘당신이 근무하고 있는, 또는 근무한 조직에서 20년이나 30년 이상의 근무 기간을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요약해 평가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동일한 질문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여러 가지 답을 들었다. 어떤 경우는 평범했고 어떤 경우는 충격적이었다. 모 그룹에서 37년 간 근무하고 은퇴한 분은 ‘나는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고 조직을 위해서 살았다. 지금도 그 조직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며 회사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어떤 분들은 ‘감사한 마음이다’ ‘많이 배웠다’ ‘그냥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도전’ ‘경험’ ‘보람’ ‘어려웠다’ 등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어떤 분은 한 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헛살았다!’라고 충격적인 답을 했다.

우리는 어떤 답할 수 있을까? 첫째,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살아 왔는가? 또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응축된 한 단어가 될 것이다. 둘째, 경영자라면 경영철학이나 이념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어떻게 내놓을지 고민할 것이다. 개인의 경우는 각자의 인생만큼 소중한 것이 없을 것이기에 소중한 한 단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경영자는 직원 개인의 소중한 인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입장이기에 경영자로서의 한 단어를 찾기 위해서 전력투구할 것이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술과 음식을 함께 먹을 형제는 천명이나 되지만, 매우 위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 줄 친구는 한 사람도 없다(酒食兄弟 千個有, 急難之朋 一個無)’라고 인생을 비유했다. 월트 휘트만도 자신과 인생에 대해 고뇌했다. 우리 인생이나 사업에서 성공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한 단어’로 표현하면 말이다.

1420호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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