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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톱10 종목 변화 살펴보니] 현대모비스·KB금융 탈락, 셀트리온·SK텔레콤 진입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줄곧 1·2위 자리 유지… 내년 조선·자동차·유통 실적 개선 가능성

지난 11월 22일 현대차 시가총액은 2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 초 32조원대에서 38% 급감했다. 주가도 9년 만에 10만원대 밑으로 주저앉았다. 결국 지난 1월 시가총액 4위였던 현대차는 9위권으로 밀렸다. 현대차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 영향이 크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급감한 288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의 현대·기아차의 엔진 결함 리콜 관련 검찰조사와 중국에서의 수요 급감 우려도 현대차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을 현대차 홍보대사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다시 시총 7위로 올랐지만 여전히 대내외 리스크로 주가 반등 전망이 밝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27일 기준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 가운데 셀트리온과 SK텔레콤이 올 들어 10위권에 진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코스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도 5세대 이동통신 등의 호재 덕에 주가가 상승했다. 화학주의 약진도 눈에 띈다. LG화학은 연초 6위에서 현재 4위로 올라왔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올랐다. 이에 반해 현대모비스·KB금융 등은 10위권에서 이탈했다. 올 초 7위였던 KB금융의 시가총액은 현재까지 23% 하락해 11위로 떨어졌다. 10위였던 현대모비스는 19위로 밀렸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2% 줄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초 이후 현재까지 순위변동 없이 시총 1, 2위 자리를 지켰다.

코스닥 10위권 종목 모두 순위 바뀌어


코스닥도 움직임이 많았다. 올 초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옮겨가면서 그 자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차지했다. 2위는 신라젠으로 지난 1월 초 3위에서 한 계단 올랐다. 3위는 문화콘텐트 기업인 CJ ENM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코스닥 시총 10위권에 있었던 로엔·티슈진·셀트리온제약 등 3곳은 10위권 밖으로 빠졌다. 대신 에이치엘비(현재 시총 5위)와 스튜디오드래곤(8위), 코오롱티슈진(9위)이 새롭게 10위권으로 입성했다. 코스닥 10위권에 있는 종목들은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순위가 바뀌었다. 이 같은 순위 변동은 미국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에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은 탓이다.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기업의 ‘어닝 쇼크’가 더해졌다. 현대차는 물론 네이버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3977억원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4분기 연속 감소세다. 포스코도 업황 부진과 인건비 부담에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바이오와 화학업종이 상위 종목으로 올랐고,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은 순위권에서 미끄러졌다.

코스닥에서는 순위가 바뀌어도 대부분 바이오 업종이 주름잡았다.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해 신라젠·에이치엘비·바이로메드·메디톡스·코오롱티슈진 등 6개 기업이 모두 바이오 기업이다. 바이오는 실적에 크게 상관없이 미래 성장 사업 분야에서 기술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약진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 결론을 내리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지난 11월 5일 유한양행에 이어 코오롱생명과학과 인트론바이오도 수천억원대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투자심리에 호재로 작용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번 증선위 결정은 제약·바이오섹터의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피에서는 여전히 대형주 위주의 매수가 많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같은 대형주은 완만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중소형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르면서 시장에서의 주가 눈높이가 낮아지면서다. 때문에 투자 매매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시장 분위기에서도 기관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 기관은 코스닥 순매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21일까지 기관 투자자가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6852억원)였다. 뒤를 이어 셀트리온 (5185억원)·SK이노베이션 (1726억원) 등 순이었다. 대형주 선호 현상은 개인투자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셀트리온·아모레퍼시픽 등이었다. 외국인은 10월부터 코스피에서 4조원 넘게 사들였다.

코스피 대형주로 매기가 쏠리면서 코스닥시장은 기관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코스닥에서는 10월 31일부터 기관투자자가 1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기관이 2016년 12월~2017년 1월 22거래일 연속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인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이 기간 중 기관 순매도 금액은 1조2000억원이 넘는다. 기관이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판 종목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18거래일 간 1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신라젠·에이치엘비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좋을 땐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상승률이 높을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은 급락장에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으로 중소형주의 낙폭이 과대해진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내년에 조선과 정유, 자동차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조선·정유는 유가 상승세, 자동차는 실적 기저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코스피 전망 및 전략’ 보고서에서 “유가 민감도가 높은 정유·조선이 성장률 기여도 상위권에 포진해 있고, 자동차와 유틸리티, 유통 등은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업종군”이라고 예상했다.

1462호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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