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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3대 대형 이벤트 주목하라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미중 무역협상, 2차 북미 정상회담, 브렉시트 종착점 향해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류허 중국 부총리 (앞줄 오른쪽)를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큰 이슈 3개가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3월 1일에 미중 무역분쟁이 결론이 난다. 다행히 합의에 도달하면 앞으로 오랫 동안 무역분쟁이란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협상 60일 연장설도 나온다. 그렇지 않고 아예 실패할 경우 관세 부과가 다시 시작되는 등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 2월 말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 두 번째 정상회담도 열린다. 1차 정상회담이 만남에 의의를 둔 선언적 행사였다면 2차는 내실있는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앞으로 북미 관계 진전에 시금석이 될 것이다. 마지막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다.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합의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은 긍정적 진척 예상

현재까지 미중 무역협상 진행 상황은 나쁘지 않다. 양국이 공히 긍정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얘기했고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등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상회담이 연기되긴 했지만 성격이 합의가 이루어지고 이를 추인하는 행사인 만큼 날짜가 다시 잡힐 가능성이 크다. 협상은 미국의 요구사항에 대해 중국이 해결점을 제시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중국이 신규 외국인 투자법에 대한 초안을 내놓았다. 다음은 지적재산권 관련 사항인데, 이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최종 타결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지적재산권은 시간상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중국이 들어줘야 할 사안이다. 중국 경제의 규모가 커지는 상태에서 국제적인 룰을 계속 무시하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협상은 양국의 필요를 어느 지점에서 절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그런 점에서 일본과 미국 간 무역분쟁이 왜 1970년대가 아닌 80년대에 일어났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1970년대 일본 경제는 미국에 위협이 되기보다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던 반면 1980년대는 정반대였다. 일본이 모든 면에서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이 되면서 견제가 필요해 이 때부터 무역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 중국 경제는 미국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위협되는 부분보다 크디.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중국의 저가 상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만약 무역분쟁이 해결될 경우 중국 경제가 미국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 될 때까지 새로운 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돼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하루 이틀, 길어야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재료로서 영향력이 사라질 걸로 전망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시장이 분쟁 타결을 전제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 90일 간의 휴전에 들어갈 때 주가가 한 번 상승했고 이후에도 진행 과정에 맞게 주가가 움직였다. 이제는 완전히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새로울 게 없는 상태가 됐다. 이런 제약 요인을 감안해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주식시장에서 관련주보다 차이나 펀드 등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지난해까지 중국은 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경제를 운용해왔다. 급격히 늘어난 부채와 그림자금융 등 위협 요인을 해소해야 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기조가 바뀌었다.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통한 투자 장려에 나서 인프라와 부동산, 제조업 모두에서 투자가 늘고 있다. 1월 29일 10개 부처가 공동으로 내놓은 소비 진작 정책 역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 정책으로 경제에 모멘텀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주가는 낮은 상태다. 무역분쟁을 계기로 상하이 지수가 3000 밑으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 주가가 오르는 동안 중국은 후퇴를 거듭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반전의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시장은 급등락 이후 오랜 시간 저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지금은 충분히 저점에 도달할 만한 시기다. 상하이지수로 만든 차이나 펀드에서 예상외로 높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많지 않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외에 다른 경제협력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경협주가 회담 전후 며칠 간 움직일 수는 있어도 상승폭이 크거나 오랜 시간 오르지는 못할 것이다. 경협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테마다. 무역-건설-금융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트로이카’ 주식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게 1986년이니까 무려 33년이 됐다. 하나의 테마가 이렇게 오랜 시간 지속됐다는 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테마가 힘이 있느냐 없느냐는 테마가 새로우냐 아니냐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한 테마가 30년을 넘었다는 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이미 겪어봤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서해에서 교전이 나거나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에 주가가 단기간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번은 반대다. 악재에 둔감한 만큼 호재에도 둔감할 수밖에 없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관련 주식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가지고 있다면 주식을 매도하는 쪽을 생각해 봐야 한다.

남북 경협주는 매도 타이밍 노릴 때

현재 지역별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곳이 유럽이다. 성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에서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에 전망했던 1.9%에 비해 0.6%포인트가 낮아진 수치다. 자동차산업 부진,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함께 소비 부진의 영향이 컸다. 2012년 재정위기 이후 1% 중후반의 증가율을 기록하던 유럽의 민간 소비가 2016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에는 1.0%로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더해질 경우 충격이 불가피하다.

2년 전 브렉시트가 가결됐을 때 주식시장은 2~3일 정도 하락하는 걸로 끝났다. 영국이 EU에서 나가더라도 내용상으로는 남아있을 때와 같은 효과를 내는 장치를 마련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아직도 그런 기대가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영국과 EU가 영구적인 관세동맹에 도달하거나, 영국과 스위스가 브렉시트 이후에도 양국 간 호혜적인 무역관계를 유지하기로 한 것 같은 협상을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난항을 거듭함에도 영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브렉시트가 시행되는 노딜 브렉시트는 이런 기대가 깨진다는 걸 의미한다. 당연히 지금까지와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주가가 어떤 형태로 반응할지 짐작하기 힘들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경제적 스톰’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올해 세계 경제를 뒤집어 놓을 4가지 요인을 얘기한 건데, 미중 무역긴장과 관세 인상, 금융 긴축, 브렉시트, 중국의 빠른 성장 둔화가 그것이다. 오래 전부터 얘기돼왔던 익숙한 재료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진짜 변화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1473호 (201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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