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ews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후보자 난립한 민주당 상대로 ‘KO승’ 노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제도권 파괴자’ 전략… 경제성장률 좋아 재선에 유리한 국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2020년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는 4년 전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73) 대통령이 6월 18일(현지시간)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 도전을 공식 발표하고 선거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AP통신과 CNN방송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남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재선을 목표로 선거활동을 공식 시작한다”며 “여러분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미국을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내걸었던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선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다.

이날 트럼프는 약 80분에 걸쳐 출마 연설을 하면서 그 태반을 민주당 비판에 쏟았다. 민주당이 좌경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좌파나 사회주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미국 보수층의 환심을 사기 위한 민주당 비판이다. 현직 대통령 트럼프는 이단아로서 워싱턴 기성정계에 도전했던 4년 전과 비교해서 변화가 별로 없는 ‘제도권 파괴자’ 모습을 보였다. 특히 트럼프는 임기 초반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 언론이 제기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사상 최대의 마녀 사냥”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대표적인 민주당 지지 언론인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측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러시아가 해킹과 가짜 뉴스의 소셜미디어 확산 등을 통해 트럼프를 도왔다는 의혹이다.

대선 슬로건은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한 어린이가 트럼프 대통령이 그려진 2020달러 지폐를 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 뒤 민주당은 연방수사국(FBI)의 트럼프 수사를 촉구하면서 전면적인 정치 공세에 나섰다. 그 뒤 트럼프가 이를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2017년 5월 9일 해임하면서 관련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법 방해 의혹까지 더해졌다. 급기야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까지 트럼프 비판에 가세하면서 미국 법무부는 5월 17일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별검사에 임명했다. 뮬러 특검은 22개월에 걸친 수사 결과 지난 2월 의회에 제출했지만, 트럼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증거는 결국 찾지 못했다. 의심은 가지만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기소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면죄부를 얻은 트럼프는 민주당과 진보계 언론을 비판했다. 뮬러 특검은 5월 31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그가 무죄임을 밝힌 것도 아니라”라는 발언으로 사태를 정리했다. 증거를 찾지 못해 기소는 할 수 없었지만 의혹을 푼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재선 출정 연설에서 자신이 무죄가 밝혀졌으며 이는 민주당과 그 지지언론들이 벌인 마녀사냥이라고 몰아세운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는 경제 사안과 관련해 자신의 지지층에게 새로운 정책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콘크리트 지지층’을 염두에 둔 내용을 앞세웠다. 우선 자신이 취임한 뒤 실업률이 떨어지는 등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와 이민자 유입을 막을 국경 장벽 건설을 비롯한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중서부의 이른바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백인 노동자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거기에 더해 일부 고학력층과 여성, 그리도 중도층까지 지지에 가세하면서 예상과 달리 승리를 거뒀다. 당시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 비해 득표율에서는 46.1%대 48.2%로 뒤졌으나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304대 227이라는 큰 차이로 앞섰다. 트럼프는 30개 주에서 승리를 거둬 2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승리를 거둔 클린턴을 눌렀다. 지난 선거 결과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트럼프로서는 자신의 지지 기반인 중서부 백인 노동자층의 요구를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 반이민주의를 이번 선거에서도 앞세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현직의 이점과 열광적인 지지층, 경제 호조라는 삼박자 호재를 누리고 있다. 공화당원 사이의 지지율은 90%에 접근할 정도로 높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재선캠프는 올해 1~3월에만 3000만 달러의 헌금을 모았을 정도다. 모금자의 99%가 소액후원자다. 트럼프에 대한 풀뿌리 지지가 상당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와는 별도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산하의 단체들은 같은 기간 46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는 선거가 없는 해에 모금한 액수로는 최고치다. 트럼프 진영이 2017년 취임 이후 모금한 정치자금은 1억6500만 달러를 넘는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6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지난 51년 새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실업률은 현재 근래 보기 드물게 낮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5월 현재 3.6%로 2009년 1월 이래 최저다. BLS는 자체 웹사이트에 2009년 1월 이후의 월별 실업률을 밝히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미국의 월별 실업률은 2009년 10월 10%에 이른 것이 최고치다. 그 뒤로 꾸준히 떨어져 2013년 11월 6.9%로 6%대에 진입했고, 2014년 9월 5.9%로 처음으로 5%대에 접어들었다.

