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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비중 큰 종목 살펴보니] 한샘·현대중공업·셀트리온 투자자 신음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코스닥에선 카카오M·메가스터디 등 몸살…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에도 논란 여전

▎인천 연수구의 셀트리온 1공장.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고도 계속 공매도에 시달리고 있다.
장중에 발생한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이상이 공매도에서 비롯됐다면? 해당 종목에 투자하는 개인이라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 일이다. 국내 증권시장에선 이런 일이 실제로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4월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된 국내 가구 업체 한샘의 이날 총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즉 공매도 거래비중은 무려 62.68%에 달했다. 이렇게 큰 비중은 비단 이날 하루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한샘의 거래량 기준 공매도 비중은 평균 30~50%를 넘나들었다. 같은 기간 한샘은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코스피 시장 공매도 비중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3월 9일과 20일에는 공매도 거래량이 마찬가지로 총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전까지도 한샘은 공매도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면서 주가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1년 간 한샘 주가는 지난해 4월 한때 기록했던 23만원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 4월 11일 현재 14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주가 역시 18만원대(1월 19일 기준)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공매도 거래량은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 포털’에서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매도 비중이 크면 자연스레 ‘투자심리 위축→주가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미리 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식을 되사 갚아서 수익을 올리는 공매도 특성상 그 비중이 클수록 실제 주가 하락 가능성도 커서다.

공매도→투자심리 위축→주가 하락


이처럼 공매도에 따라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우, 기업의 현재·미래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한샘은 지난해 사내 성폭력 논란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 운동이 일어나는 악재에 휩싸였지만 2조625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1405억원으로 전년 영업이익(1596억원)을 고려해도 비교적 선방했다. 올해도 인테리어 업황 호조로 2조원 이상의 매출, 16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최근 수년 간 이미 공매도 비중이 꾸준히 컸는데, 돌발 악재로 (공매도) 세력이 더욱 기승을 부린 것”이라며 “분위기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아 당분간 공매도 거래량이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대형주 중엔 현대중공업이 최근 공매도로 고전하고 있는 종목이다. 지난 1월부터 3월 7일까지 거래량 기준 누적 공매도 비중이 20.39%였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이 기간 대부분을 12만~13만원대에서 횡보했다. 앞서 계속된 조선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자금조달을 위해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이후 공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로 주가를 떨어뜨리면 발행가액이 낮아진 신주를 받아서 빌린 주식을 갚고 더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을 보통주 1주당 9만8800원으로 결정했다고 3월 5일 공시했다. 회사 측이 제시했던 신주 예정발행가액(1차 10만3000원, 2차 10만6000원)보다 낮아졌다.

현대중공업 측은 우려했던 것보다 크게 낮지 않은 수준에서 신주 발행가액이 결정된 데 대해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4월 들어서도 20%를 웃돌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공매도 비중에 개인투자자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공매도 세력이 더 길게 보고 공매도에 힘쓰는 것일 경우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코스닥 대장주 시절 공매도로 고전하다가 지난 2월 9일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도 여전히 공매도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올 들어 3월까지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5조9277억원으로 전체 거래 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13.12%였다. 거래량을 기준으로도 전체 대비 13.17%로 비슷했다. 셀트리온의 거래량 기준 공매도 비중은 2015년 4.34%, 2016년 6.61%, 지난해 8.26%였다.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올해 오히려 비중이 더 커진 셈이다. 2월에만 공매도 비중이 18.07%에 달했다.

주가 상승 모멘텀엔 공매도 늘어날 가능성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상장 모멘텀으로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공매도도 덩달아 늘었다”며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가 같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이같이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투자할 때 공매도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통상 코스피 시장이 코스닥 시장보다 공매도 비중은 더 크게 나타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공매도를 많이 하는 외인과 기관의 거래 비중이 코스피 시장에서 더 커서다. 이 밖에 LG이노텍과 GS건설, 현대위아 등이 공매도 비중이 큰 코스피 상장사들로 거론된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선 카카오M과 메가스터디 등이 공매도 비중이 큰 종목으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3월 23일 사명을 바꾼 콘텐트 업체 카카오M은 지난 1월부터 3월 7일까지 거래량 기준 누적 공매도 비중이 16.75%로 코스닥 전체 1위였다. 최근까지도 15~20% 사이를 오가고 있다. 2016년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세력들이 꾸준히 몰려들어 지난해 10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계속해서 세력의 표적이 됐던 사교육 업체 메가스터디도 3월 들어 공매도 과열종목이 되는 등 논란거리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통한 시세 조종을 막고자 지난해 3월 도입, 9월 지정 요건을 확대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는 ▶당일 거래에서 공매도 비중이 18%(코스닥과 코넥스는 12%) 이상, 주가 하락률 5~10%, 직전 40거래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이 6배(코스닥은 5배)이거나 ▶주가 하락률 10% 이상,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6배 이상(코스닥 5배)인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한다. 하지만 당국의 이런 공매도 제도 강화 조치에도 공매도 비중이 큰 종목이 여전히 많다 보니 일각에선 논란이 여전하다. 예컨대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공매도 거래가 일시적으로 금지되더라도, 얼마 후에는 바로 공매도 거래 비중이 다시 커지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당국에 좀 더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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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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