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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의 1인 회사 설립·운영 길잡이(14)] 영업하라! 고객의 90%는 당신을 모르니 

 

1인 사업자일수록 홍보·마케팅 중요… “거절당하는 것을 거리끼지 말라”

▎사진 : © gettyimagesbank
1인 사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홍보이고, 둘째는 마케팅이고, 셋째는 영업이다. “홍보나 마케팅이나 영업이나 같은 말이잖아?” 옳은 물음이다. 1인 사업자한테는 영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영업을 위해 홍보하고 마케팅해야 한다.

내가 차린 1인 회사 글쟁이는 글쓰기 강의를 주업으로 한다. 이 사업의 안정 궤도 진입은 회사를 유지할 정도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달렸다. 우선 강의 요청을 일정 규모 이상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에는 그 고객이 고정 거래선, 단골이 돼야 한다.

처음 연결된 고객이 재구매를 하고 단골이 될지는 강의 만족도에 달렸다. 나는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제 강의 콘텐트의 품질은 상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한다(아는 것과 알려주는 일은 크게 달랐다. 글쓰기 방법을 아는 것과 강의하는 일은 크게 달랐다. 나는 글쓰기 책을 여러 권 썼는 데도, 초기 강의에서 고전했다).

고객마다 강의에 만족해 단골이 되더라도, 최초에 연결되는 고객 수가 적으면 성공까지 시일이 오래 걸린다. 현재 내 한계는 고객의 90%가 글쓰기 강사 백우진을 모른다는 것이다. 강사로서의 인지도는 사업을 시작한 1년 전보다는 나아졌겠지만, 의미 있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내게 들어오는 강의 요청 건수로 가늠된다.

강사 등록 후 몇 달째 감감무소식인 곳도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영업을 더 생각하고 궁리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영업했나? 내 영업은 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 그나마 연결된 강의는 어떤 경로로 성사됐나? 지인들은 강의 영업과 관련해 여러 조언을 들려줬다. 지인들로부터 그들이 다니는 회사의 교육담당자 연락처를 넘겨받아 내 이력서와 강의소개 글을 보내라는 훈수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나 각종 문화센터에 강의 제안을 해보라는 얘기도 들었다. 직장인 교육을 중개하는 단체나 회사에 나를 알려야 한다는 정보도 얻었다. 교육회사에 직접 연락해보라는 조언도 나왔다.

누구의 소개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맨땅’ 영업을 했다.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금융투자협회에 그렇게 연락했다. 홈페이지를 보고 담당 부서(로 추정되는 곳)에 전화를 걸어 용건을 설명했다. e메일 주소를 받아 내 이력서와 함께 글쓰기 중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보냈다. 삼성그룹 계열 인적자원개발(HRD) 토털 서비스 기업을 표방하는 멀티캠퍼스에도 연락했다. 곳에 따라서는 내가 쓴 글쓰기 책도 부쳤다. 담당자마다 반응은 조금씩 달랐지만, 모든 곳에서 강사로 등록되는 단계까지 갔다. 생산성본부·금융투자협회·멀티캠퍼스 모두 몇 개월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 왜 부르지 않는지 물어볼 순 없다. 그 이유를 안다면 제안을 고치거나 보완할 텐데, 당분간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웃바운드 영업’에 성과가 없지는 않았다. 한겨레교육의 ‘글쓰기·창작 전문학교’ 한겨레글터와 기업전문 교육 회사 흑자경영연구소에서는 바로 반응을 보였고, 두 곳에서는 계속 강의하고 있다. 그러나 두 군데에서 여는 강의 건수는 회사를 유지하기엔 크게 부족하다.

‘인바운드 영업’도 이뤄졌다. 글쓰기 책 [일하는 문장들]을 읽은 교육(기획) 담당자가 간혹 연락한다. 문화예술 콘텐트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KT&G상상마당(홍대)에서 그렇게 강의 제안을 받았다. 상상마당에서는 올해 초 맛보기 강의에 이어 3월 말에 첫 강의를 연다.

