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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주식 증여, 이혼 재산분할 영향은] 증여 전 지분율로 재산분할 청구 가능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배우자, 고의적 재산 감소 입증해야…특유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 불포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1월 23일 친족들에게 SK㈜ 주식 329만주(4.68%)를 증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조원에 달한다. 주식을 받게 되는 수증자는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166만주)을 비롯해 사촌 형인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49만6808주),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그 가족(83만주)이다. 이번 지분 증여 결정에 대해 SK그룹은 “최 회장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타계로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힘을 보태준 친족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주식 증여로 관심이 쏠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최 회장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다. 두 사람은 현재 이혼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그렇다면 주식 증여로 최 회장의 재산이 줄어든 만큼 두 사람의 이혼 후 노 관장의 재산분할 금액에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면 노 관장의 재산분할 금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최 회장의 명의의 주식 증여는 원칙적으로 이혼재산분할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주식 증여 전의 지분율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이혼 때 재산분할 대상은 혼인 기간 동안 공동으로 노력해 형성한 재산으로, 공동명의 또는 각자명의의 재산 모두 이혼소송 시작 시점부터 종결 때까지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때문에 이혼 소송 중에 친촉에게 증여한 것에 대해 배우자 측에서 충분히 문제를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단, 노 관장이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입장을 취하기 위해서는 최 회장이 이혼 소송 중에 왜 주식 증여를 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을 해야 한다. 만약 재산분할에 대비해 재산을 고의적으로 줄였다고 생각한다면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산분할 범위는 혼인 기간 인정에 따라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이혼법률상 혼인생활 기간 15년 이상을 한 가정주부일 경우 자녀 양육 등을 노동으로 인정받아 50%의 재산을 확보할 수 있다. 맞벌이인 경우에는 그 이상이 된다. 재산분할은 혼인 후 함께 일군 재산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결혼 전에 형성된 재산이나 결혼 후 한 쪽 부모로부터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특유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7년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배우자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의 이혼소송에서 이 사장 재산의 절반인 1조2000억원대 재산분할을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삼성SDS 주식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으로 판단해 86억원의 재산분할을 청구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임 전 고문이 삼성물산과 삼성SDS 지분가치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노 관장도 최 회장의 특유재산에 대해서는 재산분할 청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도 이 사장과 마찬가지로 재산 90% 이상을 주식 형태로 갖고 있다. 주식도 선친인 고 최종현 회장에게 상속받은 것이 대부분이다. 1998년 최 회장은 1360억원가량의 회사 주식을 부친에게 상속받으면서 73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그러나 외도로 혼외자식을 둔 최 회장에게 이혼의 귀책사유가 있는 만큼 재산분할 과정에서 최 회장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무본 하창진 변호사는 “우리나라 현행법에서 정하는 이혼 시 재산분할 비율은 귀책사유가 있는 배우자가 형성된 재산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다”며 “결국 최 회장이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 입증하느냐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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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2호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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