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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떨어졌는데…] 반등에 무게 두고 투자 나설 만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엔화 직접 보유보다 예금·통장이 유리…일본 증시·리츠펀드에도 관심 가질 필요

서울외환시장에서 10월 2일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1.36원 하락한 100엔당 974.43원에 장을 마쳤다. 8~9월 1020원대에 머물던 엔화 환율이 최근 970원대로 밀리는 등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원·엔 환율은 아르헨티나 등의 경제위기 가능성과 터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에도 최근 7거래일 새 33.72원 급락했다.

최근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엔화 약세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선거 승리로 3기 집권에 성공하며 마이너스 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 등 금융 완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어서다. 또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기업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 현상도 짙어졌다. 위험자산 투자가 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 국채 등에서 돈이 빠져 엔화 가치는 떨어진다.

아베 재집권 성공, 선진국 경기 회복세 등으로 엔화 약세


▎아베 신조 총리의 3기 내각이 출범함에 따라 일본이 양적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러나 이런 엔화 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과도하게 올라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불안심리가 고조되는 한편, 주요국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거두고 있어서다. 실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과 6월에 이어 9월에도 기준금리를 각각 0.25%씩 인상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2.25%. 미국은 이미 2013년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통해 시중에서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금리 인상을 금융정책 기조로 못 박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은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2016년 2월부터 별다른 저항 없이 꾸준히 2배 가까이로 올라 현재는 각각 2만7000만, 8200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주가가 오를 대로 올라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경우 증시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올해 안에 자산 매입을 축소해 양적완화를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으로서도 독단적으로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10월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가 제기되자 엔화 환율은 100엔당 983.87원으로 치솟았다. 일본 채권과 엔화 환율이 대외 돌발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과 ECB가 양적완화를 줄여나가는 등 경기 고점을 확인하는 단계라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 1일 기준으로 975.79원인 원·엔 환율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일본의 양적완화가 본격화된 2013년 1월 2일부터 1418거래일 중 기준점보다 환율이 높았던 일수는 1073일, 낮았던 일수는 344일이다. 현재 엔화 가치는 앞으로 더 떨어지기보다는 횡보하거나 반등 가능성이 더 높다고도 볼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엔화 가치의 반등에 무게를 둔 투자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일종의 위험에 투자하는 셈이다. 앞으로 엔화 값이 상승한다는 데 베팅한다면 엔화를 직접 매입해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법을 염두에 둘 만하다. 은행에서 원화를 엔화로 환전해 현물을 직접 보유하거나 엔화통장이나 예금을 개설하는 방법이 있다. 개인 투자자로서는 통장이나 예금을 통해 투자하는 편이 유리하다. 엔화를 직접 보유하는 경우 엔화 매입·매도 때 두 차례의 환전 수수료를 내야 해서다.

엔화를 사거나 팔 때 원·엔의 매매기준율을 기준으로 대개 1% 안팎의 환전 수수료가 부과된다. 원·엔 환율을 1000원이라고 가정하고 100만원어치 엔화를 매입할 때 실제 손에 쥐는 엔화는 1%의 환전 수수료를 뗀 9만9000엔이다. 이를 다시 매도하는 경우도 1%의 환전 수수료가 들어 환율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결국 손에 쥐는 돈은 약 98만원이 된다. 2% 이상의 환차익을 거두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또 엔화 현찰을 직접 보관하는 일 역시 불편하며, 하루에 환전할 수 있는 금액은 100만원 이내로 제한된다.

이보다는 엔화통장이나 예금이 유리하다. 통장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며, 예금은 1년마다 만기가 돌아온다. 통장·예금 모두 수수료는 1.5%로, 선취 혹은 후취로 한 차례만 뗀다. 월급통장인 경우 등 상황에 따라 환율우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라 예금금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이 역시 현재 국내 은행의 예금금리 1.97%(신규 취급액 기준)를 기회비용으로 고려하면 연 3.47% 이상의 환차익을 노려야 한다. 10월 2일 기준환율인 100엔당 983.87원에 엔화를 매입했다면 원·엔 환율 1018원 이상부터 실질적인 수익 구간인 셈이다.

10~11월에 엔화 투자 노려볼 만


투자 시점은 10~11월이 적당하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양자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690억 달러(약 77조2800억원)다. 일본은 중국·캐나다에 이어 미국으로부터 세 번째로 많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진주만을 잊지 않았다”고 언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10월 말 환율조작국 보고서를 발표한다. 미 재무부는 4월 보고서에서 일본을 비롯해 한국·중국·독일·스위스·인도 등 6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꼽았다. 미국이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보고서 문구 등에 따라 엔화 가치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또 미 연준이 내년에도 금리 인상 스케줄을 3회로 결정하면 신흥국 위기설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안전자산인 일본 채권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일본거래소그룹에 따르면 지난 7월 30일~8월 3일 해외투자자들이 2014년 3월 말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3조4000억엔 규모의 국채선물을 순매도했다. 일본은행(BOJ) 7월 31일 0.1% 수준의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0.2%까지 넓힌다는 방침을 밝혀서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MUFG증권은 “금리 상승을 예상한 해외 펀드 세력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로서는 현재 채권가격이 떨어질 수 있어 이를 매도하고 앞으로 나올 채권을 매수하는 일종의 손바뀜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이런 채권 매도는 채권 가격을 떨어뜨려 금리를 올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당장은 9월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0.11%로 안정돼 있지만 금리 상단을 0.2%까지 넓힌 상황이라 변동성은 커졌다. 최근 엔화 환율의 변동 증가도 채권시장의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이탈리아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의 유로화 탈퇴 언급과 해킹 사건, 인스타그램 오류 등에 따른 페이스북 주가 하락을 비롯한 미국 주식시장의 기술주 부진 등 악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도 9월부터 12~13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환차익을 노린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최근 불 붙은 일본 증시에 투자하거나 운용수익을 통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엔화표시 자산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0억원 이상 설정액의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9월 28일 기준 일본 관련 44개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48%, 3개월 수익률은 3.93%였다. ‘한국투자KINDEX 일본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KBKBSTAR일본 TOPIX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등 상품의 지난 1개 월 수익률은 10%가 넘는다. 같은 기간 신흥국 증시 관련 펀드의 수익률은 0% 전후로 부진했다.

최근 일본 증시는 활황이다. 10월 2일 니케이225지수는 2만4448.07로 장을 마쳤다. 3개월 만에 13.9% 급등했다. 지수가 7000대에 머물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올랐다.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준수한 기업 실적이 바탕에 깔렸고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 4~6월 일본 상장기업의 순이익 합계액이 8조9000억 엔(약 87조5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2분기 기준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24%의 기업이 사상 최고 순이익 기록을 새로 썼다. 한편에서는 기업 실적 대비 유동성이 과도해 증시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그러나 환율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일본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양호하고, 취업자 및 가계 소득 증대에 따른 민간 소비 증가로 내수주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일본 내수주 전망 밝은 편

일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펀드도 각광받는 투자처다. ‘한화JapanREITs부동산투자신탁’ ‘삼성J-REITs부동산 투자신탁’ 등 대부분의 일본 리츠펀드의 지난 1년 수익률은 8~10%에 달한다. 오피스텔·아파트 등 일본의 부동산 임대회사에 투자하는 리츠펀드는 BOJ가 제로금리를 시행한 이후부터 주목 받고 있다. 일본은 경기 회복에도 도쿄 일부 지역을 제외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매매보다는 임대 수요가 더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제로금리 정책이 끝난다면 기대수익률은 낮아지겠지만 큰 폭의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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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4호 (20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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