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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미세먼지 둘러싼 오해와 진실] 비싼 마스크? 가격보다 착용법이 더 중요 

 

함승민 기자
입보다는 코로 숨 쉬는 게 나아… 미세먼지 심할 때도 실내 환기해야

▎엿새째 미세먼지 비상조치가 시행된 3월 6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해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오전 9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 상황. / 사진:어스널스쿨 홈페이지 캡처
말 그대로 국가 재난 수준이다. 2월 20일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최악의 초미세·미세먼지 공습이 수그러들기는커녕 고농도 현상이 이어졌다. 특히 3월 1일과 2일에는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당 84㎍(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과 85㎍으로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고농도 초미세·미세먼지의 습격이 오래 이어진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 오염물질이 적은 북쪽의 찬 공기가 들어오는 대신 중국 등지에서의 오염물질을 동반한 서풍이 작용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서쪽 지역의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동성 고기압이 잇따라 한반도를 지나가면서 ‘오염물질 유입’과 ‘대기 정체’라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봄철에 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이동성 고기압 탓에 바람도 약해지고 미세먼지를 씻어줄 비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봄에는 황사까지 예년보다 더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봄철 기온이 예년보다 높겠고, 황사 발생일수도 평년(5.4일)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황사 발원지인 몽골과 네이멍구 고원 지역은 눈에 덮여 있으나, 봄철이 되면 대부분 녹아 황사가 발원하기 쉬운 상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3월 6일 최근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해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동시에 공동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하도록 했다.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 미세먼지 예보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 대응하는 방안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추경을 긴급 편성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라”고 강조하면서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 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의 조치가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다.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며 주로 실내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불안을 더 키우는 것은 보이지 않는 초미세·미세먼지에 대응해 취할 수 있는 행동요령에 대한 확신도 없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괴담에 가까운 오해도 입에 오르내린다. 현대과학으로도 정확히 정확한 파악하기 어려워 생기는 오해뿐 아니라 전혀 근거가 없이 오도돼 피해를 키우는 내용도 있다.

초미세·미세먼지는 중국 탓인가?: 미세먼지가 심각해질 때마다 반복되는 논란 중 하나가 ‘중국발 미세먼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기여도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계절이나 기상상황, 지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측정 시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사·연구마다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도를 다르게 분석하는 이유다. 또 최근의 미세먼지는 중국 오염물질과 국내에서 축적된 미세먼지가 합쳐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에서 형성된 미세먼지 물질이 국내에 유입돼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반응해 2차 오염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미세먼지의 약 75%가 이런 2차 미세먼지인 것으로 분석된다. 배출물질의 출처만으로 미세먼지의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올해의 경우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서울의 초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의 경우 내부 요인이 더 크다고 봤지만 올해 1~3월의 경우 중국 유입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도 “위성으로 봐도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많이 넘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중국 영향이 50% 이상, 최대 70%까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7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유례없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된 것은 국내 기상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 정부에 책임을 묻든, 공동으로 대응하든 결국 좀 더 세밀한 과학적 분석 결과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연구를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공강우로 미세먼지 해결할 수 있을까: 올해 미세먼지 사태에서 눈길을 끈 것 중 하나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인공강우다. 인공강우는 구름을 이루는 작은 수증기 입자들이 서로 잘 뭉쳐 물방울로 떨어지도록 구름씨(응결핵)를 뿌려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해소 가능성과 실효성은 아직 미지수다. 일단 기술력이 부족하다. 국내 인공강우 개발이 선진국 대비 더디기도 하지만, 일찍 인공강우 실험을 시작한 중국에서도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를 충분히 줄이려면 시간당 10mm 이상의 강한 비가 2시간 이상 내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중국과 미국 등의 기술로는 인공적으로 비를 만들어도 시간당 1mm 정도에 불과하다.


