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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얼마나 오를까] 올해 1번 더, 내년 4번 인상?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파월 연준 의장, 미국 경제에 자신감...금융 시장 불안, 경기 둔화 우려에 신중론도 나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1월 15일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경제는 좋은 모습(shape)”이라고 평가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는 12월 18~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다. 금융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올릴지 눈과 귀를 모으고 있다. 만약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올해만 4번째 인상이다. 연준은 올 들어 3월과 6월, 9월에 각각 0.25%씩 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1.25~1.50%이었던 기준금리는 현재 2.00~2.25%이다. 지난 11월 8일(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설이 제기됐지만 동결했다. 이날 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한 사안이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12월로 예고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FOMC 회의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은 11월 기준금리 동결 후 발표한 성명에서 “위원회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노동시장 호조, 물가상승 목표 등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연준은 지금과 같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미래의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최선책이라는 입장이다.

연준 위원들, 금리 인상 신중론 제기


이런 가운데 최근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발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신중론에 불을 지핀 인물은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다. 그는 최근 CNBC에 출연해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일부 증거가 있다”며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깝고 내년 물가 압력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11월 17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완만한 물가 상승 전망을 고려하면 12월 정책금리 인상이 올바른 움직임인지 확신할 수없다”며 “금리 인상 여부는 앞으로 몇 주 간 지표를 더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둘기파적 발언 영향으로 12월 연방기금선물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11월 들어 처음으로 70% 아래(65.6%)로 내려갔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듯 채권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1월 16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떨어져 3.0647%에 거래를 마쳤다. 모건스탠리는 “클라리다 부의장 등의 발언을 종합하면 미묘한 어조 변화가 감지된다”면서 “연준이 정책 결정에 경제 상황을 더욱 많이 고려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신중론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고용과 경제지표가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2018년 7~9월 3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로 3.5% 증가하는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다. 둔화되긴 했지만 6월 이후 5개월 연속 산업생산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실업률은 3.7%로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3.1%, 3분기 고용비용은 3.1% 증가하는 등 미국의 고용시장은 97개월 연속 성장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는 여전히 잠재성장률 이상 성장하는 만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위원 중 12월 기준금리 결정권을 가진 위원들의 성향에 변화가 없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FOMC 성명서를 보면 연초 강한 증가세를 보인다고 판단했던 미국 기업 고정 투자가 9월 성명서 때보다 다소 완만해졌다고 하향 수정했지만, 경제동향은 9월에 이어 강한 경기확장세라는 평가를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전히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11월 15일 텍사스주 휴스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경제는 좋은 모습(shape)”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매우 강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바클레이스·BoA메리린치 등은 모두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 중 절반 이상은 내년 미국이 기준금리를 3~4회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올해 12월 금리를 현재 2.00~2.25%에서 2.25~2.50%로 올린 후 내년에 추가로 4번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단 기준으로 3.5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최근 설문 결과, 투자은행 16곳 중 5곳은 내년 4회 인상을 점쳤다. 3회 인상을 점친 투자은행도 4곳이나 됐다. 1회와 2회 인상을 전망한 투자은행은 각각 1곳, 6곳이었다.

내년 美 경제성장률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 중간선거 이후 정책교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 본격화 등 정정불안 우려가 확산될 소지가 있어서다. 여기에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방침을 유지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감면과 재정지출 확대 효과가 사라지면서 경제 성장 속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크다.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빠듯한 재정 상태와 경기 부양책 효과 감소 등에 따라 내년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를 기록, 2분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가 2.5%, 2.2%로 2%대를 유지하다가 하반기에는 1%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담겼다.

1461호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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