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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부동산시장의 4가지 관전 포인트] 비강남권으로 집값 오름세 확산 가능성 

 

황정일 기자 obidius@joogang.co.kr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도 여윳돈 몰려 … 전세가율 떨어져 갭투자는 크게 줄 듯

▎정부가 재건축 연한 강화 검토, 재건축부담금 공개 등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을 옥죄고 있지만 집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사진은 서초구 반포 주공 아파트. /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시장에서 설이나 추석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에서 성수기로 진입하는 분기점(터닝포인트)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명절 이후 전개될 집값 움직임이 상반기 또는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흐름과 판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올해 설 이후는 어떨까.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는 데다 집값 상승 피로감이 쌓이고 있어 설 연휴 이후 주택시장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연휴 이후에도 매도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4월부터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매물이 줄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설 이후 부동산시장을 강남 등 4개의 핵심 키워드로 살펴봤다.

①강남: 정부나 부동산시장의 관심은 요즘 온통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강동구 등 강남권에 쏠려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에도 아랑곳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상승폭이 더 커졌다. 정부의 교육 정책과 부동산 규제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재건축 부담금(초과이익환수제) 예상액을 공개하는 등 더 강도 높은 규제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이 같은 상황은 설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여전히 매수자보다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막상 매수 문의가 있거나 가계약을 하려고 계좌번호를 물어보면 좀 더 고민해보겠다며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자가 많다”고 말했다. 재건축부담금 예상액 공개 이후에도 매도 호가(부르는 값)는 여전히 강세다. 잠실동 주공 5단지 76㎡(이하 전용면적 기준)형은 19억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에만 해도 17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된 매물이다. 송파구 일등공인 박정선 실장은 “정부가 재건축부담금을 공개한 이후에도 매수 문의 전화가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온다”고 전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되는 장기 보유자(10년 소유, 5년 거주) 매물이 나오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주공 1단지(1·2·4주구) 84㎡형은 34억~35억원 선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값 주간 상승률(2월 5일 기준)에 따르면 강남구는 전주보다 0.24% 상승했다. 서초구는 0.45%, 송파구는 0.75% 올랐다. 강동구는 0.98% 올라 서울 25개구 가운데 주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감정원 측은 “상승폭이 전주보다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재건축 가능 연한 상향 등의 규제가 나온다고 해도 강남권의 아파트 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자사고와 외고가 폐지되면 학군을 고려한 부모들이 강남으로 몰리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규제 강도에 따라 상승폭이 둔화할 수는 있지만 상승세가 꺾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②다주택자: 4월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 중과세율은 2주택은 10%, 3주택 이상은 20%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다주택자를 향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던가 4월 전에 집을 팔라고 종용해왔다. 이 때문에 4월 전에 매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설 이후에는 매물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팔 사람들은 다 팔았고, 임대사업용으로 등록된 집은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29일부터 2월 4일까지 한 주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80건으로 전주 430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계약 체결 이후 6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만큼 두 달이 지나야 정확한 계약 건수 파악이 가능하지만, 1월 말부터 거래가 상당히 줄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은 거의 소화가 됐다고 보고 있다. 보통 매수·매도 계약을 한 후 잔금을 지불하고 등기 이전까지 두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거의 계약이 마무리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양도세 중과 시작에 앞서 다주택자의 급매물을 잡으려던 매수 대기자의 꿈도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양도세 중과에 앞서 똘똘한 한 채를 갖고자 하는 이들은 이미 정리할 집을 다 정리한 것 같다”며 “4월부터는 갈아타기 매물이나 일시적 2주택자의 정리 매물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정책도 매물 품귀를 부르는 요인이다. 건축행정정보시스템 세움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월평균 4357명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 이후 12월까지는 월평균 6429명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7348명이 등록해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런데 이들이 임대사업용으로 등록한 주택은 임대 의무기간을 지켜야 양도세 중과 등을 피할 수 있다. 최소 5년 간 팔 수 없다는 얘기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보유세 개편이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따라 매물이 나올 수도 있지만 4월 이후에는 어쨌든 매물이 확 줄면서 집값이 되레 뛰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③갭투자: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갭투자는 설 이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규제 강화와 갭투자의 핵심 요소인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다산신도시, 화성시의 동탄2신도시 등지가 잇따라 입주하면서 전세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갭투자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해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액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인데, 전세가율이 낮아지면 투자금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9.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7월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한 이후 3년 만이다.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1월 60%대로 떨어졌다.


▎정부가 강남권 주택시장을 옥죄자 강북 등 비강남권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마포·성동·용산구 등지는 올 들어서만 집값이 수천만원씩 올랐다. 사진은 서울 염리동 마포자이 인근 부동산 앞. /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1월 31일부터 시행된 신 DTI가 갭투자 차단제 역할을 할 것 같다. 종전 DTI에서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사람이 다른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을 때 신규 대출의 원리금과 기존 대출의 이자만을 DTI 산정에 산입했지만, 신 DTI에서는 기존 대출의 이자와 원금 모두 산입된다. 따라서 신 DTI에서는 다주택자들의 대출 한도가 확 줄게 된다. 그렇다고 갭투자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서울 강북 등지는 여전히 전세가율이 80% 정도에 이르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80.8%, 서대문 76.7%, 노원구 71.4%다.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곳도 25개 구 중 18곳이나 된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길음뉴타운 래미안 8단지 111㎡형이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며 “전세 5억3000만원을 낀 집이었는데 매수자는 집도 안 보고 계약했다”고 전했다. 전세가율이 높은 곳에서는 갭투자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남수 팀장은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대출 규제로 갭투자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이 많아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④풍선효과: 올 들어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비강남권으로의 집값 확산이다. 정부 규제로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묶이고, 개발 이익이 줄어들자 규제 여파가 덜 하면서도 서울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실제로 최근 비강남권 일반 아파트 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2월 5일 기준 주간 상승률에 따르면 용산구는 0.83%, 성동구는 0.52%, 광진구는 0.55% 올랐다. 모두 서울 평균(0.3%)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이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시와 분당신도시도 같은 기간 각각 1.04%, 0.97% 올랐다. 서울 마포구의 아현공인 김정훈 사장은 “강남 재건축 압박이 심해질수록 매수세가 이쪽(강북)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로 올들어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고 매도 호가도 계속 뛰고 있다”고 전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가람 59㎡형은 최근 11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호가지만 3.3㎡당 가격이 4270만 원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가격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가 강하면 강할수록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하다”며 “설 이후 강남 재건축 규제가 추가로 나온다면 비강남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풍선효과는 상업·업무용 부동산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을 옥죄자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 시중 유동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가·오피스텔·오피스 등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38만4182건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특히 주택시장 규제책이 나온 지난해 5월 이후 거래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1월 2만3160건, 2월 2만5606건, 3월 2만8950건, 4월 2만8816건으로 4월까지는 2만건 수준이었으나 5월에는 3만1013건으로 3만건을 돌파했다. 이후 연말까지 추석 연휴가 있던 10월(2만8714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3만건을 넘었다. 이 같은 상업·업무용 부동산의 거래 증가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시장을 옥죄자 상업·업무용 부동산이 튀어 오른 것”이라며 “하지만 신 DTI 시행, 상업용 부동산 규제 등으로 설 이후에도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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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호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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