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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경쟁 치열한 코스트코 독점 결제 카드사 입찰] 수수료 수익만 연간 200억 넘어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코스트코, 국내 카드사 4곳에 입찰 제안 요청서 발송...가맹점 수수료율이 최대 관건

▎코스트코는 독점 결제 카드사 교체를 위해 삼성·현대·신한·씨티카드에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발송했다.
미국 대형 할인마트 코스트코코리아(이하 코스트코)가 자사용 신용카드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1개 국가에서 1개 카드사와 계약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1개 카드사와 독점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금융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98년 5월 코스트코가 한국에 설립된 후 2000년부터 삼성카드와 18년 간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삼성카드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삼성·신한·씨티·현대카드에 카드사 입찰 제안 요청서(REP)를 발송했다. 코스트코는 1분기 안에 2개 업체를 1차 대상자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선정은 미국 코스트코 본사에서 진행한다.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받은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입찰을 따내기 위해 별도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신한·씨티카드도 코스트코 계약을 따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계약 연장을 해야하는 삼성카드도 만반의 준비에 나서고 있다. 내부에서는 코스트코와의 계약 연장에 실패하면 관련 부서가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와 관련된 어떠한 얘기도 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코스트코 지난해 매출 3조8000억원


카드사들이 코스트코 잡기에 나선 이유는 연간 수백 억원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 수입은 물론 신규 회원도 유치할 수 있어서다. 코스트코는 연간 회비로 법인 3만3000원, 일반인 3만8500원을 받고 있다. 유료회원으로 가입해야 코스트코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또 결제는 현재 현금 또는 삼성카드로만 할 수 있다. 지난 회계연도(2016년 9월 1일~2017년 8월 31일)의 코스트코 매출액은 3조8040억원이다. 전년(3조5004억원)보다 8.7% 늘었다. 역대 최고치다.

코스트코는 창고형 할인점이다 보니 구매금액이 큰 경우가 많아 고객들이 현금보다는 카드 결제를 선호한다. 현재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와 맺은 가맹점 수수료는 0.7%다. 예컨대 3조8000억원의 매출을 카드로 결제했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을 해보면 삼성카드는 연간 최대 266억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다. 또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고객은 삼성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회원모집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제금액을 높여야 한다”며 “코스트코 카드를 발급받는 이용자들은 코스트코 쇼핑 이외에 추가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카드사에겐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 매출 신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코스트코는 현재 서울 양재점·양평점 등 전국에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3월에는 세종시에도 문을 연다. 특히 서울 양재점은 세계 746개 코스트코 매장 중 가장 높은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트코는 서울 양재동·양평동 등처럼 입지가 좋은 곳에서 매장 운영을 하고 있고, 코스트코 자체브랜드(PB)상품인 커클랜드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다”며 “상품 가격이 저렴하다 해도 기본적인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그만큼 매출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레드오션 상태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엔 코스트코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평균 수수료율은 2.09%다. 수수료율은 3년에 한 번씩 카드사의 적격비용 등을 반영해 재산정한다.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 상공인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카드 수수료가 평균 0.3%포인트 인하된다.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 전체 수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인하되면 그만큼 수익도 줄어들게 된다. 카드 업계에서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연간 5500억원가량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코스트코, 아멕스와 결별하고 비자카드로 교체

지난해 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가 오르고, 마케팅 비용과 충당금이 늘면서 카드사 순익은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1조7240억원이다. 전년(1조8750억원)보다 8% 줄었다. 여기에 2월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대환론) 연체금리도 인하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부터 카드사들의 순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이 코스트코와 손을 잡기 위한 가장 큰 변수는 수수료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2015년 코스트코와 재계약 당시 0.7%였던 수수료율을 1% 후반대로 인상했다. 2012년 금융당국이 대형 할인점에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개편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코스트코와 맺은 0.7%의 수수료율 계약을 어기게 돼 이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을 위약금으로 지급했다.

문제는 카드사 수수료율이 더 낮아지면서 지금 수준의 수수료율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만약 삼성카드가 수수료율을 0.7%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코스트코 입장에서는 굳이 삼성카드와의 계약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 실제로 미국 코스트코는 수수료율 문제로 16년 간 계약을 맺어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카드와 2015년에 결별하고 비자카드와 계약을 했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와 계약을 연장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카드라고 해서 다른 카드사들이 제안하는 수수료율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삼성카드가 어떻게 협상카드를 꺼낼지 알 수 없지만 카드 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다른 카드사들도 코스트코와 계약을 맺기 위해 경쟁적으로 협상에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봣다. 업계에서는 코스트코와 삼성카드가 재계약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스트코가 카드사를 바꾸게 되면 소비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하고,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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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1호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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