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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기 회복세 이어지고 있다는데] 가계는 적금 깨고 시장 지표는 불황 사인 

 

조현숙·이후연·정용환 기자, 세종=하남현 기자 newear@joongang.co.kr
선행·동행지수 1년 넘게 동반 하락...“민간 투자 유도하게 정책 바꿔야”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의 실물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모두 장기간 내림세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5월 100.7의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서 올 8월 98.9까지 떨어졌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8월(98.8) 이후 최저치다. 지난 1년 3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오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들어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 미만이면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해석되는 지표인데 지난해 12월(99.8) 이후 9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흐름도 비슷하다. 지난해 7월 101.2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서 올 8월까지 1년 1개월 간 반등 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7월 99.8에서 8월 99.4로 0.4포인트 하락하면서 2016년 2월(0.4포인트 하락)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수출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경기 지표가 좋지 않다. 미래 성장의 발판이 될 투자까지 줄며 향후 경기 전망마저 암울해진 상황이다.

시장 지표도 불황의 냄새를 풍긴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9월 22~26일) 중 고객의 일평균 해외 카드 사용 건수는 3만2742건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의 3만7415건보다 12.5% 줄었다. 일평균 해외 카드 사용 금액 역시 3억4795만원으로 지난해(4억205만원)보다 13.5%나 감소했다.

예·적금 중도 해지액도 급증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시중은행에서 개인 고객(개인 사업자 포함)이 중도 해지한 정기 예·적금 건수는 725만4622건, 금액은 52조2472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건수는 31.8%, 금액은 20.8%나 늘어났다. 이 기간에 손해보험사 장기보험상품 해약 건수도 8.2%, 해약 환급금도 25.7% 늘었다. 이 의원은 “예·적금과 보험 해약 건수가 지속 증가하는 것은 서민 가계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빚 주도 불황’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9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BIS 분기 보고서(Quarterly Review)’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계 빚이 빨리 늘어난 나라였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5.2%로 1년 전(92.9%)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BIS가 통계를 낸 43개국 중 중국(3.7%포인트), 홍콩(3.5%포인트)에 이은 3위였다. 정부의 인식은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는 모양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2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내년 예산 증가율이 위기 당시 수준인데 현 경제 상황이 위기라고 생각하느냐”는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문에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 상황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체적인 투자 여건을 비롯한 경기 상황이 지속해서 하강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민간 투자 유도를 중점에 두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의 궤도를 완전히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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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4호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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