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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못 받는 3기 신도시 왜?] 청약 문턱 높고 분양가 메리트 적어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1기 신도시 이후 지역우선공급제도가 강화…분양가상한제 적용하지만 땅값 많이 올라

▎1990년대 초반 조성된 1기 신도시의 하나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 입주민 73%의 전 거주지가 서울일 정도로 당시 1기 신도시는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가 지난 9월 21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3기 신도시가 윤곽을 드러내기도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집값 안정 효과 등을 두고 논란을 일으키며 1, 2기 신도시와 달리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신도시 공급 효과가 이전만 못 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존 신도시의 반발 등이 겹쳐 3기 신도시 개발이 험난할 전망이다.

우선 3기 신도시의 서울 주택 수요 분산 효과가 의문스럽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서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에 신도시 4~5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인접’ 입지 여건은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1기 신도시는 1990년대 초반 만들어진 분당(성남)·일산(고양)·중동(부천)·평촌(안양)·산본(군포)이다. 서울 도심(시청 기준)에서 반경 20km 정도 거리다. 분당이 조금 먼 25km다. 3기 신도시는 서울 도심 반경 20km 이내가 되는 셈이다.

정부가 서울 바로 옆에 신도시를 개발하려는 이유는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하려는 목적이다. 서울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은 데 따른 보완책이다. 2기 신도시는 성남시 판교와 송파구·하남·성남시의 위례만 서울 도심에서 반경이 20km 정도이고 나머지는 30km 정도여서 서울의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역부족이었다. 서울 주택 수요 분산 효과는 1기 신도시가 성공적이었다. 1기 신도시에 공동주택 28만여 가구 등 총 29만여 가구가 대부분 1997년까지 들어섰다. 한 해 4만 가구 정도이던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이 1992년 8만여 가구로 급증하더니 1993~97년 연평균 11만 가구에 달했다.

같은 시기에 서울에서 경기도로 인구 대이동이 이어졌다. 전출에서 전입을 뺀 순이동자가 5년 간 130만 명이었다. 1988~90년 18~37% 급등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신도시 공급 효과로 1991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1993년 국토개발연구원(현 국토연구원)이 신도시 입주민 1381가구의 이전 거주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이 61.8%를 차지했다. 해당 신도시 지역 20.8%를 포함해 경기도 33.5%, 인천 3.4%, 지방 1.4%였다. 서울에서 온 가구가 분당에 가장 많았다. 72.8%였다. 다음으로 일산 68%, 산본 55.5%, 중동 29.7%였다. 서울 안에서는 가까운 신도시로 흩어졌다. 분당으로 온 서울 가구의 45.5%가 강남·서초·송파·강동구였다. 일산은 은평·마포·서대문구가 35.4%로 가장 많았다.

분당 입주민 73%의 전 거주지가 서울

서울 인구의 대이동이 가능했던 이유는 서울과 가까운 입지 여건 못지 않게 낮은 문턱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에도 정부는 해당 지역 거주자에 물량을 모두 우선 분양하는 지역우선공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신도시 분양을 앞둔 1990년 지역우선 공급에서 제외하는 신도시 특례를 도입했다. 해당 지역에 20%까지만 우선 공급하게 했다. 지역우선 비율은 분당(성남시)10%, 평촌·산본(안양·군포·의왕시) 20%, 중동(부천시)20%, 일산(당시 고양군) 10%였다.

하지만 3기 신도시에선 서울에서 경기도로 대거 인구 이동이 재현되기 어려울 것 같다. 1기 신도시 이후 지역우선공급제도가 강화돼 외지인 진입장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수도권 30만평(66만㎡)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지역우선 공급비율이 특별시(서울)나 광역시(인천)에선 해당 지역(서울이나 인천) 50%, 나머지 수도권 50%다. 경기도의 경우 해당지역 30%에 기타 경기도 20%와 나머지 수도권(서울·인천) 50%가 생겼다. 이렇게 되면 서울 거주자의 신도시 당첨 확률이 20~30% 정도로 예상된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주택 수요를 흡수하려면 문턱을 낮추는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기 신도시인 판교·위례에서 절정을 이룬 ‘신도시 로또’도 3기 신도시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분양가 메리트가 이전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2006년 3월 분양한 판교 전용 85㎡의 분양가가 3.3㎡당 1100만원대로 당시 인근 분당 시세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4년 후인 2011년 3월 위례 분양가가 3.3㎡당 1100만~1200만원이었다. 정부는 송파구 평균 시세의 52~66%로 평가했다. 당시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정해졌는데 위례는 10년이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 미만이면 10년, 70% 이상이면 7년이었다.

이들 신도시 분양가가 저렴한 이유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를 매기기 때문이다. 상한제는 땅값과 정부가 고시하는 건축비 이하로 분양가를 산정한다. 인기지역일수록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해진다. 특히 위례처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한 곳에선 분양가가 더욱 싸다. 토지 보상비가 적게 들어가 그만큼 땅값이 낮아져서다. 이명박 정부 때 그린벨트를 풀어 개발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낮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3기 신도시에선 다르다. 분양가상한제가 그대로 적용되지만 그 사이 땅값이 많이 올랐다. 수도권 땅값이 지난 8월 기준으로 위례 분양을 시작한 2011년 말보다 16.3% 상승했다. 이 기간 수도권 집값(5.8%)의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이다.

땅값 기준 변경으로 분양가 1억 넘게 올라

여기다 분양가에 반영하는 땅값 기준이 올라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신도시 개발 시행자가 조성해 공급하는 아파트 용지 가격이 2014년 실제 조성비용인 조성원가의 110%에서 감정가격으로 바뀌었다. 감정가격은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값과 땅값이 비싼 지역에선 조성원가보다 훨씬 비싸다. 2014년 4월 하남 미사지구에 분양한 LH 공공분양 물량의 분양가 중 땅값이 3.3㎡당 400만원이었다. 지난해 10월 하남 감일지구에선 3.3㎡당 700만원이었다. 75% 올랐다. 총분양가는 3.3㎡당 1000만원에서 1460만 원대로 뛰었다. 미사에서 3억4000만원 선이던 전용 84㎡ 분양가가 4억7000만 원대가 됐다. 미사지구와 감일지구 조성원가는 미사(3.3㎡당 900만원)가 오히려 감일(890만원)보다 조금 더 비쌌다. 성남에서 늦게 개발 중인 고등지구 조성원가(3.3㎡당 936만원)가 여수지구(844만원)보다 11% 올랐다. 택지 가격 변동으로 분양가에 반영된 땅값은 3.3㎡당 491만원에서 814만원으로 65% 뛰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조성 비용을 낮추기 위해 개발 제한 등으로 땅값이 저렴한 그린벨트를 해제해 신도시를 만들더라도 분양가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456호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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