비가 내리더라도 미세먼지를 가라앉힐 수 있는지도 장담할 수 없다.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비로도 잘 씻겨 내려가지 않는다. 우정헌 건국대 기술융합공학과 교수는 “인체 깊숙이 침투해 실질적으로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PM2.5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대부분 비로 씻어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기상조건도 걸림돌이다. 미세먼지는 맑고 화창한 날에 주로 문제가 된다. 대기가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공강우는 흐린 날, 특히 비구름이 있어야 만들 수가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과 인공강우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중국이든 한국이든 현재의 인공강우 기술로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비싼 마스크가 효과가 좋다?: 보건당국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땐 황사나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인정받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그러나 관련 상품은 가격이나 기능 모두 천차만별이다. 모델에 따라 1000원 이하부터 10만원까지 널뛴다. 보건용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허가·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황사용 마스크 제품은 2014년 40종에서 지난해 말엔 570여 종으로 늘었다. 여기에 방독면처럼 갈아 끼울 수 있는 필터가 달린 고가의 마스크까지 등장하면서 소비자는 더욱 헷갈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고가·고성능을 고집하기보다 적절한 성능의 제품을 제대로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단 보건용 마스크에 있는 인증 표시와 숫자를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보건용 마스크 포장에는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KF80’ ‘KF94’ ‘KF99’가 표시돼 있다.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지만, 전문가들은 KF80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KF94 이상은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호흡이 불편할 수 있다. 미세먼지 발생 수준, 사람별 호흡량 등을 고려해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아나 노약자, 호흡기 환자의 경우 숫자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면 숨 쉬기 힘들어 오히려 해롭다.

마스크와 얼굴 사이, 틈이 있어도 효과가 있을까. 안 쓰는 것보단 낫다. 그러나 효과는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 선택이 중요하다. 귀에 끈이 걸리는 부분에서 코지지대까지 거리를 손가락으로 잰 다음 마스크 포장지 뒤에 인쇄된 측정자에 대보면 본인에게 맞는 사이즈를 고를 수 있다. 화장이 묻을까 봐 마스크 안쪽에 수건이나 휴지를 덧대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에도 공간이 생겨 효과가 줄어든다.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이 사라진다. 미세먼지 농도와 착용 시간에 따라 마스크의 교체 주기가 결정되지만, 최대 하루 정도 착용 후엔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심한 날엔 창문 닫고 청소?: 창문을 꼭꼭 닫고 공기청정기까지 사용하면 확실히 실내 미세먼지 수치는 줄어든다. 단, 미세먼지만 줄어든다. 바깥 공기가 나쁘다고 해서 환기를 전혀하지 않으면 실내에서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이 축적돼 실내 공기질이 나빠진다. 밀폐된 실내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이산화탄소 수치도 올라간다. 미세먼지 못지 않게 인체에 유해하다. 따라서 대기 미세먼지가 나쁘더라도 하루 한두 번, 1~3분 정도로 짧게나마 자연 환기를 시켜주는 게 좋다. 특히 기름을 이용해서 육류나 생선을 조리할 때는 초미세먼지가 매우 많이 발생하므로, 이 경우 바깥 미세먼지 수치가 나쁘더라도 환기를 해야 한다. 레인지후드를 사용할 때는 창문을 조금이라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레인지후드는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여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창문을 열지 않은 밀폐된 공간에서 레인지후드만 가동하면 압력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레인지후드 가동 효과가 떨어진다. 환기한 후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거나 물걸레로 청소하면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자동차 안의 공기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자동차 운행 조건에서는 내기순환 모드로 설정해두면 미세먼지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처럼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는 사람의 호흡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 경우 졸음·피로감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거나 외기 유입 모드로 전환해 환기를 해야 한다. 에어컨 필터를 교체한 경우 외기 유입 모드에서 차량 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 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보다 입으로 숨 쉬는 게 좋다?: “미세먼지를 입으로 흡입하는 것보다 코로 흡입하는 게 더 치명적이다”라는 말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의 연구 결과 발표가 시발점이었다. 방사선을 내는 미세먼지 입자를 실험용 쥐에 투입한 결과, 입을 통해 식도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이틀 만에 몸 밖으로 빠져 나왔고 이동 중에 다른 장기에 영향을 주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코를 통해 기도를 거쳐 흡입된 실험용 미세먼지 표준물질(DEP)은 이틀 후에도 60%나 폐에 쌓여 있었고, 모두 배출되는 시간은 일주일 이상 걸렸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부 언론에서 코로 숨쉬지 말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최악의 미세먼지에서 벗어난 3월 7일 오후 강원 강릉 시내(오른쪽)가 선명하게 보인다. 왼쪽은 지난 4일 오전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실험에서 쥐의 코로 들어간 것은 호흡을 통한 것이지만, 식도로 들어간 것은 호흡이 아니라 미세먼지를 먹인 것이다. 즉 이 실험은 코와 입의 차이가 아니라 기도와 식도 또는 호흡기와 소화기를 비교한 것이다. 입안에 묻어 있던 미세먼지가 음식을 통해 소화기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체내에서 잘 빠져나갈 수는 있다는 설명이다. 설령 코가 아니라 입으로 숨을 쉬어도 결국은 기도를 통해 폐로 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권호장 단국대 의대(예방의학) 교수는 “코나 입을 통해 들어온 공기가 결국은 기도에서 만나지만, 코를 거치면 코털이나 코의 점막에서 한번 걸러 줄 수 있으므로 더 낫다”고 강조했다.