글쟁이의 상황을 잘 아는 지인은 ‘강사편람’이 있다고 알려줬다. 외부 강사를 분야별로 소개하는 책자로 매년 새로 편집돼 나온다고 했다.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강사 영역에 글쓰기도 있다. 한국인사관리협회 교육팀이 편집한다. 지난해 말 연락해 정해진 양식에 내 정보를 적어 회신했다. [강사편람 2019]는 지난 1월에 나왔다. 내가 글쓰기 강사로 포함됐는지 확인해보지 않았다. “강사편람 보고 전화한다”는 연락은 3월 중순인 아직까지 한 건도 없었다.

인바운드 영업의 계기는 내 책 [일하는 문장들]이었다. 책 내용이 좋으니 강의를 요청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영업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한 콘텐트가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뒤집어서 말하면, 우수한 콘텐트를 내놓고 알리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콘텐트에 걸맞은 영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거절 당하고 다시 알리고…

영업이 어렵다. 초보 사업자에게는 더 어렵다. 직원 없이 혼자서 다 해야 하는 1인 사업자에게는 특히 어렵다. 그러므로 더 궁리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존의 두 갈래 노력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신규 고객에게 알리고 제안하기와 ‘오늘 여기서’ 하는 강의에 전력을 쏟는 것이다.

영업을 생각하다 보니 연락할 교육담당자가 떠올랐다. 지난해 가을 [일하는 문장들]을 잘 읽었다면서 맛보기 교육을 요청한 대기업의 담당자다. 그때 다른 사정으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그에게 여차저차해서 내 글쓰기 강의 콘텐트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면서 집합교육을 제안하는 문자를 보냈다. 하루 지나 답변이 왔다. “참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나는 다반사로 거절받으면서도 다시 알리고 제안하는 영업맨이 되고 있다.

※ 필자는 글쟁이주식회사 대표다. 동아일보·이코노미스트 등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다.

[박스기사] 책은 훌륭한 영업 수단 - ‘목차’로 시작해 ‘제목’에서 끝내라

내 사례가 여실히 보여주듯이 책은 훌륭한 영업 수단이다. 만약 강사로 나서기 전에 책을 내놓지 않았다면 나는 강의 실적을 거의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내는 것은 전국의 온·오프 서점에 자신을 한껏 소개하는 자료를 배포하는 활동이다. 자신을 알리는 책을 집필하는 팁과 유념할 점을 간단히 공유한다.

나는 책을 8권 썼다. 분야도 경제학부터 주식투자, 글쓰기, 달리기 등 다양하다. 이 경험을 통해 책을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터득하게 됐다. 책을 쓰는 과정은 목차를 잡고 목차를 보완하고 고쳐가는 과정이다. 구상 단계에서 목차를 정한 후 목차 항목을 하나씩 써나가면서 목차를 계속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목차는 설계도에 해당한다. 나는 책 하나에 A4 용지 한 장을 준비했다. 목차를 적은 후 관련된 내용을 수시로 메모했다.

종이가 빼곡해지고 복잡해지면 핵심 내용을 추려서 설계도를 다시 그렸다. 목차 항목을 채워나가다 보면 원고는 완성되게 마련이다.

책을 쓸 때엔 ‘3T’를 유념해야 한다. 타이밍(Timing)과 고객(Target), 제목(Title)이다. 고객층을 뚜렷하게 잡아야 한다. 책 제목은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 무슨 실익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문구로 작성해야 한다.

책 제목이 책의 운명을 좌우한다.

제목을 포함해 책을 쓰고 내는 데 참고할 자료를 하나 소개한다.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다. 출판기획 전문가인 양원근 엔터스코리아 대표가 썼고 지난 1월에 나왔다. 출판사는 “이 책 한 권이 당신의 운명을 바꾸어줄 것”이라고 홍보했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의 책을 써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운명을 바꿀 자산을 만들 수 있다.

1477호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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