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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분양 바람 다시 부나] 시세보다 3.3㎡당 1000만원 넘게 저렴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강남·위례·판교에 11~12월에 물량 나와…달라진 청약대출 제도 꼼꼼히 살펴야

▎개발이 끝나가는 위례신도시에 군 부대 이전 등으로 미뤄진 막바지 분양 물량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온다.
지난 여름 서울 주택시장을 달궜던 열기가 수도권 분양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9·13 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대책으로 기존 주택시장은 기세가 꺾인 반면 연말 분양시장의 ‘로또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 급등으로 주변 시세는 많이 오른 반면 분양보증 권한을 갖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로 분양가는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분양이 뜸했던 인기 지역 물량이 주목받고 있다. 주변 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확 벌어져서다. 분양받으면 시세차익을 5억원 이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1년여 만에 분양한다.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를 삼성물산이 다시 짓는 래미안리더스원이다. 총 건립 1317가구 중 조합원 몫을 제회한 전용 59~238㎡ 23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최근 HUG로부터 3.3㎡당 평균 4489만원에 분양보증을 받았다. HUG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고분양가’를 규제하고 있다. 고분양가 기준은 최근 1년 이내 분양가보다 비싸거나 1년 이전 분양가 혹은 주변 시세의 110%를 넘는 경우다. HUG는 고분양가로 판단하면 분양보증을 거부한다. 분양보증이 없으면 분양할 수 없다. 강남권 최근 분양 단지는 지난해 9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다. 분양가가 3.3㎡당 4250만원이었다. 래미안리더스원은 당초 5월에 분양하려다 분양가 눈치를 보느라 분양이 늦어졌다. 그때 분양했다면 분양시기가 신반포센트럴자이 분양 이후 1년 이내여서 4200만원대를 넘기 어려웠을것이다. 10월 들어 1년이 지나면서 10%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 3.3㎡당 금액이 워낙 비싸 10%까지 올리면 상승폭이 너무 커져 인상률이 5% 이내에서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역대 최고 분양가에도 주변 시세보다 싸


3.3㎡당 4489만원은 강남권 역대 최고 가격이다. 지금까지는 2016년 1월 잠원동 신반포자이(3.3㎡당 4289만원)가 가장 비쌌다. 분양가가 올랐어도 래미안리더스원은 주변 시세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낮다. 우성1차 옆에 지난 2월 입주한 옛 서초우성2차인 래미안에스티지S 시세가 3.3㎡당 평균 5500만원이다. 전용 84㎡가 20억원으로 3.3㎡당 6000만원에 가깝다. 가구당 래미안리더스원과 3억5000만원 정도 차이난다. 래미안리더스원은 고급 주택 수요자에게도 관심을 끈다. 근래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운데 보기 드문 초대형 고급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반분양분에 펜트하우스(꼭대기층 고급주택) 전용 205㎡와 238㎡이 각각 1가구씩 포함돼 있다. 이들 분양가는 40억원대로 예상된다.

강남권 신도시인 위례에서도 3년여 만에 분양시장이 다시 열린다. 12월부터 8개 단지 5000가구가량이 잇따라 분양할 예정이다. 모두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이다. 이전 마지막 분양가가 2015년 3.3㎡당 1790만원 선이어서 3년 후 분양가가 어떻게 될지 주택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분양승인 전이어서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분양에 나서는 하남지역 A3-1블록(위례포레자이, 558가구)과 A3-4a블록(힐스테이트북위례, 1078가구)의 사업계획상 금액은 3.3㎡당 1810만원 선이다. 3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 이들 단지의 분양가가 낮은 것은 택지를 오래 전에 저렴하게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택지 공급 시기가 토지사용 가능 시기를 8년이나 앞뒀고 신도시 개발 초기인 2010년 10월이었다. 용지가격 기준은 감정가격이었고 당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주택시장이 다소 위축돼 있던 때여서 땅값이 비싸지 않았다. 업체 측의 분양 승인 신청 이후 자치단체의 분양가 심의를 거쳐 분양가가 최종 결정된다. 3.3㎡당 1800만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위례신도시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친 금액으로 산정한다. 업체들은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3.3㎡당 1800만원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이 두 단지가 들어서는 위례 하남지역 시세가 3.3㎡당 3200만원 선이다. 전용 96㎡ 기준으로 신규 분양가는 7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주변 시세는 12억원 선이다. 내년 분양예정인 A3-4b(위례우미린1차)도 이 두 단지와 함께 2010년 같은 가격에 땅을 받았다.

그런데 이 3개 단지를 제외하고는 분양가가 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후 택지공급 가격이 땅값 상승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아파트용지 가격이 2010년 3.3㎡당 750만 정도에서 지난해엔 1000만원 가까이 30% 정도 올랐다. 이 기간 수도권 땅값이 평균 20% 정도 상승했다. 택지비가 분양가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늦게 택지를 매입한 단지들의 분양가가 3.3㎡당 200만원 정도 오를 수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단지에 따라 분양가가 오르더라도 주변 시세보다 3.3㎡당 1000만원가량 낮은 셈이어서 여전히 ‘로또’ 분양”이라고 말했다.

11월 분양을 시작하는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지구도 분양 시장의 ‘블루칩’이다. 대장지구는 서판교 아래에 개발되는 92만㎡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장이다. 6000가구 가까운 주택이 들어선다. 지척인 서판교 시세가 3.3㎡당 평균 3000만원 정도다. 85㎡ 이하는 3.3㎡당 3000만원이 좀 넘어 전용 84㎡이 11억원 선이다. 대장지구 분양가는 3.3㎡당 기준으로 전용 85㎡ 이하가 2000만~2100만원, 85㎡ 초과는 2400만~2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들이 사업승인을 받은 가격은 85㎡ 이하 2200만원, 85㎡ 초과 2600만원이다. 이 정도 금액에서 분양가가 정해지면 서판교보다 3.3㎡당 500만~1000만원 낮은 셈이다. 판교에 속하지 않아 서판교보다 시세를 좀 낮게 잡더라도 분양가가 상당히 저렴하다.

추첨 방식, 전매제한 기간 등 달라져

이들 단지를 분양받으려면 청약방식대출 등을 확인해야 한다. 지난 9·13 대책으로 청약대출 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12월 이후 청약접수 예정인 위례와 대장지구에서 전용 85㎡ 초과 추첨방식이 바뀐다. 물량의 50%를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데 이제까지는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 없었다. 앞으로는 그중 75%를 무주택자, 나머지 25%는 탈락한 무주택자와 입주 후 6개월 이내 주택 처분을 약속한 1주택자에게 준다. 래미안리더스원은 예정대로 제도 변경 시행 전에 분양하면 전용 85㎡ 초과 물량의 50%를 유주택자에 상관없이 모두 추첨을 실시한다. 공공택지인 위례에선 전매제한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전매제한 기간을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으로 정하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 대비 70% 미만이면 8년, 70~85% 6년, 85~100% 4년, 100% 이상 3년이다. 3.3㎡당 1800만원 정도에서 분양가가 결정되면 전매제한 기간이 8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남수 신한은행 도곡PWM센터 PB팀장은 “분양가가 9억원이 넘으면 중도금 대출 보증이 안 된다”며 “전매제한 등을 감안해 자금 마련 계획을 확실하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1457호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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