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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 2년 체험해 보니] 원산지·배송비·소비세 반드시 확인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미국 무관세 한도 유럽보다 높아 …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목록은 대개 전년과 대동소이

7월에는 아마존 여름 특별 세일이 있다. 뭐 없나 마우스를 위·아래로 굴리던 참에 이탈리아 명품 선글라스가 눈에 띄었다. 가격은 156달러! 평소보다 60달러나 낮은 특가였다. 곧장 네이버와 G마켓에서 제품을 검색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30만~40만원 수준. “오늘은 바로 너”라고 중얼거리며 아마존으로 돌아 갔다. 판매자 평도 좋은 편이었다. 아마존 프라임 제품이라 한국까지 배송료도 10달러에 불과했다. 운송업자는 페덱스. 이 가격이면 배송대행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들여와도 된다. 명품 선글라스를 쓰고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머리에 떠올리며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그러던 며칠 후 평소와 다른 일이 생겼다. ‘미국 외 다른 나라로 보낼 때에는 관세가 붙을 수 있다’는 내용의 e메일을 판매자가 보내왔다. 미국에서 200달러의 제품은 무관세라는 간단한 상식을 모르는 판매자라고 생각했다. 무시하고 넘어갔다. 다음 날 전화가 왔다. 독특한 영어 억양의 아주머니였다. 떠듬 거리지만 천천히 ‘관세가 붙을 수 있다’고 설명해줬다. 나는 영혼에서 쥐어짜낸 영어 실력으로 답했다. “I am OK. It’s OK. Send it to me. I am fine.”

상대방은 내 말을 알아 들은 눈치였다. 그리고 물건을 보내겠다고 말하며 통화를 마쳤다. 3일이 지나서야 알았다. 선글라스는 미국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출발했고 지금 프랑스와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오는 중이었다. 유럽에서 150달러 이상의 물품을 직구하면 관세를 물어야 한다. 직구 경력 2년 차, 알건 다 안다고 생각한 나의 자만이 화를 부른 것이다. 이탈리아 아주머니가 국제전화까지 하며 친절을 베풀었지만 교만이 내 눈을 가렸고 결국 2만원 넘는 관세를 내고 제품을 받았다. 미국 아마존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 원산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아마존에서 구입한 유럽산 선글라스


문득 내가 직구를 본격 시작한 2년 전 블랙프라이데이 당시의 일화가 떠올랐다. 미국 LA에 있는 배대지를 통해 190달러 상당의 옷과 신발을 구매했다. 미리 관세청 시스템에서 개인통관 고유부호를 발급 받았고, 여러 업체를 비교하다 첫 거래인 만큼 가장 유명한 곳을 선택했다. 주문을 마친 다음 배대지 사이트로 가서 배송대행 신청서를 작성했다. 한국 주소와 연락처, 제품 종류와 판매처, 가격을 적었다. 배대지에 물건이 도착하자 운송 요금이 정해졌다. 국제 거래가 가능한 신용카드로 계산한 다음 한국에 오는 날만 기다렸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라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3주 정도 걸렸지만 제품을 받았을 때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아 뿌듯했다.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했다며 후배에게 자랑을 하려는데 반응이 썰렁했다. “아이 선배, 오레건이나 델라웨어에 있는 배대지를 사용해야 세일즈 텍스가 안 붙어요.”

