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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안 팔린 차] 가격·연비 경쟁력 떨어진 인피니티 고전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BMW는 화재 사건 후 판매량 급감…한국GM의 이쿼녹스도 낙제점 받아

▎BMW 520d / 사진:각 사 제공
2018년 수입차 업체들은 대부분 평작 이상의 수확을 올렸다. 하지만 모두 웃은 것은 아니다. 사건·사고로 홍역을 치른 브랜드가 있고,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해 판매 부진의 늪에 빠진 업체도 있다. 올해 판매 부진을 겪은 업체로는 BMW를 꼽을 수 있다. 화재 사건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며 주요 모델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중에서도 역시나 안 팔린 모델이 있다. BMW 320d다. 이 차는 1월부터 5월까지 2975대를 팔았다. 6월 이슈가 터지자 판매가 8대로 급감한다. 7월엔 1대, 8월엔 단 한 대도 못 팔았다.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한 520d 판매도 급감했다. 520d는 6월까지 월 평균 1000대 이상 팔린 모델이다. 7월 523대로 줄더니 8월엔 107대로 판매가 급락했다. 8월에만 BMW의 판매가 40% 줄었다. 연말 들어 320d와 520d의 판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BMW 측은 판매·마케팅보다는 연말에 나올 민관합동 조사단의 발표에 촉각을 모으고 있다. 화재 원인 분석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 2019년 한 해 내내 고전할 수 있어서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도 올해 예상외로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간 판매량이 1908대로 떨어졌다. 지난해보다 22.2% 줄어든 수치다. 9개 라인업 가운데 10대도 못 판 모델만 3개다. 야심차게 들여 온 중형 세단 Q50S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시장 반응이 차가웠다. 연간 판매량은 335대다. 힘이 좋은 고급 세단이고 요즘 뜨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하지만 5710만원이란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같은 가격의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독일 프리미엄 가솔린 세단에 비해 매력이 떨어졌다. 하이브리드 SUV인 QX60도 외면 받은 모델이다. 한 해 동안 5대만 팔렸다. SUV 전성 시대에 출시한 7인승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이란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6900만원이란 가격과 비포장 도로에서의 불편한 시승감, 그리고 10km/L 대의 하이브리드 답지 않은 낮은 연비가 단점이었다. 한국엔 너무나 다양한 5인 가족을 위한 SUV가 경쟁 중이다. 이 점을 못 읽은 점이 패인이다.


▎쉐보레 이쿼녹스 / 사진:각 사 제공
한국GM의 쉐보레 모델도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한국GM 사태와 맞물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SUV 시장을 노리고 들여온 이쿼녹스의 판매 부진이 아프다. 한달 1000대 판매를 목표했던 이쿼녹스는 6개월 간 1292대 판매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미국 베스트셀링 자동차가 한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원인으론 가격과 한국형 옵션의 부재가 꼽힌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4000만원짜리 차인데 실내가 고급스럽지 않고, 엔진이 저래서 어떡하냐는 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현대차에도 아픈 구석이 있다. 비인기 차종이 좀 된다. 벨로스터·i30·맥스크루즈, 왜건인 i40 등이다. 전략적으로 개발한 모델이라 한국 자동차시장에선 역시나 안 팔리고 있다. 르노삼성 클리오도 아쉬운 모델이다. 5월에 출시 이후 첫 2개월 동안 월 평균 신차 등록대 수 437대를 기록했다. 신차 효과가 무색하리만큼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1465호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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