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클라우드와 국가 경쟁력 

 

윤정원 아마존웹서비스 코리아 공공부문 대표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지능정보사회, 즉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재조명 받고 있다. 클라우드가 4차 산업혁명의 ‘초석’이자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열쇠’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플랫폼을 위한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저장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다. 대규모 정보기술(IT) 투자에 대한 부담 없이 시장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클라우드를 활용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국·영국·일본·싱가포르 정부가 클라우드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국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미국은 기존 IT 환경의 비효율적 예산 활용과 시스템의 취약성을 개선하고자 2009년 클라우드 컴퓨팅 추진 전략, 2010년 클라우드 우선 정책을 제시했다. 이후 클라우드 보안 인증 프로그램인 페드램프(FedRAMP)를 실시하며 공공 부문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의 물꼬를 텄다. 영국은 공공기관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IT 환경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비스 원스톱 쇼핑몰인 ‘디지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했다. 현재 약 2만개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록돼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클라우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본은 전자정부의 클라우드 적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략 ‘i-Japan 2015’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격의료 체계 수립, 공공기관 사이트 접속 폭주 방지, 정보시스템 손실 복구 등을 목적으로 클라우드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도 일찍이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깨닫고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 성장을 위해 클라우드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가 싱가포르에 진출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는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싱가포르는 대다수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클라우드를 공공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공공 부문의 클라우드 사용이 미미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공공 부문의 클라우드 활성화를 위해 국가 정보화 계획 수립부터 예산 편성, 사업 추진 단계에까지 클라우드 우선 원칙을 적용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공공 부문의 40%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관행이나 보안 규제 등 탓에 공공 부문에서 클라우드를 적극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국가기밀 등 민감한 정보에는 규제를 적용하되,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에 따라 개방된 데이터에 한해서는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빅데이터 분석, IoT와 같은 4차 산업의 핵심 분야에 적용해 혁신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주요 선진국은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도입이 6조 달러 규모의 공공조달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공공 분야의 4차산업 혁신이 해외 조달시장으로 진출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는 주요국 클라우드 활성화 정책과 공공 분야의 클라우드 활용 사례를 눈여겨보고, 클라우드 도입을 저해하는 규제의 필요성을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변화를 이룬다면 기업들이 혁신을 실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 유망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해외 진출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1436호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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