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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영의 초저금리 시대 자산 증식법] 500만원으로도 헤지펀드 고객 되다 

 

조재영 웰스에듀(Wealthedu) 부사장
미래·삼성 등 공모 재간접 펀드 출시 … 지난해 헤지펀드 평균수익률 12.8%

‘귀족펀드’라고 불리는 펀드가 있다. 바로 ‘헤지펀드’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헤지펀드는 지난 2011년 11월 등장했다. 그러나 당시 헤지펀드 최소 가입금액이 5억원이었다. 가입하려면 최소 5억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금융 자산가나 법인이 아니면 투자가 어려운 그야말로 ‘황제펀드’였다. 가입금액이 높아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금융당국은 2015년 헤지펀드의 최소 가입금액을 1억원으로 낮췄다. 이후 헤지펀드는 전성기를 맞게 됐다. 2015년 말 3조4000억원이던 헤지펀드 잔고는 지난해 말 12조460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현재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100개가 넘고, 펀드 숫자도 700여개에 달한다. 운용 기간이 1년 이상인 헤지펀드 214개의 지난해 평균수익률은 12.89%다.

주식·채권·원자재 선물 등에 고루 투자

그렇다면 헤지펀드는 무엇일까. 헤지펀드는 49인 이하의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1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아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의 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헤지(Hedge)’라는 용어의 뜻은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하는 울타리라는 뜻이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한 펀드가 헤지펀드다. 대부분이 금융 자산가들은 고위험·고수익보다는 꾸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투자를 원한다. 때문에 헤지펀드는 주로 금융 자산가들이 가입한다.

헤지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 파는 단순한 운용전략으론 쉽지 않다. 그래서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옵션·통화선물·원자재선물 등에 고루 투자한다. 또 고객들이 투자한 자금 이외에도 추가로 자금의 차입을 일으켜 레버리지 효과를 낸다. 헤지펀드가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대표 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롱숏(long short) 전략: 금융에서 롱(long)은 ‘산다’ ‘매수한다’라는 뜻이다. 반대로 숏(short)은 ‘판다’ ‘매도한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우리가 접하는 일반적인 펀드는 주로 매수(long)해서 가격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보고 파는 전략으로만 수익을 거둔다. 그러나 헤지펀드는 롱숏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쓴다. 예컨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대상을 매수(long)하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대상을 매도(short)한다. 현재 한국 헤지펀드의 운용전략 중 가장 대표적인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게 바로 롱숏 전략이다.

②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전략: 기업들에게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이벤트(Event)에 주목해 투자의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이다. 기업 이벤트로는 인수합병(M&A)나 자사주 매입, 자본 확충, 기업 파산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이벤트 전후에는 기업 가치나 주가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헤지펀드는 이러한 이벤트를 활용해 수익을 낸다.

③글로벌 매크로(Global Macro) 전략: 이름처럼 가장 거시적이고 광범위하게 투자하는 전략이다.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m)형 전략이기도 하다. 각 국가의 주식·채권·원자재·환율 등 모든 것이 투자 대상이다. 거시경제 변수를 특정한 계량모델에 입력해 입력값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을 하고 여기에서 투자의 기회를 포착한다. 그러다 보니 주로 주식보다는 금리나 환율 등에 투자한다.

④메자닌(Mezzanine) 전략: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 상품인 전환사채(CB,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는 채권), 교환사채(EB,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타사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는 채권) 등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주식 관련 사채들은 채권발행 회사가 파산하는 경우가 아니면, 기본적인 채권이자는 물론 주식으로 전환 또는 교환할 경우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회사채가 아닌 주식 관련 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들은 신용도가 떨어지거나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은 가능성이 커서 위험성도 높은 편이다. 주식 관련 사채 발행회사의 전망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만 있다면 안전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전략이다.

최소 5개 헤지펀드에 분산투자 효과 누려

헤지펀드는 위와 같은 4가지 전략 이외에도 상장하기 전에 우량 회사의 주식을 미리 사두었다가 상장 후 되팔아서 수익을 내는 기업공개(IPO) 전략,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픽스드 인컴(Fixed Income) 전략 등도 구사한다. 그러나 펀드에 가입하려면 최소 1억원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귀족펀드’가 맞다. 그런데 최근 여러 개의 헤지펀드를 모아서 다시 하나의 펀드로 만든 사모투자 공모 재간접 펀드가 나오고 있다. 일종의 ‘모둠펀드’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사모투자 공모 재간접 펀드는 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제한해 최소 5개 이상의 사모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소 투자금액은 500만원이다. 미래에셋자산 운용에서는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펀드’를, 삼성자산운용에서는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혼합자산투자신탁H’를 출시했다. 재간접 펀드에 가입하면 여러 개의 헤지펀드에 골고루 가입한 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일정 기간마다 편입된 헤지펀드의 성과를 평가해 기준에 미달한 헤지펀드는 다른 헤지펀드로 교체 편입하기도 한다.

헤지펀드를 투자자가 직접 선정해 가입하려면 가입하고자 하는 헤지펀드의 주요 전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다양한 헤지펀드 전략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헤지펀드 재간접 펀드 투자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전략을 구체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자, 이제 500만원으로 귀족펀드에 투자해보자!

현재 금융교육컨설팅회사 웰스에듀(Wealthedu)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삼성생명 FP센터 팀장, NH투자증권 PB강남센터 부장을 지냈다.

1421호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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