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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매력 높아진 중국 증시 눈여겨봐야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경기 부양대책, 낮은 주가, 위안화 절상 재료... 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에도 관심 가질 만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199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1월 20일 베이징 제2국제공항 건설 현장에서 인부들이 바닥 공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새해 시작과 함께 국내외 주가 모두 오르고 있다. 상승 동력은 반등이다. 직전에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반대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가가 많이 떨어진 지역이나 종목일수록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업황 부진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자동차 주식이 두 달도 안 되는 사이에 40%나 상승했다. 가격이 싸졌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중국 주식시장과 신흥국 자산 시장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좋지 않았던 시장인 만큼 반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3550까지 올랐던 상하이종합지수가 연말에 2500으로 후퇴했다. 11개월 동안 주가가 30% 가까이 떨어진 건데 미·중 무역분쟁이 원인이었다. 중국이 분쟁의 직접 당사자였던 만큼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처음 문제가 불거졌던 2월과 분쟁이 본격화된 6~7월에 주가가 집중 하락한 걸 보면 영향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무역분쟁 말고 다른 요인도 있다. 2016년에 시작한 경제 구조조정 작업의 영향으로 경기가 둔화됐고, 기업부채 증가로 위기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중국 경제 둔화세 이어져


중국 경제는 지금도 여전히 좋지 않다.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 지표가 2016년 7월 이후 처음 기준점 밑으로 내려왔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제조업 PMI 역시 기준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PMI 같은 설문지표가 나빠진 후 실물지표도 하락했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당분간 제조업 부진이 이어질 걸로 전망된다. 성장률도 비슷하다. 지난해 중국은 6.6% 성장했다. 톈안먼 사태 여파로 큰 충격을 입었던 1990년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4분기는 성장률이 6.4%로 내려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와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수출입 전망도 좋지 않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1차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아직은 수출이 분쟁 과정에서 높아진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둔화됐고 유럽연합(EU)과 홍콩 등으로의 수출도 영향을 받고 있다. 무역분쟁의 여파가 수출에만 그치지 않고 내수 둔화를 통해 수입 수요에 영향을 주는 쪽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올해 첫 지준율 인하를 시행했다. 재정 지출과 감세 방안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과거보다 진일보했다. 2016년에도 부양책이 나왔지만 당시는 유동성 공급과 부동산 규제 완화에 집중돼 있었다. 그 때문에 내수 지표가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데 그쳤고 정책 효과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주택 버블과 부동산 업체의 부채가 늘어나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번은 부양책의 내용이 좀 더 다양하다. 일부 기업에 집중됐던 감세가 가계 전체로 확대됐고, 투자 관련 정책도 인프라와 제조업 부문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경기 부양책이 성장률 추세를 바꿀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내수를 부양하는 역할은 할 것이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효과도 기대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크게 절하됐던 위안화가 최근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 한때 달러당 7위안을 바라보던 상황에서 지금은 6.7 위안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7월 말 이후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절상도 가능해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의 봉합과 경기 부양대책, 여기에 위안화 절상이 더해질 경우 중국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좋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1월 초 이후 미국 시장이 7%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상하이 시장은 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하락폭이 컸고 경기 부양 대책 등 하락 원인을 없애기 위한 대책이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래서 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은 선진국 주식시장과 별개로 움직여왔다. 2014년에 상하이와 홍콩에 상장돼 있는 주식을 교차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강통(扈港通) 제도가 도입됐다. 그 영향으로 주가가 5000까지 올랐다가 재료의 영향이 사라지면서 계속 하락해 미·중 무역분쟁 직전 3000까지 떨어졌다. 무역분쟁이 발생하면서 이 선마저 무너져 결국 2500까지 밀렸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이 배 가까이 올랐다. 크게 떨어졌지만 반등은 작았던 것이다.

지난 한 해 중국 시장에서는 나올 수 있는 모든 악재가 다 쏟아져 나왔다. 이를 토대로 주가가 형성돼 지금은 주가가 더 떨어질 여지가 없는 상태까지 몰렸다. 따라서 상황이 조금만 좋아져도 주가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부터 중국 주식시장에는 특징적인 흐름이 존재했다. 주가가 오랜 시간 약하다가 어떤 계기를 만나면 급등하는 형태다. 이런 중국 시장의 특성에 비춰 볼 때도 지금은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후강통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2014년 이후 5년 간 주가가 조정을 거쳤고,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저점을 찾아가는 과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 투자할 때 업종이나 종목 단위로 접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해당 업종이나 종목에 관해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예측도 가능한 상하이 지수 관련 상품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상하이지수 관련 상품이나 ETF로 접근해야

또 다른 투자 대상은 신흥국 채권이다.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다. 매력적인 조건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실제 이익은 나지 않았다. 브라질 국채를 예로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국채 수익률이 10%를 넘는 데다 우리나라와의 협정으로 투자와 관련한 세금이 면제됐지만 이 모든 장점이 헤알화 절하에 묻히고 말았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신흥국 국채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달라졌다. 수익률에 중점을 두던 과거 형태에서 벗어나 지금은 환율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환율을 감안할 때 지금 신흥국 채권 투자는 나쁘지 않다. 당분간 달러 약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 나와 미국으로 이동할 거란 전망이 많았다. 그 영향으로 멕시코·남아공 등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횟수가 줄어 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졌고, 미국 경기마저 약해지자 반대로 달러가 약세로 기울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걸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신흥국 통화 가치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움직였기 때문에 지금은 투자에 적기로 보인다. 가장 일반적인 상품이 브라질 국채다. 지금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9.2% 정도되는데, 수수료 등을 제외하더라도 연 8%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원·헤알 환율이 300원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지금 환율이 그 수준이다.

1470호 (2019.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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