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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식품 전문 네니아 문영진 대표] “GMO 완전표시제로 고객 선택권 보장해야”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현행 표시제로는 제초제 식품, GMO 구연산 확인 못해... “GMO 유해성 1~2세대 후에야 입증될 것”

▎사진:전민규 기자
콩·토마토 등 유전자변형식품(GMO)은 우리 생활에 폭넓게 자리 잡았다. 유전자를 변형해 농산물의 유통·가공 편의를 높인 기술이다. 농산물을 병충해 등으로부터 해방해 수확량의 획기적 개선을 불렀다. 다만 농산물에 유전적 변이를 가했기 때문에 섭취자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구체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지만, 방사능처럼 한두 세대 이후에나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환경론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에 유럽연합(EU)에서는 GMO 식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나라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삶의 질을 중시하는 풍조 속에 GMO 식품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04년부터 non-GMO, 무항생제 식품 생산 운동을 벌여온 문영진 네니아 대표를 만났다. 문 대표는 식품의 생산·유통 체제가 복잡해 소비자가 GMO 식품을 완전히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GMO 등의 완전표시제를 시행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환경 식품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유기농·무농약 인증 등에 대해 법적으로 고지한다. 다만 기준이 모호해 자체적 기준을 마련했다. GMO를 배제하고,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화학첨가물이라도 철저히 조사해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산 친환경 유기농·무농약 농산물만 사용한다. 국내에서 재배하지 않는 후추·소금 등은 유기농 공정무역 원료만을 조달하고 있다.”

다른 친환경 식품 업체와의 차별성은.

“대부분 가공식품과 식품 소재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GMO 원료가 광범위하게 쓰인다. 음료수에 쓰이는 과당이나 과자에 쓰이는 마가린 등 유지류도 검증되지 않은 GMO 원료를 쓴다. 일부 대기업이 전분당·유지류 등 식품 소재 시장을 장악해 GMO 원료를 공급 중이다. 생산 공정에서 이를 배제하기 어렵다. GMO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네니아는 규모가 작지만, GMO 원료 배제 원칙을 치열하게 지키고 있다.”

GMO를 100% 배제한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나.

“대개 음료수를 만들 때 갈변 방지와 산미 유지를 위해 구연산을 넣는다. 그러나 구연산 생산자는 원재료가 무엇인지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구연산에 GMO가 쓰였는지 보장할 수 없다. 이런 우려에 네니아는 제주도의 당근 농축회사에 의뢰해 과일 농축액을 조달하고 있다. 제조공정에서 GMO 원료가 혼입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생산 라인의 청소를 마치고 하루 가동률만큼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우리 밀, 무항생제 인증 돼지고기, 채소, 청매실 간장, 참기름까지 모든 원료는 국내산으로 직접 조달한다. 과다 생산한 것은 모두 매입하기 때문에 매출액(2018년 기준 141억원)에 비해 창고가 약 1980㎡(600평) 규모로 큰 편이다.”

non-GMO와 무항생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일반적 식품기업은 생산효율성과 지속가능성 등 식품의 안정성만을 추구하는데, 대부분 안전성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식품생산의 지나친 효율성 추구가 농촌 사회의 붕괴를 초래해 한국의 식량자급률을 22.4%까지 떨어뜨린 원인이 됐다. GMO의 부작용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고엽제나 방사능처럼 세대를 거쳐 유해성이 나타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GMO 원료를 가장 많이 쓴다. 유럽은 GMO 원료를 금지했다. 국내에서도 GMO 완전표시제를 하자는 도입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에 반대했다. 한살림 같은 소비자협동조합이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럽 주요국 GMO 원료 배제

GMO를 사용하는 식품생산의 공급사슬이 과연 바뀔까.

“누군가는 떠들고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카길-CJ로 이어지는 콩단백 생산 체제는 강고해 보이지만, 국민의 알 권리만 보장해줘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소자화 사회에서 자기 자녀들의 삶을 훼손하고 싶지 않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한살림이 4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만든 것에서 희망의 끈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있지 않을까.

