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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변심 어떻게 읽을까] 북한식 ‘벼랑 끝 전술’로 주도권 잡기?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기습적이고 전격적인 발표로 효과 극대화…트럼프식 ‘거래의 기술’ 재조명

▎5월 24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경제 관련 법안에 서명한 후 북한에 대한 경고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트럼프 특유의 ‘협상의 기술’을 전격 적용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펼치려는 상대에게 오히려 동일한 전술을 구사했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한 엎어치기 기술로 상황을 완전히 반전시켰다. 시간 끌기와 상하좌우 압박으로 협상에서 우위에 점하려는 상대에게 기습적인 충격을 가해 이를 무산시킨 것도 한 기술이다.

2003년 이라크전 작전명 ‘충격과 공포’에 비견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5일 0시부터 1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트럼프의 이번 발표는 2003년 3월 21일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를 전격 침공하면서 붙인 작전명인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전광석화 같다. 이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귀국한 날이자 북한이 남측과 외신 기자들 앞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 폭파 장면을 보여준 바로 그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발표 효과를 극대화했다.

트럼프의 발표는 기습적이고 전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5월 2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했고 23일엔 “다음 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한 단계 더 띄웠다. 그럼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런 상황에서 24일 전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정은에게 보낸 편지를 토대로 보면 회담 취소는 최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잇단 담화가 결정적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회담이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적절치 않다”면서 “북한이 최근 성명에서 보여준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개심”을 이유로 꼽았다. 트럼프가 말한 분노와 적개심은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비난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5월 16일 성명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원색적으로 모욕한 24일 최선희 부상의 대미 성명을 가리킨 것이다.

김 부상은 성명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거론했던 ‘리비아식 핵폐기안’에 반발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회담 취소와 관련한 언급은 북한의 김 부상이 가장 먼저 한 셈이다. 북한을 자주 접해본 입장에서 이 발언은 회담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흔히 해온 수법으로 인식할 수도 있었다. 압박과 위협, 또는 상태를 떠보기 위해 ‘질러보는’ 발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이런 식의 압박과 막판 뒤집기로 상대의 애를 태워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해왔다. 흔한 기법이다.

남북 관계에서도 이런 기법으로 남측을 흔들고 영향을 행사할 수 있었다. 2009년 시작된 방어적 차원의 통상적이고 연례적인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에 대한 압박이 한 사례다. 한·미 당국이 이 훈련을 5월 11~25일 진행한 데 대해 북한은 16일 “공중 선제 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위해 벌이는 훈련”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남측에서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경고를 줘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 것이 그 한 맥락이다.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도 이런 효과를 노렸을 수가 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자체를 위협하는 이런 발언으로 트럼프가 볼턴 보좌관을 배제하거나 발언을 중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회담을 성사하기 위해 그럴 수 있다고 본 셈이다.

북한의 미국 흔들기에 교과서적으로 대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지역에 새로 완공된 고암∼답촌 철로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월 25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교과서적이었다. 이런 사태를 접한 미국은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접하고 즉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북한의 진의를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핫라인을 통해 북한에 연락을 취했지만 북한이 받질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때 처음 분노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앞둔 지난 5월 20일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 20분 간 통화하며 북한 성명의 배경을 물은 이유가 바로 이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북한의 의도와 관련한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했고 이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사태는 더욱 악화했다. 24일엔 북한의 최선희 부상이 담화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지목해 ‘무지몽매’ ‘아둔한 얼뜨기’ 등 원색적 언어로 대놓고 비난했다. 최 부상은 펜스 부통령의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으며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상은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했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빌어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끔 했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펜스 부통령에 대한 비난을 듣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라며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볼턴 비난으로 분노하다 펜스 모욕에 폭발하며 회담 취소라는 결정적인 결심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북한이 배제를 원했던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 사안을 마지막으로 상의했고 여기서 일단 취소 서한을 보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북한은 남북 사이에서 흔히 해 왔던 원색적이고 모욕적인 비난과 원치 않은 인물 배제에 대한 직간접적인 요구 등 거의 내정간섭적인 요구를 통해 미국을 뒤흔들고 협상에서 무디게 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 통하지 않았다. 돌아온 것은 회담 취소라는 트럼프의 싸늘한 통보였다. 여기에 북한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양국의 싱가포르 실무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 연락에 응답도 없는 등의 행동으로 신뢰를 깬 것도 트럼프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연락을 받지 않고 애를 태우는 것은 북한이 남북 관계에서 흔히 써온 수법이다. 북한은 풍계리 현장 취재와 관련한 남측 기자 명단도 접수하지 않고 연락에도 침묵하면서 남측을 애태운 것이 그 한 사례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과 탈북 여종업원 문제 등을 거론하며 남북 접촉을 거부한 것은 물론 북·미 회담이 잘 된다고 남북 관계도 따라서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자 남측에선 북한의 불만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며 달래야 한다는 여론이 줄을 이었다. 북한 정권의 치부를 폭로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비난, 그리고 중국에서 탈북한 여종업원들을 북한 요구대로 송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면서 ‘남남 갈등’이 증폭됐다. 북한은 원하는 것을 얻었는지 결국 마지막 순간에 기자단 방북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미국에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정가에선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북 강경파인 톰 코턴 공화당 상원의원은 “북한은 협상에서 일방적인 양보만 요구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며 “과거 공화, 민주 양당 행정부 모두 이러한 북한의 책략에 넘어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사기행각을 간파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전격 발표는 이날 진행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사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단박에 덮었다. 미국 CBS방송은 “핵실험장 폐기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가 현장에 초대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전문가를 풍계리 현장에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깨뜨렸음을 문제 삼았다. 전문가의 검증 없는 일방적인 폭파는 정치적인 쇼 이외의 다른 의미가 없어 보인다. 폭발로 갱도 입구만 파괴됐는지 갱도 전체가 무너졌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날 이 지역에서 인공 지진파는 감지되지 않았다. 더구나 다량의 콘크리트를 부어 실험장을 완전 밀봉하지 않으면 이 지역을 다시 실험장으로 쓰거나 남아있는 플루토늄 채취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의미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발표 8시간 만에 북한 유화적 제스처

