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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터 vs 정속형’ 에어컨 효율성 논쟁] 인버터형 제품이 더 낫긴한데…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아직 정속형 사용자 많아 논란 반복…최근엔 인버터형 사용 방식도 설왕설래

폭염이 가라앉을 줄 모르면서 전기요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여름마다 가전제품 중에서 전기요금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에이컨의 구동방식에 따른 전기요금 절감효과 논쟁도 끊임없이 벌어진다. 이른바 ‘인버터 vs 정속형’ 에어컨 효율성 논쟁이다. 대세는 인버터로 가고 있지만 가전제품은 쓰는 방식, 환경, 구동시간 등에 따라 전기 효율성이 달라진다는 논리로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인버터와 정속형 에어컨을 가장 쉽게 알려면 실외기를 보면 된다. 실외기의 팬이 같은 속도로 돌아가면 정속형이고, 이 팬이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느려지는 게 보이면 인버터형 에어컨이다. 에어컨 실외기에는 기체를 압축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인 압축기(컴프레서)가 들어가 있다. 냉매를 순환시키려면 이를 압축시켜서 고압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팬이 돌고 전기가 많이 소모된다. 에어컨에 소모되는 전기의 대부분이 컴프레서를 돌리는 데 들어간다. 인버터 컴프레서는 정속으로 돌지 않고 냉방 온도나 구동방식에 따라 컴프레서가 구동되는 정도를 결정한다. 기본적으로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

절전형 모터를 쓰는 게 인버터 에어컨인데 도대체 매년 해묵은 논쟁은 왜 계속될까? 에어컨 보급률과 인버터형 에어컨 생산시점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3월 ‘가전의 트렌드가 궁금하면 날씨를 보라’는 보고서에서 2017년 현재 에어컨 보급률이 전체 가구의 80%이며 평균 한 가구당 0.9대를 보유했다고 추산했다. 에어컨은 여름철 기온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좌우되는데 2011년 이후 매년 약 150만~220만대가 팔려나갔다. 2013년 200만대를 돌파했고 2016년엔 220만대가 팔렸다. 통계청이 5년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전수 조사하는 센서스(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우리 전체 가구 수는 1956만 가구이며 주택 수는 1638만개다. 대략 1500만 가구, 주택 1300만 곳에 현재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인버터가 대부분 에어컨 모델에 적용된 건 2010년 이후라는 데 있다. 인버터형 에어컨은 지금까지 약 1200만~1300만대 정도가 보급됐으니 전체 주택의 절반 정도가 인버터를 쓰고 있는 셈이다.

정속형은 구모델로 임대용 오피스텔 등에서 많이 쓰이는 벽걸이형이 많고, 인버터는 이보단 성능이 좋은, 그래서 전기소모량도 클 수밖에 없는 제품이 많다는 점도 매년 논쟁을 불러오는 요인이다. 여전히 구형 정속형 모델을 쓰는 사람들이 많고, 올해 처음 인버터를 써보는 사람들도 역시 많기 때문에 ‘절전형’이라는 인버터 효과에 대한 ‘경험적 논쟁’이 아직은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몇 년 새 논쟁은 조금 더 구체화 되고 있다. 한마디로 인버터가 우수한 건 기본으로 놓고, 인버터를 계속 켜둘지 말지, 정속형을 껐다가 켰다가 하는 게 나을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따라 달라 일반화시킬 수 없지만, 블로그 ‘새다리종합기록실’ 운영자는 자신의 집에서 지난해와 올해 직접 실험한 결과를 자세하게 공개하면서 인버터 에어컨의 효과적인 사용법을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종일 더운 날이라면 12시간 이상 외출하지 않는 경우 계속 켜두고, 연속 운전 중 환기가 필요하면 30분 미만으로 하며, 아침에 너무 더워지기 전에 미리 에어컨을 켜둬라.”

1445호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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