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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의 김수헌·이재홍 저자] 생초보자를 위한 쉬운 회계 입문서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회계 처리 기본 원리부터 내포된 의미까지 한 권에...실제 기업 사례 풍부하게 담아

▎저자인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왼쪽)와 이재홍 삼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사진:전민규 기자
초보자를 위해 그야말로 작정하고 썼다. 그랬더니 초반부터 독자들 반응이 심상찮다. 최근 출간된 회계 입문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와 그 공저자,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와 이재홍 삼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얘기다. 지난 11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글로벌모니터 사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회계를 전문적으로 다룰 일이 없던 일반 직장인·개인 투자자·취업 준비생 모두 회계를 모르면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이들 입장에선 어렵게만 느껴지는 회계 처리의 기본 원리부터 과정·결과까지를 풍부한 실제 사례, 직접 고안한 각종 그림 등을 통해 (책으로) 최대한 쉽게 설명해내려 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는 중앙일보·이데일리 등에서 취재를 하고 산업·증권부장까지 거친 베테랑 기자 출신이다. 기업의 검은 뒷거래를 파헤친 여러 건의 특종으로 한국기자협회 기자상을 받은 바 있다. 2012년 국내 유일의 글로벌 경제 분석 전문매체 글로벌 모니터를 설립한 후 대표를 맡으면서 본지와 여타 다양한 매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싣고 있다. 이 회계사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KEB하나은행 기업컨설팅센터를 거쳐 삼덕회계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100여 기업의 회계감사인으로 활동하는 한편 50여 기업의 실사와 기업가치 평가를 진행, 현장 감각과 전문성을 착실히 다졌다. 두 사람은 전작 [이것이 실전회계다]를 2016년 같이 펴내면서 인연을 맺었다.

전작 '이것이 실전회계다'보다 기초적인 내용

이들은 2년 만에 새 책으로 돌아오면서 ‘어떻게 하면 전작보다도 더 쉽게 회계의 모든 것을 풀어서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심했다. 전작 역시 이번 신작처럼 회계 입문서였지만 타깃은 회계 공부를 조금은 해본, 중·고급의 관련 지식 습득을 목표로 하는 독자였다. “전작에서도 생생한 기업 사례 등 지금껏 시중에 없던 내용들로 지분법 같은 어려운 얘기를 풀어내서 호평은 받았지만, 조금만 더 기초적인 회계 입문서를 써주지 않겠느냐는 문의가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죠. 마침 4월부터 ‘삼일아카데미’에서 일반 직장인 대상의 기초회계반 강사로 일하며 만들었던 강의안을 보강해 새로 책으로 엮게 된 겁니다.” 김 대표의 말이다.

언론인 특유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달력, 그리고 현직 회계사가 경력을 통해 체득한 통찰력. 여기에 전작에서 호흡을 맞춰본 두 사람 간의 팀워크까지 더해져 내심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출판사(어바웃어북)로부터 전작보다도 독자들의 초기 반응이 좋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책을 펼치면 곳곳에서 예시로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이노베이션·호텔신라와 같은 국내 실제 상장사의 손익계산서가 거의 그대로 등장하면서 독자에게 친숙함을 자아낸다. “일부러 그렇게 썼죠. 가상의 기업들로 숫자를 만들어서 보여줘도 나쁘지 않지만 그건 정말 ‘공부’로 느껴지니까 머리엔 잘 안 들어오잖아요.”

뉴스로 많이 접해본 기업들의 얘기에서 기초 회계 지식을 자연스레 쌓을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는 얘기다. 예컨대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 다수는 증권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과거보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 하지만 이면에서는 이들 기업이 연구·개발비를 불투명하게 회계 처리하면서 개선이 시급한 문제로 널리 회자됐다. 이 책은 이런 기업들이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문제인지 재무제표와 해설을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준다. 독자로서는 뉴스의 생생한 현장에 발을 내디뎠다는 느낌과 함께, 암호처럼 어렵게만 보이던 재무제표를 조금씩 ‘해독’한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다.

저자들이 생각하는, ‘회계를 모르고 일해선 안 되는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망설임 없이 설명했다. “복잡한 세상살이에서, 예를 들면 부동산처럼 기초 지식 습득을 꼭 필요로 하는 분야가 된 거죠. 초저금리 시대엔 재테크를 해야 목돈을 모을 수 있는데, 회계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재테크 상품을 들여다보고 전문가 상담에 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임하는 건 천지차이의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 자영업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가게의 손익계산서를 만들고 볼 줄 알아야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해지니까요. 동네 치킨집 사장님이 ‘나는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번다’고 막연히 생각한다고 해서 그 계산이 정확하다 볼 수 있을까요? 매장 운영비, 치킨 제조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재고 처리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더 정확하게 손익을 따져봐야 다음에 설비를 새로 들인다든지, 직원을 더 뽑는다든지 변수가 생기더라도 손해 보는 일이 안 생길 겁니다.”

이 회계사도 “보통 회계를 잘 모르면 현금 흐름에 대해서도 어두운 경우가 많아 주먹구구로 계산하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회계를 기업의 재무부서, 금융사의 회계부서나 다루는 분야가 아닌 기초 소양을 갖춰야 할 생활경제 분야로서 사람들이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회계 공부를 체질적으로 어렵게 느끼는 초보자일수록 다음과 같이 접근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자격증 시험을 치를 때처럼 너무 전문적으로 공부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재무제표를 어떻게 이해하고 읽어낼 수 있느냐’는 거죠. 회계가 처리되는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재무제표를) 읽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게 됩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수학을 공부할 때 구구단은 외워야 지장이 없듯이, 재무제표를 읽을 때도 이 책에 나온 ‘자산=자본+부채’와 같은 항등식이나 ‘비용은 왼쪽에, 수익은 오른쪽에 기입’과 같은 규칙에 먼저 숙달하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그 다음 책에 나온 대로 차근차근 익히다 보면 어느새 회계에 대한 두려움이 극복돼 있을 겁니다.”

책 해설 영상 만들어 유튜브에 올릴 예정

설명대로 두 사람은 이 책에서 회계 처리의 기본 원리를 풀이해주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재무제표에 나온 숫자들이 어떤 회계 처리 과정을 통해 나타났는지를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만 그게 최종적으로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재무제표의 감가상각비 기입을 다시 예로 들었다. “기업이 보유한 설비의 값어치가 해마다 줄어든다고 보고 이를 비용으로 반영한 것. 이런 정의(定義)만으로 감가상각비 개념을 이해해도 크게 무리는 없겠지만 대체 어떤 식으로 회계 처리가 돼서 재무제표에 숫자로 나타났느냐, 어떤 반영 과정을 거쳤느냐. 그런 이해가 뒷받침된다면 숫자를 보더라도 그게 뭘 의미하는지 더 확실히 알 수 있죠. 우리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미한 각종 그림을 책에 삽입해 독자들이 보다 간단히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책을 기반으로 한층 왕성하게 지식 공유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책에 대한 별도의 해설 영상 제작도 준비 중이다. 15~20분 길이로 스무 편 이상의 영상을 만들어 이르면 12월 초순부터 ‘유튜브’에 올릴 예정이다. 김 대표는 “보다 많은 사회인이 회계 분야에 통달할 수 있도록 가진 지식을 최대한 공유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 회계사 역시 “회계사로서 ‘이것만은 사람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부분에 대한 전달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며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질수록 회계 정보가 더 투명해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계속되는 기업들의 고의적 분식회계도 많이 사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1461호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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