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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추락한 반도체 주식 눈여겨볼 필요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로 주가 과도하게 떨어져… 반등 염두에 둘 만

많은 기관이 올해 주가가 좋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수긍이 가는 얘기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다. 미국의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은 2% 중반에 머물 걸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는 더하다. 시간이 갈수록 나빠져 이제는 2%대 초반까지 전망이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준은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금융시장 약세를 감안한 결과다. 그래도 금리 인상이 멈추지 않는 건 미국에서 인플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럽이 금리 인상에 나설 걸로 보인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끝낸 후 금리를 올렸던 사례에 비춰 볼 때 유럽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도 유동성 공급을 위해 풀었던 자금을 회수하는 데 나설 것이므로 더 이상 낮은 금리와 유동성을 기대하긴 힘들게 됐다.

경제 상황 나쁘지만 코스피 1800선은 지킬 듯

정말 약세 전망이 맞을까? 2018년 종합주가지수 최고치가 2598이었다. 2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0월에 한 때 2000을 밑돌 정도까지 내려왔다. 이런 흐름을 통해 약세 요인이 시장에 흡수됐다. 올해 가장 중요한 지수대는 1800이다. 주가가 이 선 밑으로 내려가느냐 아니냐에 따라 시장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1800은 2011~2016년까지 5년 반 동안 이어진 박스권의 저점이다. 박스권 기간 동안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됐으며, 2016년에 국내외 경기 모두가 둔화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35조원을 넘지 못했고 심지어 2014~2016년에는 이익이 줄어들기까지 했다. 그래도 주가는 1800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상당한 지지력을 가지고 있는 지수대임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1800이 뚫리는 일은 없을 걸로 보인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었기 때문에 올해 이익이 어지간히 줄더라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2%를 밑돌거나 주요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가능성이 크진 않다. 주가가 1800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미 하락의 4분의 3이 진행된 셈이 된다. 선제적인 반응이 있었던 만큼 추가 하락할 공간이 넓지 않다.

시장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미국 경기가 예상외로 나빠지는 경우다. 시장을 끌고온 축이 무너져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2017년 말 시행한 재정효과가 사라지는 상황이어서 특히 신경이 쓰인다. 미국 경제가 시장이 우려하는 만큼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재정 투입 효과가 사라진 부분은 가계 소비에 의해 메워질 걸로 보인다. 실업률이 3.7%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 임금이 오르고 있다. 고용과 임금이 경기 후행지표인 걸 감안하면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미국 경제는 민간 수요에 의해 2% 이상 성장하고 있다. 그 수치만으로도 잠재성장률보다 높다. 재정 자극이 없더라도 일정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는 게 가능해, 미국 경제 둔화가 주가를 심하게 끌어내리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성장 둔화는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경기 논쟁이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당분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그 영향으로 내수가 위축돼 성장이 타격을 입었다. 올해는 상황이 반대다. 이 논쟁 덕분에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 성장률이 1% 중반까지 밀려도 시장이 수긍할 정도여서 국내 경제가 어지간히 둔화되지 않는 한 경제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17년에 중국 정부가 부채 문제에 대한 대응을 시작했다. 그 때문에 2년 넘게 경제가 좋지 않았지만 정책 대응 능력은 향상됐다. 외환보유액 수준까지 감안할 때 중국은 여전히 안전지대에 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조금씩 약해질 것이다. 올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나는 반면 유럽의 인상은 시작하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 예상된다. 효과는 미국의 금리 인상 마무리가 훨씬 클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금리 인상에 반응하기 시작한 건 금리를 7번 올린 후부터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아직은 악영향이 나타날 때가 아니다.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 상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하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비슷해진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극단적으로 벌어지게 되는 셈인데, 과거 주식시장은 이 현상이 벌어진 후부터 주가가 떨어졌다. 이번에는 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이 고점 대비 20% 하락하는 등 금리에 대한 반응이 과거보다 빨리 나왔다. 낮은 금리가 이어지면서 금리에 대한 시장의 대응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인데 금리 인상 영향이 분산됐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금리 인상 마무리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가 반대로 올라갈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과거처럼 주가가 금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걸로 전망된다.

박스권 장세 예상되지만 대형주 위주로 매매해야


올해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영향력이 약하긴 해도 경기 둔화와 유동성 축소 등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게 맞다.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들이다. 상반기에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이 한 번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 때 박스권의 상단이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있을 텐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나는 게 상승 재료 역할을 할 것이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여러 이유로 가격이 하락한 종목이 최상이다. 경기 둔화 국면에도 이익을 유지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실력 있는 기업을 찾게 된다. 그런 면에서 반도체 주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경기가 꺾였다는 신호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그 가능성만으로도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했다. 2000년 이후 반도체 경기 둔화 모습은 이전과 다르다. 공급자가 줄어든 덕분에 요란하게 하락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 기존에 주가가 떨어진 부분을 감안할 때 반도체 주가 추가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다. 반등을 염두에 두고 매매전략을 짜는 게 좋다. 실적이 괜찮은 데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은행도 나쁘지 않다. 올해는 시장 전체가 실적이 좋지 않을 걸로 보여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것만으로도 주목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주식 역시 반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바닥에 대한 주가 반응이 지난해 11월에 끝났다. 이제는 실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어떤 주식도 한 번에 큰 수익을 내기 힘들다. 한 해 내내 단기 매매를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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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7호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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