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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대가가 건네는 ‘인생 나침반’ 나를 응원하는 노래(1)] 더 좋은 사회 만드는 긍정적 생각의 전염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로버트 쉴러 교수의 금융의 생산적·포용적 역할…“금융 없이 사회의 진보 없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
시청률이 높았던 일본 드라마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나사를 만드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아버지를 둔 아들이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주거래 은행의 음모에 빠져 자살하는 것을 목격한다.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은행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은행에 입사한다. 그가 은행원이 된 데는 물론 아버지를 위한 복수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은행이 아버지를 희생하게 만든 것처럼 더 이상 사람들의 아픔을 먹고 사는 곳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중소기업 대출을 맡은 그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해 나간다. 인간의 발명품인 금융은 아주 불안정하기도 때로는 포악하기도 하다. 국경을 넘나들며 사악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금융업과 금융자본의 비중이 현저히 커진 상황에서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경 없이 자유자재로 자본이 넘나든 지도 꽤 됐다.

불안정하고 포악한 인간의 발명품

이런 상황에서 금융의 사회적 성격과 이익의 사유화 과정 간의 모순을 완화시키는 데 많은 국가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 민주적이고 더 인간적인 금융 시스템이 우리 삶에 폭넓게 스며들어야 한다. 시민들은 공격적이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금융회사의 피해자가 아니라 현대 금융자본주의의 참여자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금융 전공자들을 위한 연설 자리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금융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금융을 포함해 여러 분야에 진출하는 여러분의 앞날에 건승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이 배운 금융이론·수학·경제학·통계학이 여러분의 직업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역사·철학·문학도 여러분의 전공만큼 중요합니다. 이런 공부를 등한시하면 여러분은 금융이라는 수단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금융의 중요한 사회적 목적에 대한 시각을 제대로 견지하기 위해서는 인문학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름의 철학이 생기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학문을 바다로 비유하고 싶습니다. 금융이 바다에 제대로 정착해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고 희망의 대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금융이 세계 경제를 대공황 이래 최악의 위기 속으로 몰고 간 아픔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금융은 오랫동안 시장민주주의를 번성하게 하는 데 중심이 됐다. 그러나 지금 금융에 대한 불신은 세계적으로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뉴욕에서 출발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구호는 공격적이었으나 저항은 평화로웠다. 이 사건은 금융을 포함한 ‘비즈니스와 좋은 사회’ 간에 일반 대중이 느끼는 거리감의 새로운 표출이었다. 그 간격을 안타깝게 느꼈나? 쉴러 교수는 금융회사의 잘못된 관행을 개혁하는 데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들이 앞장 서길 바란다.

“금융을 포함한 비즈니스는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부여야 합니다. 비즈니스가 누군가에게 경멸의 대상이 돼야 하겠습니까? 누군가는 기업하는 사람들이 이윤에 몰두하는 것을 사람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생각합니다. 1930년 대공황 이래 이윤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만드는 게 진보주의자들의 슬로건이 됐습니다. 물론 전통 경제학에서 기업은 이윤을 위해 존재합니다. 이윤을 사회에 유용한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공의 척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자는 기업이 이윤에만 초점을 지나치게 맞추는 것을 기업 운용 방향의 잘못된 신호로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원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환경보호, 근로자 후생 증진과 같은 이야기가 그래서 나옵니다. 좋은 사회란 개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좋은 사회는 타인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 건전한 가정과 제대로 교육받은 아이들, 국가에 충성하는 시민이 존재하는 사회입니다. 좋은 사회에 사는 사업가들은 서로를 위하는 방향으로 고상함에 의존해 경제활동을 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입니다. 우유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우유가 당연히 건강에 좋고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정부가 지속적으로 위생 상태를 감시하고, 신선한 우유를 제공하지 않는 공급자에게 과한 수준으로 벌금을 부과해서인가요? 아닙니다. 좋은 사회에서는 유인이나 반대가 아닌 인간 본연의 사업가로서의 양식을 신뢰합니다. 여러분이 이용하는 ATM에서 돈을 빼내는 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계좌에 대한 신뢰가 담보되기에 여러분은 안심하고 금융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사업가의 상도를 믿는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세상을 바라보세요. 금융을 포함해 기업과 좋은 사회 간의 간극이 너무 심하게 벌어져 있습니다. 금융위기 때 금융회사가 받은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생각해 보세요. 금융위기 이후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비난을 받는 곳이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지나치게 이윤에 집착합니다. 전혀 생산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갱단에 비유해 약탈적 금융가란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여러분은 금융의 생산적 역할과 포용적 역할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사회 만들 황금률

