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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조선 노사 험난한 임단협] 구조조정에 통상임금 논란 겹쳐 타결 미지수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현대중공업 노사, 대우조선 인수 문제로 몸살… 현대차는 임금 인상에 광주형일자리 놓고 팽팽

▎현대자동차 노조가 5월 8일 울산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 사진:연합뉴스
산업계에 5월은 ‘임단협의 달’이다. 기업 노사는 으레 4~5월쯤 각자 요구안을 만들어 그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5월이 되자 많은 기업이 임단협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기도 했다. 특히 국내에서 노사의 파열음이 가장 큰 자동차와 조선 업종에서도 주요 기업이 임단협에 나섰다. 그러나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 나온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생존력을 키우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이 한창인 가운데 노조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많은 기업에서 통상임금을 놓고 노사의 치열한 공방도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5월 말 물적분할 예정


▎지난 5월 2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임금협상 상견례에서 김호규(왼쪽 앞) 금속노조 위원장과 박근태(왼쪽 뒤) 현대중공업 노조 지부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이 악수하고 있다. / 사진:현대중공업
조선 업계에서 올해 임단협의 최대 쟁점은 구조조정이다. 회사의 인수합병 이슈는 소속 근로자의 고용과 단체협약 등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노사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2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9년 임금교섭에 돌입했다.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지 2개월이 조금 지나 다시 새로운 교섭시즌에 돌입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해를 넘긴 올해 2월 25일 최종 타결했다.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은 올해도 평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단협에서는 임금 인상 등이 최대 쟁점이었지만 올해는 대우조선 인수라는 거대 이슈가 갈등 요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되기도 전에 부분파업 계획을 내놓으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5월 31일 임시 주총을 열어 회사를 물적분할할 방침인데, 이에 반발하는 것이다.

노조는 5월 16일부터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회사가 시행하려는 물적분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존속법인을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한다는 방침이다. 물적분할을 마치고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하면 한국조선해양은 산하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소를 거느리게 된다.

노조는 이런 방식으로 물적분할이 진행되면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대부분의 이익이 집중되고 신설법인이자 생산법인인 현대중공업은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한다고 우려한다. 특히 현행 단체협약 등이 유지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크다. 사측은 노조의 주장이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한영석 사장은 담화문에서 “근로관계는 물적분할 이후에도 그대로 승계·유지되고 근로조건, 인사제도, 복리후생제도 등은 모두 현재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물적분할 후에도 근로조건 등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노사실무협의체 구성을 노조에 제안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2017년 인적분할 당시 각 사 노조가 그대로 유지됐지만 물적 분할은 신설법인으로 근로자들이 모두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조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인수 주체인 대우조선의 경우 임단협 논의 내용을 결정할 대의원대회 등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에 회사가 인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이른 춘투(春鬪)를 시작했다. 특히 실사 저지를 위해 서울사무소에 인원을 상주시키고 거제 옥포조선소에서는 시민들과 연대해 실사 저지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업종에서도 올해 임단협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5월 8일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사는 5월 말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단협 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 확정에 따라 기아차 노조도 비슷한 수준의 요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을 살펴보면 올해 임단협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을 요구했다. 호봉승급분(2만8000원)을 더하면 15만1526원으로 기존 대비 6.8% 인상을 요구한 셈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악의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회사 측이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임금 문제도 걸림돌이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3월 통상임금 관련 합의를 진행해 갈등을 마무리 지었다. 현대차 노조에서도 올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매듭 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현대차 노조는 별도요구안에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을 포함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에 더해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도 넣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은 현대차 노조가 관례로 해마다 내놓는 요구사항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수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현대·기아차 노사에는 경우 임단협과 별개로 광주형일자리를 놓고 이어지고 있는 갈등도 임단협을 꼬이게 만들 수 있는 변수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철회를 위한 3년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4월 22~23일 이틀 동안 신설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소속 노조원 2067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찬성률 82.6%를 기록했다. 올해 초 연구개발(R&D) 부문을 법인분리해 출범한 GMTCK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가 쟁점이다. 노사는 GMTCK 단체협약 개정 문제와 관련해 올 들어 11차례에 걸쳐 머리를 맞대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신설 법인 조합원도 기존 한국GM 조합원과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신설 법인이 R&D 인력 위주로 구성된 만큼 단체협약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GMTCK의 단체협약 문제를 풀더라도 올해 임단협 본교섭에서 또 다시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에 따른 경영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 측이 올해도 임금 동결을 요구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임단협, 이제야 마무리 짓는 르노삼성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시작한 지 11개월 만에 타결을 앞두고 있다. 잠정 합의를 지난해 5월 16일에야 가까스로 이끌어냈고, 5월 21일 노조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타결한다. 르노삼성 노사간 대치는 본사의 생산물량 배정에 악영향을 끼쳐왔다. 르노 본사는 부산공장에 배정이 유력했던 유럽 수출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생산배정을 상반기까지로 미룬 상태다. 지난해 임단협을 가까스로 매듭지으며 생산 물량 배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앞으로 해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확률이 높다는 게 문제다. 노사는 당장 6월부터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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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5호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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