“독일·프랑스는 식량자급률이 100% 이상이다. 일본은 식량 자급률이 18%에 불과하지만, 밀의 경우 정부가 수입자의 이익에 세금을 매겨 자급 농가에 지급하는 직수매제를 시행해 가격이 안정됐다. 이에 비해 국내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배춧값이 폭락하면 땅을 갈아엎고 급등하면 중국에서 수입해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국가별 농업 경쟁력의 차이라기보다는 농업의 문화와 정부의 인식 차이에서 기인한 문제다.”

GMO 원료라도 저렴하니 소비자 선택을 받는 것 아닌가.

“공정한 경쟁을 희망한다. 소비자 알 권리 보장과 인식의 변화, 정부 정책 말고는 대안이 없다. 친환경 식품은 비용이 아닌, 결과를 봐야 한다. 국가·사회적 과제라고 인식해야 한다.”

알 권리 보장만으로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바뀔 거라 보나.

“생각보다는 입증이다. 현재 무거운 이미지가 씐 친환경을 가볍고 발랄하게 만들려고 한다. 한식전문점 ‘꽃 밥에 피다’를 3년 전에 개업했다. 친환경을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식품으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 모습을 알리고 싶었다. 지난해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되는 등 입증되고 있다. 원칙과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며 이런 실험을 조금 더 확장할 것이다.”

식약처 기준을 넘으면 안전한 식품이 아닌가.

“소시지에 쓰이는 아지산나트륨이라는 발색제가 있는데, 식욕을 높이는 착색제이자 변질을 막는 방부제다. 식약처는 소시지 10g을 먹으면 치명적 위험은 없다는 식의 기준을 제시하는데, 이는 단일 제품 섭취량 기준이다. 실제 식사 때는 다른 음식 등을 통해 10g 이상을 섭취하게 된다. 식품의 안전보다는 안정에 기반을 둔 기준법이다.”

국내 친환경 식품업체 중 성공한 사례가 있나.

“풀무원의 경우 매출이 2조원이 넘으니 성공한 대규모 식품 회사라고 볼 수 있다. 국내산 콩을 사용한 두부를 생산하고 있고, ‘올가’라는 친환경 식품 계열사를 보유 중이지만, GMO가 우려되는 수입콩 두부도 만들고 있다. 정체성을 타협해서 살아남았다. 여러 사라진 기업들의 각고의 노력을 거름으로 친환경 식품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

밀 관련 식품을 많이 취급하는 이유는.

“밀은 제2의 주곡이며, 미국·호주·캐나다에서 많이 수입한다. 이를 미국 카길이 생산하고 유통하는데, 글리포세이트 등 제초제 위험성이 있다. 국산 밀은 겨울에 파종해 6월 초 수확하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아 안전하다.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밀 관련 가공품을 모두 친환경으로 대체하는 게 목표다. 적어도 급식 시장은 시장재가 아닌 공공재다. 이 분야만큼이라도 대기업에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싶다.”

친환경 식품은 맛없다는 편견이 있지 않나.

“학교급식 행사에서 쿠키·만두·찐빵 등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9대 1로 친환경 제품이 맛있다는 결과를 얻은 적이 있다. 개인적 차이는 있겠지만, 오픈마켓 등에 판매하면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구매 의사를 밝혀다. 원료가 좋으면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시중에 판매하는 쿠키만 봐도 수십여종의 화학첨가물이 들어가는데, 아이들이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친환경 식품 회사들의 과제는.

“소비자들은 GMO·항생제 식품을 피할 방법도 모르고 믿지도 못한다. 쉽게 체념하고, 알면서도 먹는다.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홀푸드나 판타고니아의 경우 친환경의 가치를 부여함과 동시에 임직원들의 자존감을 세워줬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런 가치에 동의하는 회사들이 지속가능하게 확장성을 갖고 끌어가길 바란다. 소비자들도 친환경이 어느 개인이나 기업의 능력으로 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주길 바라며, 푸드테크도 원가를 낮추기보다는 좋은 재료를 잘 전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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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8호 (20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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