그 뒤 오바바 대통령 집권 마지막 해인 2016년 4.7~5.0%를 오갔다. 트럼프가 취임한 2017년 미국의 실업률은 4%대를 유지했으며 2018년 4월 3.9%로 처음으로 3%대에 떨어진 뒤 계속 하락세를 보여 왔다. 트럼프가 자랑할 만도 하지만 이것이 트럼프의 경제정책 덕분인지는 불명확하다. 그럼에도 미국인들은 트럼프 경제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CNN이 4월 25~29일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의 경제 분야 지지율은 56%에 이르렀다. 트럼프 집권 이후 경제성장률도 좋아 재선에 유리한 국면이다. 2019년 1/4분기에 3.21%를 기록해 2018년 2.97%, 2017년 2.47%에 이어 계속 상승세다. 최소한 민주당이 트럼프를 향해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구호는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호조와 낮은 실업률, 그리고 임금 상승은 트럼프의 지지를 받치는 3대 기둥이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 3.21%에 달해


트럼프의 공약 이행 상황을 점검해보면 트럼프가 얼마나 경제문제에 신경 썼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그는 대표적인 경제 공약인 대형 감세를 실천에 옮겼다. 트럼프의 공화당은 대대적인 감세 법안을 2017년 10월 1일 의회에 제출하고 이를 통과했다. 연방법인세를 세계 최고 수준인 35%에서 경제협력개발기수(OECD) 평균보다 낮은 20%로 대폭 낮추고, 기업의 자본투자에 대해 최소 5년간 세금공제를 해주는 내용이다. 미국 법인세는 연방징수분이 35%로 실효세율은 38.92%에 이른다. 연방세율을 20%로 줄이면 전체 실효세율은 24%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를 낮추면서 외국으로 나간 기업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유턴’ 정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해서 기업 유치와 투자가 늘면서 일자리도 늘고 경제성장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이다. 감세 규모는 10년간 1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투자를 촉진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트럼프노믹스의 핵심 정책이다. 로널드 레이건 정권 이후 30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인 세제 개혁이다.

국경을 맞댄 캐나다 및 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손보겠다는 공약도 현재 진행 중으로 거의 완성 단계다. 대중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공약은 지키지 못했지만 중국을 상대로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전쟁이 한창이다. 따라서 이 공약도 현재 진행 중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대형 인프라 투자로 미국 국토를 리스트럭칭하고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공약은 아직 적극적으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 외교 문제는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상당수가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은 이슬람 국가의 반발을 무릅쓰고 실천했다. 이스라엘에 베냐민 네탸냐후 총리가 점령지인 골란고원의 한 정착촌 이름을 ‘트럼프 하이츠’로 고쳐 붙인 것은 그 결과다.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아직 진전은 없다. 북한의 비핵화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고 여전히 교착상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을 것이다. 사실 미국 유권자들에게 북핵 문제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소재다. 미국 보수파들이 주장하는 이란 핵합의 이탈은 실천했다. 하지만 이를 대신한 새로운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미국의 보수 유권자들에게 이란 핵합의 이탈은 인상적인 공약 이행 활동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핵합의는 유권자들이 그리 흥미를 느낄 사안이 아닐 것이다.

