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신세계그룹] 전에 없던 볼거리로 레드오션 뚫어야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오프라인 유통 채널 선별적 접근 … 소셜커머스 M&A 가능성도 제기

‘유통 강자’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초 재계 10위권에 처음 진입할 만큼 사업에 탄력을 받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 부문을 각각 맡는 남매 경영이 안착했다는 평가였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15조9742억원, 영업이익 5537억원(최근 3개월 간 전망치 평균값)으로 전년(매출 14조7779억원, 영업이익 5469억원) 대비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진 않았다. 하지만 순이익이 전년(3816억원)에 비해 급증한 6037억원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는 성공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매출이 2조9475억원에서 3조901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514억원에서 3252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신세계그룹의 근간을 이루는 오프라인 유통업 자체의 침체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전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성장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매출은 아예 제로(0%) 성장이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분석실장은 “국내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이미 인구 대비 포화상태인데 경쟁은 격화됐다”며 “온라인 유통채널을 어떻게 강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해외 ‘직구(직접구매)’ 등으로 지형이 달라진 국내 소비 형태도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설상가상 이마트가 지난해 중국 진출 20년 만에 완전 철수를 결정하면서 해외 시장 개척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런 어려움 속에 신세계그룹이 내세운 타개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다. 시장이 포화상태인 전통 백화점·대형마트의 신규 출점 속도는 대폭 줄이는 반면, 성장성을 고려해 차별화한 유통채널을 늘리는 데 역량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창고 형태의 할인 마트 ‘트레이더스’는 국내 점포를 2010년 1개에서 지난해 14개까지로 늘렸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하면서 업황 침체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매장 역시 2021년까지 3개 더 늘릴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경쟁자를 같은 유통채널이 아닌 야구장 등 볼거리가 많은 장소로 꼽을 만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중요성이 커진 온라인 유통채널의 확대를 적극 모색하는 전략이다. 비록 이마트몰이 지난해 1~11월 전 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선전하긴 했지만, 대세인 온라인 쇼핑 수요 급증에 대응하려면 사업의 추가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지난해 공식석상에서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연말 전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말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분야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티몬 등이 M&A 후보로 거론된다.

이처럼 두 갈래로 신사업을 확대하는 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은 필요한 투자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정 부회장이 신년사 중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도 견디면서 기회가 왔을 때 과감히 투자할 수 있도록 재무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잘 드러난다. 관련 업계는 신세계그룹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도합 약 5조~6조원의 고강도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1421호 (2018.02.12)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