그는 오늘날 수많은 사람을 빚더미에 오르게 하고 혼란을 초래한 잘못된 대출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이나 금융 소외계층이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금융 포용성에 관심을 갖기를 주문한다. 벤처캐피털의 적극적 역할과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새로운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강조한다. 금융위기 이후 또 다른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금융개혁 사항에 대해 국제사회가 조속히 합의해 실천할 것을 역설한다. 연금개혁을 통한 세대 간의 분담 문제도 조속히 해결하길 권고한다. 금융이 실물을 뒷받침하지는 않고 파생상품이나 여러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상품을 만들어 투전판이 되게 한 것에도 강한 불만을 제기한다.

“여러분들은 자산의 버블이 경제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목격했습니다. 이미 자본자산가격 모델이나 옵션가격 공식 등 금융 분야에 대한 여러분의 지식은 상당합니다. 자산 버블의 지속적 발생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연일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주식시장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비트코인이 아무리 신기술과 혁신의 산물이고 개인 간 거래에 사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버블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너무 변동성이 심해서 화폐로서의 안정성을 갖추지도 않은 채 스토리로 질주한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가치와 무관하게 스토리의 특성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도 젊은이들이 광분해 불나방처럼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비트코인에 전 재산을 건 어느 유럽 가정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비이성적 과열이 야기하는 참혹함은 사람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버블은 터져 보아야 아는 것이고 폭탄 돌리기의 끝은 생각보다 오래가기도 합니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약육강식으로 달린다 하더라도 우리는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한 기업가의 역할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좋은 사회에 걸맞은 금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사회가 1:99의 대결로 치닫고, 금융가의 탐욕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로버트 쉴러는 좋은 사회의 특성을 사람들이 ‘역지사지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황금률을 지키는 사회’로 설명한다. 황금률은 3세기 로마 황제 세베루스 알렉산데르가 예수의 가르침을 황금에 새겨 거실 벽에 붙인 데서 유래했다. 로버트 쉴러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예수께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 구절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인 황금률입니다. 변하지 않는 황금처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의 말씀인 이 황금률이 인간관계를 포함한 모든 사회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가 돼야 합니다.”

‘워싱턴 인더스트리시’를 창립한 존 맥코넬은 ‘자신의 성공 비결은 황금률을 실천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의 처지를 나의 처지로 바꾸어 생각하고 실천하는 황금률이 삶의 방식임을 강조한다. 기업들이 최근에야 비로소 깨달은 고객 만족의 중요성은 예수가 이미 2000년 전에 설파했다. 황금률을 갖춘 회사는 소비자를 행복하게 하고 기업도 잘 되게 하고 사회에 큰 유익함을 제공한다. 자기 입장만 주장하는 이기적인 사회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이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해 황금률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 로버트 쉴러의 취지이다. 그는 유대교·이슬람교·힌두교·불교에서도 성숙한 인간들의 삶에는 모두 이런 황금률의 법칙이 지배하고 존중됐음을 강조한다.

생각의 전염성에 관한 소고


▎‘월스트리트엔 황소(사는 사람)와 곰(파는 사람)은 없고 오직 돼지(욕심꾸러기)들뿐이다!’ 지난 2011년 10월 1일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주코티공원에 모여든 시위대의 피켓 내용이다. / 사진:연합뉴스
로버트 쉴러는 잘못된 생각의 전염이 버블을 만들고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준다고 한다. 그리고 황금률도 위반하고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해가 된다고 한다.