사실 이번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상징적 의미가 대부분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으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아도 핵무기 개량과 기술 고도화가 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더구나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 폐기나 핵 포기가 아니라 ‘핵보유국으로서 비확산 의무를 이행하는 핵 군축’이 북한의 목표임을 재차 확인시켜 준 셈이다. 핵을 계속 보유하면서 한반도와 전 세계에 걸쳐 핵 군축을 진행하자는 것은 북한의 오랜 요구사항이었으며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서도 이를 관철한다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로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은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 발표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북한 반응은 도발이 아니라 ‘태도 변화’였다. 트럼프의 최소 발표가 나온 지 불과 8시간 만인 5월 25일 이른 아침에 문제의 김 제1부상이 ‘위임에 따라’라는 말을 앞세워 조근조근한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것이 그 증거다. 시간 끌기, 상대방 애태우기 등 기존의 기법은 온 데 간 데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한 셈이다. 그만큼 북한의 마음이 급하다는 이야기다. ‘위임에 따라’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은 이 담화에 김정은 위원장의 의사가 담겨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회담 취소 발표에 김정은 위원장이 급히 반응한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상은 이날 담화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라고 했다. 원색적인 욕설과 비난, 저주, 그리고 압박과 위협으로 가득했던 기존의 담화와 천양지차다. 김 제1부상은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 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라고 했다. 제발 회담의 불씨를 살려달라는 뜻이다. 최 부상이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우던 때와는 천양지차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담화로만 보면 영낙없는 순한 양의 모습이다. 트럼프의 충격과 공포 작전이 북한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줬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사업 스타일을 총망라한 저서 [거래의 기술]을 살펴보면 트럼프가 이번에 구사한 기술을 짐작할 수 있다.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사업을 크게 키운 것으로 평가받는 트럼프는 이 책에서 자신이 구사해 성공에 이른 각종 거래의 기술을 소상하게 밝혔다. 트럼프는 이 책을 성경 다음으로 좋아한다고 말했다. 2016년~2017년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 기간 중 트럼프의 득표 전략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 책을 보면 거래나 협상, 담판에서 상대방의 허점을 노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든 다음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서 원하는 바를 얻는 것이 트럼프의 대표적인 기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트럼프가 자가용 비행기를 헐값에 산 과정이다. 그야말로 상대의 약점을 이용한 충격과 공포의 기법을 사용했다. 트럼프는 1987년 미국 경제잡지 [비즈니스 위크]의 기사를 읽다가 경영난에 처한 다이아몬드 샴로크라는 기업의 고위 간부들이 회사 소유의 호화판 보잉 727기를 마음대로 타고 다녔다는 내용을 발견했다. 확인 결과 200명이 탈 수 있는 여객기를 15명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침실과 목욕탕, 집무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일반 사람이 봤으면 혀를 차면서 이 회사 고위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라고 비난하고 말 내용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 기사를 보면서 머리에 스파크가 번쩍하고 터졌다.

당시 신형 727기 구입에는 3000만 달러가 들었다. 크기가 727의 4분의 1 정도인 AG-4도 1800만 달러나 한다. 큰 건의 사업을 하나 벌이기에 충분한 고가다. 당시 다이아몬드 샴로크는 이 비행기를 팔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런데도 이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가격도 비싸고 이미지도 나빴기 때문이다. 기다려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거래에 들어간 트럼프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인 500만 달러를 불렀다. 허를 찔린 상대는 1000만 달러로 맞섰지만 이미 약점을 보인 다음이었다.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800만 달러에 합의가 이뤄졌다. 트럼프가 처음부터 이긴 거래였다.

상대 허점 파고들어 거절할 수 없는 제안해

다이아몬드 샴로크의 입장에서는 자사 고위 간부들의 비도덕성을 보여주는 골치 아픈 자가용 비행기를 빨리 팔아 치우고 현찰도 확보했으니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제 값을 다 받고 팔기는 쉽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이 거래는 가격이 약간 문제였을 뿐 다이아몬드 샴로크로서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을 것이다. 이 값에 자가용 비행기를 얻은 트럼프는 입가에 미소를 지울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다.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다. 트럼프가 북한을 상대로 이런 거래의 기술을 써먹으려면 북한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북한 체제나 김정은 위원장의 허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트럼프가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의 수장이던 마크 폼페오에게 대북 접촉을 맡긴 것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폼페이오는 첫 방북 당시 현직 CIA국장이자 국무장관 지명자였다. 북·미 정상회담 추진도 그 취소 마무리도 그가 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1436호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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