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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분양가의 함정] 어라, 왜 분양승인 가격보다 높지?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 평균 분양가 산출 방법, 추가 옵션 금액 따라 분양가 달라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리더스원 견본주택. 실제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아 시세차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서울 강남권 최고의 ‘로또 분양’으로 꼽히는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리더스원. 서울 등에서 분양가를 규제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은 가격이 3.3㎡당 평균 4489만원이었다. 최근 분양물량인 지난해 9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3.3㎡당 평균 4250만원)보다 234만원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관리 기준에 따라 최근 분양 시점에서 1년이 지나면 10%까지 가격을 올릴 수 있어서다. 래미안리더스원이 3.3㎡당 평균 4489만원이면 25평형인 59㎡(이하 전용면적)가 6000만원 오른 11억원, 34평형인 84㎡는 8000만원 상승한 15억원 정도로 예상됐다. 신반포센트럴자이의 각 주택형별 최고 가격이 11억원, 15억원이었고 최저는 이 금액들보다 1억원가량 낮았다.

장애인용 승강기 비용 비싸지 않은데도…

그런데 래미안리더스원 입주자모집공고상의 실제 분양가는 예상보다 훨씬 비쌌다. 입주자모집공고상의 가구당 분양가를 공급면적으로 나눈 분양가는 3.3㎡당 평균 4688만원으로 분양승인 가격보다 3.3㎡당 200만원가량 더 높다. 59㎡가 12억6000만~12억8000만원으로 신반포센트럴자이보다 1억7000만원 더 높다. 84㎡ 분양가가 가장 싼 게 2층짜리 15억7000만원이었고 3~4층도 16억원대였다. 5층 이상은 최고 17억3000만원이었다. 예상보다 많게는 2억원 더 많다. 래미안리더스원 실제 분양가는 신반포센트럴자이와 비교해 3.3㎡당 400만원 넘게 비싼 셈이다. 모집공고상의 분양가는 59㎡가 3.3㎡당 4957만~5036만원이고 74㎡ 4736만~5074만원, 83~84㎡ 4606만~5147만원이었다. 5층 이상은 3.3㎡당 5000만원이 넘는다. 114㎡ 이상 중대형은 그나마 단위면적당 분양가가 조금 낮다. 114㎡(18억~19억9000만) 4270만~4618만원, 135㎡(21억1000만~21억9000만원) 4148만~4227만원이고 펜트하우스인 205㎡(35억원)와 238㎡(39억원)는 각각 4443만원, 4299만원이다.

계약자가 실제로 지불해야 하는 모집공고상의 분양가가 분양승인 가격보다 높은 이유가 뭘까. 사실 가구당 분양가는 분양승인 가격과 모집공고상의 금액이 똑같다. 분양가 계산 방식이 달라 3.3㎡당 분양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정부는 장애인 복지를 위해 주택 공급면적에 포함하던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2016년부터 뺐다. 공급면적은 전용면적에 계단·승강기 등 주거 공용면적을 합친 금액이다. 승강기를 장애인용으로 만들면 숫자상으로 공급면적이 줄게 된다. 공급면적이 110㎡이고 승강기 면적이 5㎡일 경우 장애인용 승강기를 설치하면 공급면적이 105㎡가 된다. 분양가가 같더라도 계산상의 공급면적이 줄면서 단위면적당 분양가가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업자가 불리해진다. 실제로는 분양가가 같은데 3.3㎡당 분양가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3.3㎡당 분양가 계산 때 모집공고상 공급면적에서 빠져 있는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을 합쳐서 산정하기로 했다. 모집공고상 공급면적이 110㎡이고 장애인용 승강기가 5㎡이면 분양가를 110㎡가 아닌 115㎡로 나누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불리해진다. 모집공고상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이 분양가에 들어가 분양가가 장애인용 승강기만큼 올라간 셈이다.

