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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프로의 환율 돋보기 | 한국인이 관심 가질 주요 통화의 2019년 기상도] 주요 7개 통화, 원화 대비 강세 전망 

 

백석현 신한은행 애널리스트
달러화 보합, 엔화 강보합, 유로화 강세 예상 … 미·중 무역전쟁, 미 금리 인상, 국제유가 등이 변수

해외 주식이나 채권·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외환 자체에만 투자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 편이다. 리스크가 큰 데 비해, 기대 수익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안전자산을 일부 편입해 장기 보유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단기 시세차익을 꾀하는 경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워낙 많고 불확실성이 커서, 개인이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기 어렵다. 외화에 대한 실수요가 있는지, 여유자금을 투자하는 것인지에 따라 대응도 다를 수 있다. 다만, 실수요 입장에서는 환율에 대한 전망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인이 관심 많은 주요 7개 통화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살펴봤다.

관심 통화 선별 기준은 필자가 실수요 목적의 문의를 많이 받는 통화들이다. 통화별로 시장에 형성된 전망을 토대로 분석했다. 시장에 형성된 전망은 블룸버그에서 조회(12월 24일 현재)되는 주요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전망치의 중간값을 기준으로 삼았다. 달러화 이외에는 원화 기준의 환율 전망이 별도 집계되지 않으므로 편의상 재정환율을 직접 산출했다. 재정 환율은 엔·원 환율, 유로·원 환율과 같이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는 통화에 대한 환율을 계산할 때, 달러·원 환율과 국제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는 달러·엔 환율 또는 유로·달러 환율을 이용해 산출한 환율이다. 방향성 컨센서스 표시는 환율 전망치를 기준으로 약세·약보합·보합·강보합·강세 5단계로 구분했다.

달러화 | 경제 좋아져도 달러, 나빠져도 달러: 시장에 형성된 올해 달러화 전망은 지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달러화의 지난해 하반기 평균 환율은 1125원이다. 올해 말 전망의 중간 값은 1128원이다. 전망치 중간값만 보면 사실상 방향성이 없다. 그러나 내용은 다소 다르다. 지난해 달러화 강세의 견인차였던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올해에는 약화될 전망이지만, 이를 대신해 미·중 무역 분쟁 지속과 세계 경제 및 한국 경제 둔화 등의 부정적 여건들이 달러화 가치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두 달 전만 해도 올해 ‘상고하저’ 전망이 많았지만, 지난해 연말에 가까워지며 하반기 전망치가 상승하는 추세였다. 최근 달러화 전망이 상승한 것은 세계 경제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지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전 세계에 누적된 과도한 부채 및 높아진 금융자산 가격이 비관론을 자극하면서 시장 불안 때 선호되는 달러화의 안전자산 특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지난 글로벌 경제 성장기에 인식하지 못했던 취약한 부문들이 경기 둔화를 계기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 역시 추가적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의 화두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갈등은 상호 관세 부과에 의한 대결이 완화되더라도 결국 패권 경쟁과 결부되어 있다. 대립의 접점이 달라질 뿐 전방위적 힘겨루기 양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세계 경제에도 부담이 되어, 달러화 가치를 지지할 전망이다. 한국의 수출 성장을 견인했던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모멘텀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부진한 내수와 함께 원화자산의 상대적인 매력도를 감소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시장 여건도 달러화 강세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에 목격한 주식시장 조정과 미국 회사채 시장 불안 등 자산시장 가격의 조정이 올해에도 지속되거나 심화되며 달러화 선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리스크가 있다면 미국 재무부가 반기마다(4월·10월) 발표하는 환율보고서다. 이 보고서가 기존과 다른 판단 기준을 적용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달러화 약세 및 위안화 강세 방향으로의 급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달러·원 환율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미국 경제가 당장 경기 침체에 직면한 것이 아님에도 시장의 전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었다는 자성론이 제기되면서 원화 등 신흥국 통화가 반등하고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혹시 일각에서 제기하는 금융위기설이 현실화되면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각각 최고 1995원, 1597원)만큼 환율이 치솟을까. 일단, 현재 형성된 전망 수준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금융위기 가능성이 주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지금 우리가 체감하는 경제 현실과 우려하는 위기의 형태는 금융보다는 실물 경제에서, 급성보다는 만성적인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외환위기 당시에는 환율이 지금과 같은 자유변동환율제도가 아니었기에, 둑이 터지듯 충격이 일시에 반영되며 환율 움직임이 극대화됐다. 글로벌 금융 위기는 금융시스템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추는 방향으로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위기가 현실화 되더라도 달러 환율에 대한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