“정부와 언론은 반짝 상승하는 주식시장을 대서특필하면서 경기가 완전히 회복한 것처럼 분위기를 조장합니다. 경기가 아직 불안한데 경기 활성화를 예단하면 시장과 경기 회복이 더 빨리 진전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자신감이 사회에 만연하게 되지요. 주택가격이 치솟으면 사람들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사야 돼 더 오를 거야’라며 추가 상승을 기대합니다.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면서 기대감은 점점 퍼지고 여기에 언론은 불같이 번지는 전염성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합니다. 버블은 스토리가 되어 사람들의 뇌에 파고 듭니다. 생각이 전염이 되어 버블이 만들어집니다.”

그는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빗나간 시장 심리를 바로잡는 것은 개개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체계화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금융 민주주의’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정부의 시스템 정비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금융제도를 개혁하고 국민이 재무관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버블을 만드는 생각의 전염을 버리고 좋은 생각의 전염과 그에 따른 황금률을 갖춘 좋은 사회를 일구는 생각을 할 수 없을까. 마침 ‘UBUNTU(우분투)’라는 말이 생각난다. ‘우분투’는 ‘나는 당신과 우연히 만났고,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좋은 생각의 점염과 일맥상통한다. 우리의 감정이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 착안한 개념이다. 나눔과 공유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의 긍정성과 부정성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는지를 과학적인 실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그렇다. 우리의 생각이 때로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흔히 사람의 얼굴 표정은 그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주변 사람의 감정에 동화되기 쉽다. 그렇다면 지독한 감기에 전염되는 대신 친구의 유쾌한 기분이나 직장동료의 건강한 습관에 전염될 수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 혹자는 누군가에게 그저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전파할 수 있다고 한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머무는 자리마다 사랑을 베푸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상사의 기분에 매장의 영업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비슷한 개념으로 거울뉴런이라는 게 있다. 이탈리아 파르마대학의 리촐라티 교수가 발견했다.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의 손에 있는 땅콩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자기 손에 땅콩이 있는 것으로 착각해 행동한다.

거울뉴런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난다. 거울뉴런은 타인의 행동이나 의도 또는 감정을 머릿속에서 추측하고 모방하며, 인간의 공감능력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신경세포다.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얻은 정보를 부호화해서 즉각적으로 상대방의 의도를 읽어낼 수도 있다. 이런 거울뉴런은 사회 구성원들 간의 공감형성을 가능하게 해준다. 거울뉴런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생명체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를 알려 준다. 북극곰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두꺼운 털을 갖기 위해서는 수만 년의 진화 과정이 필요했다. 이와 달리 이누이트 소년은 아버지가 하는 동작을 보고 몇십 분이면 털가죽 옷을 만들어 입는다. 심리학에서의 거울뉴런은 생물학에서의 DNA 발견에 버금갈 정도도 평가하는 개념이다. 이윤에 혈안이 된 금융을 보면 부정적 생각에 사회가 물들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금융이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실물을 보조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금융은 사회에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 하물며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경우에는 긍정적 생각을 전염시키는 방향으로 금융 자체를 혁신하고 제대로 된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책무이다.

“금융은 이 사회를 진보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인류 문명을 몇 단계 발전시킨 주춧돌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 금융이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인류 문명을 몇 단계 발전시킨 주체이고 좋은 사회를 다시 재건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제대로 된 역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금융 없이 더 나은 사회 진보는 없는 것입니다.”