사실 장애인용 승강기라고 특별할 게 없다. 일반 승강기를 장애인용 승강기 기준으로 설치하면 된다. 승강기 앞에 1.4×1.4m 이상 공간을 확보하고 승강기 바닥면적은 폭 1.6m 이상, 깊이 1.35 m 이상 등으로 만든다. 출입문 폭을 0.8m 이상으로 하고 바닥 틈은 3cm 이하다. 호출버튼 등을 설치하는 스위치 높이는 바닥으로부터 0.8~1.2m다. 일반 승강기를 장애인용으로 설치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는데 래미안리더스원 계약자는 3.3㎡당 200만원가량 더 내야 하는 셈이다. 84㎡ 기준으로 7000만원 정도다.

사업자는 장애인용 승강기만큼 집을 더 지을 수 있다. 아파트 건축 규모는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 건축 연면적 비율) 한도를 따라야 한다. 사업부지가 1000㎡이고 용적률이 300%이면 공급면적으로 계산하는 건축 연면적이 3000㎡ 이하다. 장애인용 승강기 면적이 300㎡이면 사업자는 3300㎡까지 300㎡를 더 지을 수 있다. 더 짓는 주택을 팔면 분양수입이 그만큼 더 늘어난다. 래미안리더스원의 건립 가구 수가 당초 1276가구에서 1317가구로 41가구 늘었다. 지난 8월 서초구 반포동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이 장애인용 승강기 설치로 늘어난 주택 13가구를 경매로 매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업자는 분양가를 장애인용 승강기 비용 이상으로 올려 받고 추가로 집을 더 짓게 돼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규제에도 체감 분양가가 싸지 않은 다른 이유도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를 주택형별 분양가를 산술평균하느냐, 전체 분양가를 3.3㎡당 면적으로 나누느냐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3.3㎡당 분양가는 총분양가를 3.3㎡당 총 공급면적으로 나눈 금액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주택형별, 층별 3.3㎡당 분양가를 산술평균한다. 산술평균하면 일부 주택형이나 층의 3.3㎡당 분양가를 매우 높게 매길 수 없어 3.3㎡당 분양가를 평준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가구 수가 많아 분양가 비중이 큰 주택형의 분양가를 상대적으로 높이고 가구 수가 적은 타입의 분양가를 낮추면 같은 3.3㎡당 산술평균 분양가에서도 분양수입을 늘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총분양가에서 총 공급면적을 나눈 분양가는 올라가게 된다. 래미안리더스원의 경우 가구 수가 적은 중대형의 3.3㎡당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중소형은 비싸다. 그래서 총분양가에서 총 공급면적을 나눈 분양가는 3.3㎡당 4891만원에 달했다. 가구 수가 많은 주택형의 단위면적당 분양가가 올라가면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분양가는 비싼 셈이다.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예상 시세차익 5억→2억

여기다 분양가에 드러나지 않은 추가 비용이 있다. 추가 옵션 금액이다. 래미안리더스원의 경우 발코니 확장, 천정형 시스템 에어컨, 가전·가구 등의 옵션 비용이 84㎡ 기준으로 총 3000만원이 넘는다. 114㎡ 이상에선 6200만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최고급 데이코 빌트인 가전이 들어가면서 최고 1억원이 넘는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승인 가격보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 분양가가 올라가면서 수요자는 ‘로또’ 기대감을 낮춰야 할 수밖에 없다. 래미안리더스원의 경우 옵션 비용을 합친 84㎡ 가격이 17억6000여 만원에 이른다. 여기다 연 4.5%로 잡은 중도금 대출 이자가 5000만원 정도다. 실제 분양가는 18억원인 셈이다. 84㎡ 주변 시세는 20억원 정도다. 당초 5억원으로 예상된 시세차익이 2억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 산정 방식이 복잡하고 분양받는 데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서 ‘로또’ 기대가 예전만 못하게 됐다”며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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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8호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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