엔화 | 미국과의 협상서 엔저 지키기에 총력: 엔화 전망은 소폭 상승하는 방향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 엔화의 평균 환율은 1003원(이후 100엔당)이었다. 올해 말 전망의 중간값은 1035원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꾸준히 상승하는 방향이다. 일본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세계 경제 여건 및 금융 여건이 원화 대비 엔화 가치 상승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에 근간한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의 둔화 전망, 미·중 갈등의 부정적 여파, 금융시장의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 때문이다. 다만 1030원대에 형성된 올해 말의 전망은 2012년 하반기 이후 장기간 지속된 엔화 약세 기조에 큰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올해 일본엔 3가지 주요 이벤트가 있다. 1월부터 미국과 양자 간 물품무역협정(TAG; Trade Agreement on Goods)이 시작되고, 7월에는 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10월에는 소비세가 현재의 8%에서 10%로 인상될 예정이다. 먼저 TAG는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측은 서비스 분야를 포함한 포괄적 협상을 원하고 있다. 무역 협상에서 트럼프 정부의 공세적인 모습을 보면, 일본은 방어적인 입장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임할 것이다.

미국이 한국과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환율 문제를 거론했듯, 무역 문제와 환율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환율이 시장 변수로서 특이한 점은 외교와 힘의 논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국가의 압박으로 주가나 금리가 움직였다는 소식은 듣기 어렵지만 환율은 가능한 일이다. 특히, 일본중앙은행의 양적·질적완화 정책은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 정책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현재와 같은 미국의 묵인이 없다면 일본의 정책적인 엔화 약세 유도는 생명을 다 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도 엔화의 강세나 약세가 강하게 나타난 시기에는 미국의 압박이나 묵인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따라서 일본은 TAG 협상에서 무역 문제와 환율 문제를 분리한 현재의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2012년 아베 총리의 재집권과 함께 시작된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 부활에 미친 기여도를 감안하면, 일본에게 엔화 약세만큼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보루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는 일본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단기적으로 엔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참의원 선거는 엔화 방향에 강력한 변수는 아니지만 아베 총리의 입지를 강화하는 결과로 나타나면 엔화 약세를 정책적으로 흔들림 없이 뒷받침할 수 있다. 반대로 야당의 입지가 강화된다면 엔화 약세에 그다지 우호적인 결과는 아닐 것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10월 예정된 소비세 인상(5%→8%)이다. 일본중앙은행이 2014년 10월 양적·질적완화 정책을 전격적으로 확대해 엔화 약세에 박차를 가했던 명분이 바로 소비세 인상에 따른 내수 위축이다. 물론 현재 일본중앙은행 정책 여력상 완화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겠으나 창의적이고 선구적인 정책을 통해 엔화 약세를 유지해온 것을 보면 선제적인 통화정책의 조정 가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유로화 | 신흥국 불안이 유로화 떠받쳐: 유럽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내부에서는 영국의 브렉시트를 둘러싼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부는 내부 지지 기반인 유럽연합(EU) 회의론자 및 중소 상공인을 의식해 향후에도 EU와 분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5월 중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를 계기로 유럽의 포퓰리즘 정치 세력의 기반이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 외부적 여건도 녹록하지 않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의 특성상 중국 및 세계 경제의 둔화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으름장을 놓고 있는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25% 부과 가능성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유로화 전망은 원화에 대해 상승하는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유로화의 평균환율은 1296원이었다. 올해 말 전망의 중간값은 1354원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한다.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이다. 세계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주요국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금융자산의 가격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부채에 허덕이는 신흥국들에게 올해는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는 신흥국 자산과 상관성이 높은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만큼 상대적 유로화 강세가 가능한 것이다.

또 유럽중앙은행이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로화 강세 전망을 뒷받침한다. 향후 유럽중앙은행 총재 관련 하마평도 단기적으로는 유로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임기가 올해 10월에 만료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유력 후보로 회자되면 유로화 강세를 더 자극할 것이다. 또 브렉시트 논란은 그들만의 문제이므로 원화 기준의 유로화 약세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과 유럽 정치 리스크의 부정적 영향이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시각도 유로화 상승 전망의 배경이다.

