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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했던 비트코인의 부활?] 골드먼삭스도 뉴욕증권거래소도 ‘가즈아~’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4월 이후 가격 회복세…월가에 암호화폐 거래소 생길듯

▎사진:© gettyimagesbank
암호화폐의 해였던 2017년. 비트코인 가격은 7월 잠시 25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때부터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는 수직에 가까운 기울기를 보였다. 2017년 12월 16일 비트코인 가격은 1만9000달러를 넘겼고, 시가총액은 600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비트코인 천하는 6개월을 못 넘겼다. 올 2월부터 4월까지 가격은 폭락했다. 1만달러선 이하로 반 토막 나는데 두 달이 안 걸렸다. 시가총액 절반인 300조원이 사라졌다.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은 7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다시는 비상하지 못 할 줄 알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5월 10일 현재 9313달러로 고점 대비 절반 정도다. 암호화폐 예비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3가지 이슈를 정리했다.

① 비트코인 가격 왜 다시 오르나?: 일단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70%나 폭락한 이유부터 정리해보자. 한국 정부가 1월 말 암호화폐 거래를 강력하게 통제한 게 시발점이었다. 원화는 달러에 이어 암호화폐 거래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던 통화였다. 규제 자체보다는 규제의 방법이 투자심리에 더 악영향을 끼쳤다. 한국 정부는 규제의 근거가 되는 법안을 만들거나 행정명령을 내리지 않고 자금세탁 방지 등의 이유로 시중 은행을 통해 투자자들의 익명성부터 제거하고, 실명계좌를 가진 투자자만이 암호화폐를 추가로 살 수 있게 했다. 2대 암호화폐 거래국인 한국의 규제 아닌 규제는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명확한 규제를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 불확실성을 더 키웠다.

비트코인 가격 반등의 조짐은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을 거듭하던 한가운데서 나왔다. 미국 의회가 지난 2월 초 암호화폐 청문회를 열고 논의했던 내용이 예상보다 시장친화적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관련 규제기관 수장들은 일부 코인의 가격 조작 의혹을 언급하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암호화폐가 금융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규제가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사기 논란이 끊이지 않던 암호화폐공개(ICO) 문제는 페이스북이 청문회 직전 ICO 광고를 자사 플랫폼에서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다소 해소됐다.

최근의 가격 회복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다.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암호화폐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나라들은 아직 암호화폐 규제는커녕 정의조차 내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주식시장에서라면 당장 구속될 만한 시세 조정 행위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투자자 보호책이라곤 전혀 없는 신규 암호화폐의 ICO가 쏟아지고 있다. 누군가 좋은 얘기라도 하면 가격이 오르고, 반대의 경우면 떨어진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 보면 이 정도가 저점일 거라는 투자자의 판단이 최근 시세 회복에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정부 규제 조치의 핵심인 ‘신규 계좌 개설 금지’라는 표현이 마치 신규 암호화폐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듯한 느낌을 줬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확인되면서 일부 가격 회복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하지 않은 이들도 법인 가상계좌를 통해서 얼마든지 암호화폐를 살 수 있었던 것. 중국계 거래소로 최근 영업을 시작한 오케이코인코리아 관계자는 “오해가 있는데 처음 암호화폐를 사려는 사람들도 법인 가상계좌를 통해서 합법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② 비트코인캐시, 회복 신호탄?: 비트코인에서 쪼개져 나온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4월 10일 600달러에서 4월 23일 1480달러로 2주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5월 10일 현재 가격은 1630달러다. 비트코인캐시 가격 상승은 암호화폐 가격 회복의 신호탄일까? 대세 상승 신호탄은 아니라는 해석이 많다. 비트코인캐시 가격 상승은 코인 소각 때문이었다. 채굴 업체 앤트풀은 4월 20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서 거래 수수료로 받는 비트코인캐시의 12%를 소각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상장사가 자사주를 시장에서 매입해 소각하면 가격이 오른다.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암호화폐의 소각은 존재하지 않는 계좌 주소로 코인을 보내 없애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해당 암호화폐의 연간 인플레이션 비율이 둔화되는데, 매매 가격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예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넌스가 발행하는 바이넌스코인이다. 이 거래소는 올 1월과 4월에 이 같은 코인 소각에 나섰다. 비트코인 캐시만큼 가격 상승 효과를 보진 못 했지만, 바이넌스 코인은 암호화폐들 중 올해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암호화폐의 소각이 주식시장에서처럼 딱 떨어지는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뉴스위크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했던 이유가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정해진 데서 오는 희소성 때문이라는 주장이 꼭 옳은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비트코인은 그간 업그레이드 방식을 둘러싸고 개발자 간 의견 충돌로 비트코인캐시·비트코인골드 등으로 분할해 왔다”며 “앞으로 비트코인이 다른 방식으로 또 분할하는 걸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희소성이란 개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③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 오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알 수 없다. 오를 것이란 의견도 있고, 여전히 가치가 0에 수렴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대표적인 호재와 대표적인 악담이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한다. 다만 과거와 달리 현재 악담은 주로 개인이, 호재는 대형 기관이나 금융회사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호재가 우위라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은 최근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를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었다. 버크셔 주주총회는 1주 이상 가진 전 세계 모든 주주들이 참여할 수 있고, 일종의 ‘워런 버핏교’의 연례 예배와 같은 축제 분위기로 유명하다. 워런 버핏은 이날 주주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비트코인은 쥐약”이며 “암호화폐 투자는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인 찰스 멍거도 “암호화폐 거래자는 치매환자”라고 악담을 서슴지 않았다. 물론 관중들은 열광했다. 워런 버핏의 오래된 친구인 빌 게이츠는 5월 7일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ICO는 광기를 띤 투기”라며 “비트코인이 있으면 다 팔아치우겠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은 오랜 기간 ‘소비자독점 기업’에 투자해왔고 그 반대인 범용성 기업 즉 소비자독점이 불가능하고 제품 간 차별화가 힘든 경쟁시장에 속한 기업에는 투자하기를 주저해왔다. 소비자독점이란 소비자들의 제품 충성도가 높아서 다른 경쟁기업들을 압도하는 곳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빌 게이츠의 ‘MS 윈도’ 같은 제품이다.

호재는 비트코인을 사기극으로 간주하던 월스트리트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5월 3일 뉴욕타임스는 투자은행 “골드먼삭스가 암호화폐는 사기가 아니라고 결론지었고, 조만간 비트코인 거래 부서를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먼삭스는 현물이든 선물이든 곧 암호화폐 거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모기업인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가 투자은행과 같은 대형 투자자들을 위한 암호화폐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미 선물거래소들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해왔지만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대형 현물 거래소가 문을 열고 암호화폐 투자 펀드가 인가를 받게 되면, 암호화폐 거래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다. 차세대 금융상품 정도로 자리잡을 수 있다. 개인과 개인의 금융거래에서 금융회사를 제거하자던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가 존재한다면 이 소식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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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4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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