내 삶을 응원하는 거울뉴런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2013년 10월 14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거울뉴런이든, 우분투든, 생각의 전염이든 공통점은 우리가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눈물이 나고 감정이 이입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그렇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예전에 대한민국을 감동시킨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요즘 젊은이의 삶을 대변한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 이야기다. 혹시 젊은 시절부터 빚쟁이 인생을 살고 한탕주의에 물들어 잘못된 금융 행위로 고생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이 드라마를 보기를 권한다.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고 스스로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응원하고자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물론 젊은이들의 어려움도 느껴져 마음 한편이 아려온다. 세상을 헤쳐 나가는 것은 젊은이들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거울뉴런을 생각하고 ‘금융의 역할과 좋은 사회’를 생각하듯 ‘청년 문제 해결과 좋은 사회 문제’를 연결시켜 보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정으로 청년실업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보다 근원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더 좋은 사회를 건설할 수 있지 않을까. 청년실업이라는 경제 문제가 비경제적인 ‘생각의 긍정적 전염’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거울뉴런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태도는 젊은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거울에 비친 나와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생각해 보세요. 사실 청년 문제의 여러 해법 중에는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바꾸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어른들이나 젊은이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나 자기 자식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잖아요. 그 생각이 전염돼 우리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는 것입니다. 판매원이 고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하면서 고개를 자주 숙여주는 행위나, 연설할 때 자연스럽게 겉옷 상의 단추를 풀어주거나 안경을 고쳐 쓰는 행동을 하면 육체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유도해 공감을 끌어내기 쉽습니다. 어른들이 자기 자식만 생각할 게 아니라 다른 가정과 다른 사회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이 월터 립먼이 말하는 ‘좋은 사회(The Good Society)’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생각의 전염은 우리 모두의 사회를 더욱 좋게 하는데 유효한 도구입니다. 한 사람의 긍정이 다른 사람의 응원이 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나를,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응원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로버트 쉴러가 립먼의 말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의도는 뭘까? 좋은 사회와 멀어지는 인간의 탐욕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립만은 [좋은 사회]에서 인간의 경제적 질서와는 화해가 가능하지 않다며 사회주의에 대한 자유주의적 비판을 시도한다. 자립적인 경제가 아닌 세계적 수준에서 서로 관계 맺는 세계 사회 속의 삶의 질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또 다른 저서 [공공의 여론(Public Opinion)]을 통해 무지한 대중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세계 속에 어떤 여론을 만들고 살아가고 있는지 ‘진실과 자유’라는 관점에서 생각 해 본다. 립먼이 꿈꾼 세상과 우리의 현실을 비교해 본다. 가장 성과가 좋은 집단의 리더는 다른 집단의 리더보다 부하들을 평균 3배 정도 더 자주 웃게 만든다고 한다. 잘 웃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리더 밑의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웃고 즐겁게 일한다.

우리는 제품 구매를 삽시간에 결정하기도 한다. 이 짧은 순간 거울뉴런은 도파민을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유도한다. 거울뉴런에 비친 현상은 사회적 공감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유행이나 입소문에 쉽게 움직이게 한다. 공감이 아닌 단순 추종이나 모방이 따르는 위험성에 우리는 주의해야 한다. 거울뉴런이 가져 오는 부정적 영향을 배제하고 본인의 주관적 판단을 믿고 결정할 필요도 있다.

생각의 전염과 거울뉴런의 교훈 속에서 나를 응원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삶의 유익함을 주는 사람들과 어울려 그들의 긍정적 에너지를 흡수하고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부화뇌동하지 않고 언젠가는 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자. 오늘 우리의 시장과 금융에 대해 로버트 쉴러 교수의 입장을 다시 생각해 본다. 시장의 진정한 가치는 이론적으로 규정하기 힘들다. 그것을 대중 입장에서 계산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대중은 시장의 가치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 어떤 기준점을 찾게 된다. 이것을 ‘심리적 앵커’라고 한다. 어떤 상태를 유발하는 외부적인 자극을 심리학에서 앵커라고 한다. 주식시장에서의 앵커는 바로 전날의 가격, 과거의 가격 추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주식시장이 움직인다면 누구나 돈을 벌 것이다. 사람들은 관심사에 따라 각기 다른 앵커를 사용한다. 이는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비이성적 무리 짓기에서 벗어나야

계속 오르는 주식을 사지 않다 결국 사서 상투 잡고 엉엉 우는 우리의 모습은 결코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잘못된 생각의 전염의 덫에 빠진 결과가 도처에 널려 있다. 잘못된 무리 짓기 행위 역시 비합리성과 비이성의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이 들렀던 음식점이 상업적으로 이용당하고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처럼 개인이 다수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생각해 보자. 그 때 수많은 미국인이 부동산은, 주식은 한번 사면 계속 오른다는 집단적인 착각에 빠진 것은 아니었나! 그로 인해 가공할 만한 돈을 투자했고 후유증은 오래갔다.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무리 짓기에서 벗어날수록 우리의 마음에 평화가 온다. 나를 지키고 긍정의 심리를 보여주는,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좋은 사회를 이루고자 했던 선각자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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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2호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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