위안화 | 중국 비관론에도 위안·원 환율은 올라: 위안화 전망의 컨센서스는 보합에 가깝다. 지난해 하반기 위안화의 평균 환율이 164원이었는데, 올해 말 전망의 중간값은 165원이다. 반기말 전망의 중간값이 162원이므로 굳이 방향성을 부여하면 상저하고(上低下高)다.

중국은 2016년부터 주력하고 있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 축소) 정책의 여파로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전망(2018년 10월)에서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6.6%(2018년)에서 6.2%(2019년)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거시경제 둔화에 대응해 디레버리징 정책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지급준비율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병행할 전망이다. 이는 위안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둔화 추세와 미국의 공격적인 견제가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IMF는 2017년에 5.2%(2017년)였던 글로벌 교역량 증가율이 2018년 4.2%(추정)로 둔화된 데 이어, 2019년에도 4.0%로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미국의 견제는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 중국의 매력을 낮췄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의 수출기업들까지 중국 이외의 국가로 생산기지 이전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화웨이·푸젠진화 등 중국의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도 매섭다.

그렇다고 위안화에 부정적인 면만 볼 필요는 없다. 중국 정부가 부채 리스크를 의식하겠지만, 적절한 시점에는 막대한 자본을 토대로 대규모 세금 감면 또는 인프라 투자 촉진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성장률을 방어할 수 있다. 이는 시장의 심리를 호전시켜 위안화 약세 압력을 누그러뜨릴 것이다. 또 미국 재무부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기존과 다른 판단 기준을 적용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도 위안화에 강세 압력을 가하는 변수가 될 것이다.

원화에는 어떨까. 2016년 초 외환시장의 위안화 약세 베팅이 극에 달해 조지 소로스가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는 소식이 회자될 당시, 중국 당국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세력을 향해 강력한 자본 규제 등으로 중국 당국의 힘을 보여주며 철퇴를 가했다. 그러자 시장의 시선은 원화로 쏠렸다. 유력한 해외 언론들이 ‘중국 비관론에 베팅하고 싶지만, 중국 당국에 막힌다면 원화 약세에 베팅하라’는 논지의 기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위안·원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장중 190원)로 치솟았다. 당시 원·달러 환율도 1245원까지 급등했다.

한국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요한 축으로서 중국의 경제에 민감한 경제 구조다. 결국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및 위안화 약세와 관련된 뉴스가 시장을 달군다면 원화 약세 또한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비관론이 고조되는 경우에도 위안·원 환율에서는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파운드화 | 노딜 브렉시트 여부가 관건: 영국 파운드화 전망은 상승 방향이다. 지난해 하반기 파운드화의 평균 환율은 1457원, 올해 말 전망의 중간값은 1534원이다. 영국과 EU가 결국 브렉시트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현재 과소평가 됐다는 인식이 강한 파운드화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 그러나 영국의 정국 혼란이 그러한 낙관적인 기대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는 진퇴양난에 처했다. 11월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내 의회 비준을 얻어내지 못하고 좌초하며 지난해 말까지 향후 절차와 관계가 미궁에 빠졌다. 합의안이 영국에서 좌초되자 최근 EU에서는 영국의 이탈 시기를 일정기간 지연시키는 방안도 거론된 바 있다. 브렉시트 사전 준비와 추가적인 조정이 가능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 대가로 영국 측에 브렉시트 투표를 재시행이나 노르웨이형 대안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노르웨이는 EU 비회원국이면서 단일 시장에는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 방식 역시 영국 내 강경파 반발이 불가피하고, 브렉시트 재투표도 명분이 부족해 실현 가능성이 작다. 재투표시 잔류 결과가 나올지도 장담할 수 없다. 영국 총리와 지도부로서는 재투표 강행 때 기존과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의 정치적 부담도 의식할 것이다. 결국 EU와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스티(No-deal Brexit)’가 현실화되거나, 메이 총리 사퇴와 함께 조기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EU는 회원국 간 의견조정의 난해함으로 재협상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기 전에는 파운드화 상승이 요원하다. 합의안이 영국 내 의회 비준을 얻어내지 못하면, 시장이 우려하는 ‘합의 없는 EU 이탈(No-deal Brexit)’이 2019년 3월 29일(영국의 EU 이탈 예정 시기) 현실화된다. 지난해 4분기 영국 파운드화의 급락은 시장이 이러한 가능성(합의 없는 이탈)을 크게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지, 단지 브렉시트를 우려한 것은 아니다.