나는 “델라웨어는 동부니 거리도 멀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며 “LA에서 보내면 비행거리가 짧으니 여러 모로 더 좋을 것”이라며 고집을 부렸다. 후배는 곧장 흥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엔 많이 서운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나라도 그런 반응을 보였을 것 같다. 점점 고개를 숙여가는 나에게 후배는 “미국은 주마다 소비세가 다르고 의류, 장난감, 전자제품을 면세해주는 주가 있어 미리 알아봐야 하기에 배대지가 중요한데, 부피·무게·배송비 면제를 우선시하고 작은 업체라도 고객 평이 좋은 곳 위주로 좀 알고 거래하라”며 쏘아 붙였다. 이미 멘탈이 깨진 나는 그저 듣기만 했다. 그는 “제품 가격과 배송비, 세금을 더한 금액이 200달러 이하여야 하고 여러 제품을 다른 쇼핑몰에서 구매해도 같은 날 한국에 도착하면 합산 과세가 붙는 점을 알고 직구를 하라”고 덧붙였다. 손해를 본 것 같은 마음에 자랑마저 실패하자 마음이 무거웠다. 직구 ‘열공’을 시작한 배경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직구 노하우’ ‘직구 고수’ ‘믿을 수 있는 배대지’ 등을 검색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1년간 정진하던 중 2017년 11월이 됐다. 내 인생의 두 번째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온 것이다. 그동안 지갑과 가방, 부모님 효도용 비타민을 구입하며 경험을 쌓았기에 자신 있었다. 이제는 아마존 말고 다른 사이트도 찾아 다닐 내공이 쌓였다. 베스트 트바이, 타깃, 메이시, 월마트, 제이씨 페니의 홈페이지를 여유 있게 돌아 다녔고, 독일 직구 사이트 바이씽과 일본의 라쿠덴도 틈틈이 방문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요령도 공부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행사였다. 지난해 세일한 품목을 올해도 거의 같은 조건으로 내놓을 확률이 높았다. 가격 분석 업체인 마켓트랙에 따르면 베스트바이, 메이시, 타깃, 월마트, 콜스, 제이시 페니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품목이 전년과 83%가 동일했다. 관심 제품이 있으면 신상품과 경쟁사 제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 인기 제품은 30% 할인 받기도 어렵다. 하지만 신상품이 막 나온 이전 모델은 50% 세일을 기대할만하다. 가격 할인폭이 비교적 큰 전자제품 위주로 리스트를 만들고 수시로 쇼핑몰 홈페이지를 방문해 정황을 살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 날이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선 일주일 전부터 특가 세일을 시작한다. 미리 정해놓은 물건의 가격 변화를 살피다 50% 낮은 가격에 구매했다. 배대지까지 운송비도 무료였고 소비세도 없었다.

결제는 무조건 현지 통화로

특별히 주의한 점도 있다. 카드 결제 때 원화가 아닌 달러를 선택했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 대부분은 현지 통화와 원화 중 어느 화폐로 결제할지 선택할 수 있다. 이 때 무조건 현지 통화 결제가 유리하다. 해외에서 원화로 결제하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환전 수수료가 붙는다. 10만원짜리 제품을 구입했다면 3000원에서 8000원 정도 추가 부담이 생긴다. 싼 맛에 하는 직구에 불필요한 출혈은 피해야 한다.

선글라스 관세 사건으로 상처 받은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다시 직구에 도전했다. 이번엔 미국산 마이크론 SSD 500GB(기가바이트) 특가 제품이었다. 97달러. 아마존이 마침 한국까지 무료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었다. 세금도 관세도 배송비도 없이 97달러 제품을 일주일 만에 받았다. 행복한 마음에 그때 그 후배에게 이야기를 했다. 지난 2년 간의 수행을 자랑하는 나에게 그가 슬쩍 물었다. “선배 근데 혹시 이베이츠라고 아세요?” “알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를 내가 왜 몰라!” “어휴, 그거 말고 있어요!”

※ 이베이츠는 - 상품 구입 금액의 2~15%를 캐시백으로 적립할 수 있는 사이트다. 이베이츠에 회원 가입한 다음 로그인하고, 원하는 쇼핑몰로 이동하면 된다. 이베이츠 메인 화면에서 다양한 세일 정보, 인기 품목 정보, 이베이츠 경유 시 받을 수 있는 캐시백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검색창에 원하는 브랜드나 상품을 입력하면 이베이츠 제휴 쇼핑몰 리스트가 나타난다. 원하는 쇼핑몰을 선택하면 된다. 적립한 포인트로 쇼핑을 하거나 현금으로 돌려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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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9호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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