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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브 카그람 선더버드 | 국제경영대학원 학장] “글로벌 비즈니스의 특전사 키운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미국 최초의 글로벌경영 대학원…세계 누비며 도전 즐기는 인재에 적합

▎사진:전민규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변화를 요구한다. MBA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10년 전 모델로는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어렵다. 글로벌화와 기술, 융합적인 사고에 답이 있다.” 산지브 카그람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 학장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는 세계화와 초국가주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데이터 혁신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개발공학 학사, 정치경제학 석사,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케네디스쿨에서 교수를 지냈고, 워싱턴 주립대의 국제개발센터 교수이자 설립이사로 활동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글로벌 투자회사인 스케일링 임팩트를 설립해 기업가로도 활동했다. 멕시코 몬테레이 공대, 인도 타타 인스티튜드 오브 사이언스, 싱가포를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지난 6월부터 미국 최고의 글로벌 연구대학원인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 학장으로 활동 중이다. 10월 10일 오후 한국 선더버드 동문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카그람 학장을 만났다. 그는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지 연구하며 인재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리더십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전망하나.

“10대 아들이 두 명 있는데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다. 자신이 원할 때 인터넷에 접속해 연락을 주고 받으며 정보를 나눈다. 지구 반대편 소식을 듣는 데 1초도 걸리지 않는 세상이다. 글로벌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리더에게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 내가 사는 지역과 조직에만 매달려서는 부족하다. 세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다양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다른 대륙에서 벌어진 사건이 내가 속한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야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인류가 공통적으로 직면할 문제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필요하다. 환경문제나 이민, 자연재해에 대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글로벌 시대를 이끌 수 있다. 나아가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극대화해야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다.”

‘글로벌·혁신’이 성공 요인

MBA 프로그램의 위상이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다. 10년 전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그리고 미래 MBA는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 예상하는가.

“기존 MBA는 2차와 3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정 산업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숙련된 경영전문가를 배출했다. 개인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인데, 기존 금융과 전통 제조업에 필요한 인재를 제공해왔다. 지금은 산업 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있다. 새로운 산업 분야가 예고 없이 나타난다. 전문성을 복합적으로 연결해 활용하는 융합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 대학에서 한 가지 분야만 아는 전문가가 아니라 언제든지 학습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기술이 바뀌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도 변할 수 있다. 성공적인 인재상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글로벌과 혁신이 성공의 요인이다. 지금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있다. 기술을 이해하고 복합적인 문제 해결능력이 있는 인재다.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변화에 더 잘 적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경직된 사고방식을 버리고 유연하게 변하는 상황에 대처할 줄 알아야 글로벌 시대에서 성공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더버드는 어떤 대학이며 어떤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

“1946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설립된 학교다. 전쟁을 겪으며 미국은 글로벌 인재의 중요함을 느꼈다. 애리조나주 공군기지에 세운 미국 최초의 글로벌 스쿨이다. 선더버드는 기지 이름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항공기 격납고에서 수업을 받으며 글로벌화에 대해 공부했다. 지금도 미국 최고의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명문 프로그램이다.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이 우리 졸업생을 더욱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한국에도 약 800명의 동문이 사회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선더버드의 교육 방식이 궁금하다.

“주위에선 우리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특전사를 키운다고 말한다. 우리 학교 출신을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세계 어디에든 뿌려 놓아도 살아남을 것이란 농담도 있다. 그만큼 적응력과 생존력이 강하다. 우리는 학생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찾는 데 집중한다. 우리는 언어 프로그램을 다시 부활시켰다. 언어는 문화적 도구다. 다른 문화를 더욱 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실습을 중요하게 여긴다. 경험보다 나은 스승은 없다. 다양한 환경을 설정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 능력을 집중적으로 키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정보가 힘이다. 찾고 이용하고 분석해 판단을 내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융통성 있는 사고 능력을 강조한다. 예전엔 파이낸스나 마케팅 전문가를 키우면 됐다 하지만 바뀐 시대에서는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융통성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커리큘럼에서 가장 강조하는 내용들이다. 학생들이 무슨 일을 할지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 참고로 우리 학교가 소속된 애리조나주립대학은 미국 US뉴스월드앤리포트가 선정한 가장 창의적인 학교 1위이고 우리 학교는 국제분야 최고의 MBA 7위, 그리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국제부분 동문 역량 1위 대학이다.”

업종 경계 뛰어넘어 융통성 발휘해야

어떤 학생이 선더버드에서 행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전통적·보수적 사고방식을 가졌으면 어렵다. 페이스북이나 그랩 같은 회사를 창업하길 원한다면 우리 프로그램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을 생각한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한 나라나 지역이 아니라 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인재라면 선더버드에서 아주 행복할 것이다.”

당신의 이력이 독특하다. 본인의 경험이 글로벌화 전문가로 성장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나는 인도계 아프리카인이다. 증조할아버지가 1800년대 말 인도에서 우간다로 이민을 갔다. 철도 건설 노동자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열심히 일해서 큰 성공을 거뒀다. 1970년 우간다에서 제법 부유한 집안이었는데, 독재자 이디 아민이 정권을 잡고 모든 재산을 몰수 했다. 1973년 나는 이탈리아 난민촌에서 지냈는데, 미국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올 수 있었다. 13살부터 장사를 시작했고, 운이 좋게 스탠퍼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때 룸메이트가 한국 출신이라 서울도 방문했었다. 왜 이디 아민 같은 독재자가 나왔는지, 왜 우리 가족이 난민 생활을 했는지 항상 고민하며 살았다. 어떻게 해야 이런 문제를 막을 수 있는지,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해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를 푸는 게 인생의 목표다. 선더버드가 인재를 키우는 목적과 같다. 그래서 이곳에서 행복하게 연구하며 인재를 키우는 중이다.”

1456호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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