2018년의 기존 합의안에 담긴 내용이 방증하듯, 무역 관계와 아일랜드 국경문제 등 핵심 현안까지 당장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브렉시트 논란을 극복하고 시장의 전망대로 1500원대로 상승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다만 EU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면, 과소평가 인식이 파운드화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

호주달러화 | 금리 인상 지연에도 원화 대비 상승: 호주 경제는 중국 고성장기의 과실을 오랜 기간 향유해왔다. 호주 경제와 통화가치는 원자재 가격에 민감하다. 호주가 수출하는 주요 산업 원자재가 중국의 생산거점을 거치고 가공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호주는 전통적으로 최고 신용등급의 선진국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었다. 이런 산업구조와 호주의 정책금리 인상 여부는 호주 달러화 가치에도 핵심 변수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중국의 호주산 원자재 수입이 2016년을 고비로 증가세를 보이자 2017년 이후로는 다음 정책 방향이 금리 인상이라는 것을 공공연히 밝혔다. 호주와 주로 비교되는 캐나다가 2017년 이후 꾸준히 금리를 인상한 것도 호주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앞서 2011년 이후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공급 과잉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그리면서 RBA은 2016년까지 금리를 꾸준히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중 호주의 금리 인상 전망을 예상했던 기관들이 최근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2020년 이후로 미루는 양상이다. 미·중 갈등과 중국 경제의 둔화는 호주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중국이 산업구조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공급개혁을 병행하는 것도 호주의 수출 경기와 호주 달러화에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화에 대한 호주 달러 가치는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호주 달러에 대한 투기적 포지션이 2018년 말 매도 방향에 대거 누적돼 있다. 한 마디로, 과잉 매도된 것이다. 이러한 포지션의 쏠림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과정에서 호주 달러가 반등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호주와 한국의 수출 구조 차이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수출이 중간재 중심이지만 호주는 원자재가 중심이다. 한국은 중국의 산업 고도화가 진척돼 중국 기업들의 자급도(自給度)가 높아질수록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산업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는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는다. 2018년 말 현재 원화 대비 호주 달러의 환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가깝다.

캐나다달러화 | 미국 경제, 원유 가격 따라 등락: 캐나다 달러는 호주달러와 자주 비교된다. 양국은 주요 수출품목이 원자재고, 최고 신용등급의 선진국이면서 경제 규모도 비슷하다. 한국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영미권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인들이 이들 통화의 전망을 궁금해 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점도 있다. 지리적 위치로 인해 호주는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반면, 캐나다는 미국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호주 달러와 캐나다 달러 환율이 역사적으로 유사한 수준과 흐름을 유지하다가 2018년 격차가 벌어진 것은 각각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를 대변한 현상이라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2015년 말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캐나다가 미국의 행보에 선진국 중 가장 근접하게 금리 인상을 해온 것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호주와 달리 캐나다는 2017년 50bp(1bp는 0.01%), 2018년 75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주요 수출 원자재도 호주는 원유가 아닌 산업용 원자재 비중이 큰 반면, 캐나다는 원유 수출 비중이 크다. 캐나다는 원유 수출 비중이 커 캐나다 달러화의 가치도 원유 가격에 민감하다. 즉, 원유 가격이 상승(하락)하면 캐나다 달러화 가치도 상승(하락)압력을 받는다. 원유 가격이 2018년 4분기에 급락하면서 WTI 가격은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지만, 2019년에는 다시 60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 존재한다. 2019년 캐나다 달러의 상승을 예상하는 주요 배경이다.

다만, 미국 연준이 통화정책 속도 조절을 시사하고, 미국 경제 둔화 전망으로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감도 최근 급격히 후퇴해 캐나다의 통화정책이 캐나다 달러의 강세를 견인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원유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올해 캐나다 달러화의 반등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 필자는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에서 환율 전문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고 있다.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단순한 외환시장 분석과 전망에 그치지 않고 회계적 지식과 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환위험 관리 컨설팅도 다수 수행했다. 파생금융상품 거래 기업의 헤지회계 적용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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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7호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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