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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프로의 환율 돋보기 | 달러와 미국 증시] S&P500 지수 2500 되면 美 금리 인상 중단할 수도 

 

백석현 애널리스트
미국 증시가 환율의 주요 변수…과거에도 주가 떨어지면 금리 인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들어 부쩍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공격하고 있다. 대통령 본인이 직접 적임자로 낙점한 인사가 본분에 충실한 것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증시가 10월 중 몇 차례 급락하는 양상이 나타나며 리스크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올해 2월 조정 장세를 거치고 다시 반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0월 들어 급락하며 다시 조정 장세를 거치고 있다.

미 증시 급락에 트럼프 ‘버럭’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통령들은 증시의 성과를 중시한다. 미국 가계자산 중에 주식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보통의 한국인은 금융자산보다 비금융자산 비중이 크다.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커서다. 금융자산에서도 주식·펀드 등의 금융투자상품보다 현금·예금 비중이 크다. 미국인의 가계자산 구성은 이와 정반대다. 11월 6일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비난한 것은 주가 하락의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미국 증시가 미국인에게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 증시는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다. 시가총액 규모로 세계 1위(세계 시가총액의 약 40%)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 2위인 일본의 5배에 달한다. 가히 위험자산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증시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금융시장의 모든 자산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에 민감한 엔·원 환율이 역사적으로 코스피 지수보다 미국 증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이다.

그런데 미국 증시가 심상치 않다. 사상 최대의 기업 이익과 견조한 미국 경제가 뒷받침되며 10월 초까지만 해도 고공행진했지만,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비용 증가와 인력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의 여파 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에 의한 원가 상승과 달러화 강세에 따른 미국 기업의 수익성 감소도 부담 요인이다. 미국의 감세 정책으로 기업이 누린 혜택도 향후에는 감소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꺾인다는 전망도 부정적이다. 아직은 미국 경제가 견조하지만,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가 하락하면 결국 실물 경제가 뒤따르는 것이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패턴이다.

최근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었다. 10월 중 월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응답자가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려면 미국 S&P500 지수가 최소 2500까지는 하락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 이는 ‘S&P500 지수가 2500까지 하락하면 비로소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조사는 연준이 미국 증시를 중시하며 주가가 통화정책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통화정책은 자산가격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중앙은행은 주가 등 자산가격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유지된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 대규모 국채 등의 매입 프로그램인 양적완화 정책은 자산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경우에는 향후 가격 하락시 금융 불안의 단초가 될 수 있기에, 금융 안정도 중앙은행의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다만 자산가격의 버블을 평가하는 공신력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자산의 버블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연준은 식별하기도 어려운 버블에, 금리 등 통화정책 수단으로 사전 대응하기보다는 버블 붕괴 후 사후에 대응하는 것을 선호한다. 위에서 언급한 증시와 연준의 통화정책을 직접 연계한 조사는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증시가 약세장으로 전환하면 연준의 태도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증시의 조정과 주변 악재 탓에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격도 상승했다. 최근의 악재에서 중국 경제의 둔화도 빠뜨릴 수 없다. 과도한 부채 누적에 대응한 중국의 부채 축소 정책이 실물 경제 둔화로 이어진 가운데, 미·중간 무역갈등 장기화가 미칠 악영향으로 중국 경제에 부담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최근 중국 증시와 위안화 가치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감세를 포함해 소비촉진을 위한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는 등 시장을 달래기 위한 시도를 서둘러 내놓았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주요 2개국(G2) 간 갈등은 애초 시장의 예상과 달리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미국이 공세적인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방어하는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결국 헤게모니 다툼으로 봐야 할 문제다. 미국이 단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을 옥죄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게 기존의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틀을 버리고, 공정한 시장경제의 룰을 따를 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양보안은 미국의 강경한 요구사항에 비해 작아 보인다. 현 국면에서 양국의 관계가 급진전되거나 중국 경제가 난국을 타개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미 간 금리차보다 증시의 환율 영향이 커

오랫동안 신흥국으로 분류된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그것보다 높은 것이 일상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의 기준금리도 구조적으로 낮아졌고, 현재는 미국보다 낮아졌다. 양국의 기준금리 역전은 전례가 있는데, 이 차이는 생각보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000년과 2006년을 전후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의 그것보다 높아진 시기를 돌이켜 보면, 기준금리 역전이 확대되는 기간이 아니라 오히려 양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해소되는 시점에 환율이 급등한 바 있다. 그리고 과거의 기준금리 역전은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서라기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해소됐다.

그렇다면 미국은 언제 금리를 인하했을까. 과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촉발한 것은 미국 증시의 약세장 진입이었다. 2001년에는 IT버블 붕괴가, 2007년에는 주택시장이 단초가 돼 심리가 급속히 악화되며 주식시장 하락과 직결됐다. 미국 증시의 하락과 달러화의 상승은 상관관계가 높았다. 미국 증시의 약세장 전환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해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커진 미국 증시가 다시 회복력을 보이며 강세장을 연장할지, 조정 국면을 거친 후 결국 약세장으로 전환할지는 달러화 환율에도 대단히 중요한 변수인 것이다.

※ 필자는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에서 환율 전문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고 있다.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단순한 외환시장 분석과 전망에 그치지 않고 회계적 지식과 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환위험 관리 컨설팅도 다수 수행했다. 파생금융상품 거래 기업의 헤지회계 적용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다.

- 백석현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외환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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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8호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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