길거리 음식 먹어도 괜찮을까?: 연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붕어빵이나 떡볶이, 번데기 등 길거리 음식을 파는 상인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자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시장을 찾아 쇼핑하거나 길거리 음식을 먹기가 꺼려진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자체가 음식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고체나 액체 표면에 잘 내려앉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초미세먼지를 섭취하기는 어렵다”며 “만약 초미세먼지가 음식에 묻어 들어오더라도 호흡기로 들어오는 것보다 건강에 미치는 피해가 훨씬 작아 큰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창훈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길거리음식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다만 음식을 먹는 동안 외부에 오래 노출되면서 미세먼지를 마시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어린이집·백화점 공기는 괜찮을까?: 각 장소들이 규정을 얼마나 준수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지하철역·학교·어린이집·백화점·의료기관 등 25개 다중이용 시설의 실내 공기질을 법적으로 관리 받고 있다. 미세먼지·이산화탄소·포름알데히드·총부유세균·일산화탄소 5가지의 유지 기준과 초미세먼지·일산화질소·라돈·VOC·곰팡이 등 5가지의 권고 기준이 있다. 어린이집이나 노인요양시설 등 민감 계층 이용시설의 기준은 일반 다중이용 시설보다 엄격하다. 유지 기준과 권고 기준의 차이는 강제성 여부다. 지자체가 점검했을 때 유지 기준을 초과하면 과태료(최대 1000만원)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 권고 기준은 쾌적한 실내 공기질의 관리를 위해 오염물질의 농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고하는 것으로, 초과 하더라도 행정처분은 이뤄지지 않는다. 단 초미세먼지의 경우 2018년 1월 처음 도입되면서 권고 기준으로 설정됐지만, 법 개정으로 2019년 7월부터는 유지 기준으로 변경된다. 이들 시설의 관리자는 유지 기준 항목은 1년에 1번, 권고 기준 항목은 2년에 1번 측정해야 한다. 측정은 스스로 하거나 측정대행 업체에 의뢰할 수 있다. 전문 장비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은 측정대행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시설들의 실내 미세먼지 수치도 확인 가능하다. 환경부에서는 주요 다중이용 시설에 자동측정망을 설치해 미세먼지·이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다. 측정결과는 실내공기질자료공개서비스(http://info.inair.or.kr)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사무실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무실 공기관리 지침’을 적용 받는다. 다만, 이 지침은 권고 성격이기 때문에 기준을 위반하더라도 법적인 제재는 없다. 연면적이 3000㎡을 넘는 업무시설은 다중이용시설로 간주한다.

-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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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5호 (20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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