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저자와의 대화 | 신중진 피플케어그룹 대표] 50대 재취업 희망자 중요 덕목은 ‘겸손’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임원급 헤드헌팅 시장 성장 중… “헤드헌터는 인재전쟁 시대 준비하는 기업의 동반자”

▎신중진 피플케어그룹 대표 / 사진:이원근 객원기자
흔히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한결같이 ‘인재가 부족하다’고 한다. 조직에 꼭 필요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기업 성장의 관건이다. 다만 능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그것을 필요로 하는 자리가 아니면, 조직도 인재도 낭패를 보게 마련이다. 조직과 인재의 궁합이 중요하고, 그래야 서로 살아남을 수 있는 ‘인재전쟁 시대’다.

[잘 나가는 기업 뒤에는 항상 헤드헌터가 있다]는 인재 선발이 고민인 기업에게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저자 신중진 피플케어그룹 대표는 헤드헌팅 업체의 CEO다. 15년 동안 약 520여 개의 기업 고객에게 7000명이 넘는 CEO, 임원, 전문 경력직 핵심 인재를 채용시켰다. 책에는 구인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헤드헌팅 사업에 대한 철학, 헤드헌팅 성공 비결, 헤드헌팅 시장의 전망 등이 담겨 있다. 또 CEO가 되기까지의 솔직한 삶의 여정과 젊은이들을 위한 메시지도 담았다.

책의 성격이 다양하다. 헤드헌터 설명서 같기도 하고, 인생 스토리나 사업 지침서 같기도 하다. 주요 독자층이 누구인가.

“기업 경영인들을 향해 헤드헌팅에 대해 알리고 설명하는 게 1차 목적이었다. 기술력이나 빼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데도 주저 앉는 회사도 많다. 회사의 역량을 활용할 인재를 영입하지 못하고, 그런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다. 인재 영입은 경영의 우선 과제인데도 이를 간과하는 경영인도 많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헤드헌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헤드헌팅에 대한 나만의 철학과 노하우가 들어가게 됐다. 또 땡전 한푼 없이 시작해 헤드헌팅 CEO가 되기까지 겪어왔던 삶의 여정도 책에 녹였다. 그래서인지 주위에서는 삶의 용기와 희망을 주는 내용이라는 반응이 의외로 많다.”

책의 제목처럼 잘 나가는 기업이 헤드헌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헤드헌팅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헤드헌팅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신문이나 취업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린다고, 그들이 찾는 핵심 인재가 기다렸다는 듯이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또 그 일을 전담할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기도 어렵다. 헤드헌팅은 기업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전문가의 영역이다. 시스템과 경영 기법이 매우 발달한 선진국의 수많은 글로벌 기업은 인재 채용을 위해 일찍부터 헤드헌팅 업체를 적극 이용했다. 한정된 자원인 유능한 인재를 두고 벌이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모든 글로벌 기업은 헤드헌팅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이용한다.”

헤드헌팅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고 변화도 많다. 최근 업계 동향과 전망은.

“일단 헤드헌팅 시장도 경기를 탄다.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시장이 안 좋았다. 다만, 기업들이 인력을 축소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충원할 수밖에 없다. 인력 조정 과정에서 뛰어난 인재도 같이 빠져 나가기도 하고, 결국은 그 자리를 다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헤드헌팅 시장도 경기가 안 좋으면 눌려 있다가도 1년 정도 지나면 용수철처럼 다시 튀어 오른다. 또 최근 임원급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과거 내부승진에만 의존하던 임원 선발을 외부에서도 찾는 추세다. 이 시장이 더 활성화되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는 인구통계를 보면 지난 수십 년 간 한국 경제는 급속히 성장했지만, 출생률은 하락했다. 가장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할 30세에서 45세까지 한국인 수는 감소하는데 반해, 핵심 인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기업의 인재 확보 경쟁은 헤드헌터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인구구조상 ‘반퇴’를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 50대 경력직 채용시장은 어떤가.


▎잘 나가는 기업 뒤에는 항상 헤드헌터가 있다 / 저자 신중진 / 출판사 피플케어코리아 / 가격 1만3500원
“이직이나 전직이 갈급한 계층이다. 이들이 갈 수 있는 자리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다만, 당사자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특히 이들의 대상인 임원급을 평가할 때는 정직·성실·열정·전문성·리더십·겸손이 중요한데, 다른 역량에 비해 겸손을 갖춘 사람을 의외로 찾기 힘들다. 그러다 보면 면접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도 못한다. 기업은 의지가 부족한 사람을 절대 뽑지 않는다. 기본적인 것을 망각하는 것이다. 사자도 토끼를 잡을 땐 최선을 다 하듯, 구직자도 겸손한 자세로 적극적인 의지를 표출해야 한다.”

재취업이 아니라 자신의 사업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 선배 창업자로서 조언한다면.

“업종의 상관 없이 누구나 작게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처음 시작하면 시지푸스가 돌을 굴리듯 끝날 것 같지 않은 고난이 찾아온다. 그러다 변곡점을 지나면서 확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이 변곡점까지 버티는 게 힘들다. 이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힘이 필요한데, 우선 가족의 지지가 있어야 하고 고통을 견딜 본인만의 활동이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 같은 경우 새벽 산행으로 내면의 힘을 길렀다. 또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 한다.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할 일을 착착 해 나가야 한다. 소 한마리를 삶아서 식탁 위에 두면 먹을 엄두를 못 내지만 나눠서 매일 조금씩 먹으면 소 한마리를 먹을 수 있다.”

좋은 인재를 어떻게 구분하나.

“모든 후보자는 좋은 후보자다. 나쁜 후보자는 없다. 다만, 그 자리에 적합한 후보자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그 자리에 맞지 않다고 해서 나쁜 후보자는 아니다. 다른 자리에는 좋은 후보자일 수 있는 것이다. 최대한 질문을 많이 해서 적합한 자리를 찾는다. 주로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폐쇄형 질문보다는 ‘어떤 성과를 냈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같은 개방형 질문을 던진다. 또 경력 개발, 회사의 위치, 승진 가능성, 연봉, 안정성의 5개 항목에 우선순위를 매겨보고 각각에 유연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 묻기도 한다. 답을 보고 후보자의 캐릭터와 적합한 자리를 찾는다.”

기업 또는 구직자는 어떤 헤드헌터를 고르면 좋을까.

“일단 업력이 가장 뚜렷한 기준이 될 것 같다. 업무 특성상 성과를 고스란히 노출시킬 수는 없지만, 꾸준히 해온 헤드헌팅 업체의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잘 나가는 헤드헌팅 회사들은 충성고객사가 많다. 기업이라면 해당 업체의 주요 기업 고객과 거래 연혁을 보고 판단하는 것도 좋다.”

1482호 (2019.05.06)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