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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코스피 지수 상반기 2300~2600 박스권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기업 실적 전망치 계속 낮아져 … 미 금리 변화 영향력 줄어들 듯

▎미 연준 의장 교체기 때는 대개 주가 변동성이 커서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다. 제롬 파월이 새 의장의 금리 정책 향방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주가가 다시 박스권에 머물 전망이다. 최소한 상반기 내에 종합주가지수가 2300~2600선을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가가 2600을 넘지 못하는 건 높은 주가 때문이다. 이익 증가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받쳐주고 있지만 높은 주가라는 벽을 넘을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 국내외 경제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9년의 성장률 기대치가 2018년보다 낮은 데서 보듯 전망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익도 비슷하다. 1분기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55조원에서 52조원로 낮아졌다. 2018년 전체 영업이익도 226조원에서 219조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전망치가 낮아진 원인이다. 폭이 크진 않지만 이익 증가가 2년 넘게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이었음을 감안할 때 부담이 된다. 주가라도 낮으면 다른 활로를 모색해 볼 텐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2월에 주가가 조정을 거쳤지만 하락 폭이 10%를 넘지 않았다. 과거에 비해 조정 폭이 작았는데, 그 여파가 3월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의 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당장에 종합주가지수가 2600에 다시 도전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 연준 의장 교체기 때 주가 신통치 않아

반대 쪽에서는 수익에 대한 기대가 2300선에서 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이 오랜 시간 상승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매수에 가담한 게 결과인데, 당분간 투자자들의 기대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낮은 금리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파월 미 연준 신임 의장의 첫 번째 의회 연설을 계기로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다. 시장의 예상보다 긴축 정책에 대한 언급이 강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의장과 시장이 맞춰가는 과정에서 한 번은 겪어야 할 진통이었다. 당분간 시장은 통화정책에 관한 어떤 언급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적응 기간이 지나면 반응도가 약해질 것이다. 과거에도 미국 주식시장은 연준 의장이 바뀌는 때마다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새 의장이 지명되고 첫 번째 정책 발표가 있을 때까지 주가가 약하다가 이후 점차 회복되는 형태였다. 최근 사례에 적용해보면 제롬 파월이 새 의장으로 내정된 지난해 11월부터 첫 번째 의회 연설이 있었던 2월 말까지가 그 기간에 해당한다.

이런 모습은 연준의 전통 때문에 나온다. 금리 인상기에 의장이 교체될 경우 전임자는 금리를 최대한 올린 후 자기 임기를 끝냈다. 후임자가 취임하자마자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인데, 이런 상황은 신임 의장이 정책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해소됐다. 정책을 통해 경제에 대한 판단과 금리 운용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올해 2월은 이런 전례가 집약적으로 나타난 기간이었다. 그래서 금리에 대한 불안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가 새로운 연준에 대한 기대로 다시 상승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30년 간 이런 경험이 두 번 있었다. 1987년 그린스펀 의장이 선임됐을 때에는 취임 6개월 전부터 취임 직전까지 금리를 세 번이나 인상했다. 2006년 버냉키 의장이 등장할 때에도 취임 6개월 전 3.25%였던 금리를 취임 직전에 4.5%로 올렸다. 취임 이후에는 4개월 동안 금리를 한 번 올리는 데 그쳤다.

금융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연준 의장 교체에 따른 적응 기간은 짧게 끝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의장 교체 이전에 금리를 올리지 않았고, 의장이 바뀐 이후에도 현재의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할 걸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때 3%를 바라보던 미국의 시중금리가 최근 소강 상태에 들어간 점도 금융정책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상반기에 국내외 금리는 추가 상승 없이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할 걸로 전망된다. 2월 한 때 3.0%에 도전하던 것과 다른 형태인데, 금리가 안정되면서 주가도 극심한 변동에서 벗어날 걸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물가가 지난 2~3년보다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부분이 구조적인 변화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세계화로 과점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낮은 물가라는 기본 틀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 덕에 노동시장까지 유연해져 수요가 견인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물가가 낮게 유지되면서 적정 기준금리에 대한 견해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미국 연준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점도표 집계를 보면, 지난해 초까지 넓게 퍼져있던 금리 분포가 점점 모이고 평균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2.75~3.50% 수준에서 넓게 분포돼 있다가 최근에 2.50~2.75%로 수렴되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장기 기준금리 전망 역시 2.75~3.0%에서 2.50~2.75%로 조금 내려왔다. 최근 우려하고 있는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과는 다른 모습인데, 금리에 대한 우려가 낮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시장금리가 갑자기 높아지거나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 주식시장에 타격을 주는 일은 없을 걸로 전망된다. 시장이 버팀목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므로 주가가 2300 밑으로 내려오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주가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종목별 움직임이 더 강해질 것이다. 바이오 주식을 통해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이 나는 걸 본 이상 투자자들이 종목 선택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다. 종합주가지수가 정체된 상황이어서 대형주로는 단기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승 종목 역시 빈번히 바뀔 텐데, 특정 종목의 가격이 높아지면 다른 곳으로 매수가 옮겨가는 형태여서 상승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바이오의 강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바이오 주가는 발생한 이익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따라서 지금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소수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주가가 올랐지만 많은 기업이 여전히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과 수십 억원의 적자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제품 개발이 끝나지 않았거나 본격적인 시판이 이루어지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런 사정을 봐주는 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지금의 바이오 붐은 잘못하면 바이오 기업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에는 바이오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지만 붐이 끝나면 주가가 오르지 않았을 때보다 더 자금을 구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경우 투자자들이 해당 산업을 적대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제품을 만들어보지도 못한 채 사라지는 기업이 다수 나오는데, 2000년 IT버블 때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바이오 중심의 중소형주 강세 이어질 듯

이렇게 현재 바이오 주식에 많은 제약 요인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들을 대신해 투자자의 기대를 채워줄 만한 종목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바이오가 당분간 시장의 중심 역할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얼마나 유지되느냐는 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번처럼 단기에 큰 수익이 발생할 경우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집착이 강할 수밖에 없는데, 이 힘이 바이오 주식을 끌고 가는 동력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대안이 되는 테마를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겠지만, 바이오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지 않는 한 주도주 교체 시기가 계속 늦춰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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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호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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