멕시코와의 장벽은 현재 건설 중이다. 건설 비용을 멕시코에 물리겠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그렇게 하지도 못했고, 민주당의 반대로 연방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자 비상사태까지 선언하는 무리수를 둬가면서 기어이 예산을 얻었다. 해외와 미국내 자유주의적 유권자들에겐 트럼프의 무리수와 실수로 보였지만 지지자들에겐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다. 트럼프의 입장에서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권력을 부여한 것은 자신에게 투표한 유권자이지 클린턴에 표를 던졌던 자유주의적 민주당지지 유권자나 선거권도 없는 외국이 아니다. 트럼프는 파기 기후변화 협약을 탈퇴하는 무리한 결정에 이어 미국의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취했다. 지지자를 염두에 둔 결정과 정책 추진이다. 미국 사법부과 관련해 연방대법원에 보수적인 법관을 기용하겠다는 공약도 지켰다. 다만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겠다는 공약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추진을 포기 또는 보류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에게 충실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트럼프에 대한 여론의 전반적인 지지는 그리 높지 않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5월 10~11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지율은 44%에 지나지 않았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6월 16일 사점에서 그동안 나왔던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치를 낸 결과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44%에 그쳤으며 54%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 트럼프는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물론 버니 샌더스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숨은 지지층’, ‘부끄러움을 타는 보수층’이 있어 본선에선 결과가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경제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음에도 잦은 실언과 이민자 등에 대한 불관용적인 발언과 정책, 동맹국들에 대한 무례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트럼프 스타일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대선의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눈여겨 볼 점은 트럼프가 어떠한 실수를 하거나 무리한 정책을 추진해도 지지율이 40%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진보적이거나 자유주의적인 미국 주류 언론의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나 분석이 통하지 않는 부동의 지지층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잘 아는 트럼프는 이번에 재선 출마 선언을 한 플로리다주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하이오주 등 지난 대선에서 막판 뒤집기로 승리한 주를 내년 대선에도 필사적으로 지키는 선거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율 40% 이하로 안 내려가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주석은 미중 무역전쟁의 분수령이 될 담판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에 맞설 민주당에선 예비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현재 23명이 넘는 예비 후보가 나서 대혼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시중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76)이 32.4%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온건 성향을 가진 바이든 전 부통령은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서 당선의 전기를 마련했던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지역의 유권자 표심을 되찾아올 후보로 꼽힌다고 보도했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77) 버몬트주 연방상원의원이 15.2%로 그 다음을 잇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젊은층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힐러리 클린턴의 아성에 도전햇으며 현재도 민주당 내 진보세력의 선두주자다.

1996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이적한 뒤 2013년부터 매사추세츠주 연방상원의원을 맡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69)이 11.6%의 지지율로 3위를 달린다. 조상 중에 미국 원주민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럿거스대 법대를 나온 변호사로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텍사스오스틴대 등에서 학생을 가르치다 정계에 입문했다. 30대의 나이로 인구 10만 소도시의 시장을 맡아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피트 부티지지(37)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젊은층의 인기를 모으면서 7%의 지지율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로즈장학금을 받아 영국 옥스퍼드대 펨브루크 칼리지에서 공부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부티지지는 민주당 예비후보 중 유일한 성소수자다.

타밀계 인도 출신 아버지와 자마이카 출신 어머니를 둔 카말라 해리스(54) 캘리포니아주 연방상원의원이 6.8%의 지지율로 5위에 올랐다. 소수민족 출신을 대표하는 민주당 정치인이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민주당 예비후보 중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모은 인물은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1800만 달러를 모금했고, 해리스 상원의원이 1200만 달러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20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문제는 지금까지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을 제외하고는 트럼프에 필적할 만한 관심을 부를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유권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미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굵직한 인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앞으로 있을 TV 토론에서 이들 후보 중 누군가가 대중의 눈길을 끌면서 정치 스타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6월 27, 28일에 후보 지명을 위한 제1차 TV 토론을 개최한다. 이어서 7월 30, 31일에는 제2차 토론을 실시하며 그 뒤로도 수시로 토론을 열 예정이다.

미국의 공화, 민주 양당은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주에서 코커스(당원대회)를 각각 열고 대통령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대선 후보 경선에선 물론 대선 향방을 짐작할 수 있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해왔다. 그 뒤 2~6월 양당은 미국 전역의 각주에서 예비선거와 당원대회를 잇달아 개최한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후보를 결정해 7월 13~16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지명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게 된다. 공화당은 8월 24~27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같은 행사를 치르게 된다.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에겐 공화당 내에서 마땅한 도전자가 없어 이변이 없는 한 다음 대선에 나오게 된다. 그런 다음 9~10월 양당 후보를 비롯한 대선 후보자들이 나오는 TV토론이 이뤄지며 11월 3일 대선에 실시된다. 각 주별로 선거인단을 뽑는 간접 선거다. 이 기나긴 과정을 거쳐 치러지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시 웃을지, 민주당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배출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제 1년 4개월이 남았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담판

이 와중에도 트럼프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6월 18일 요란한 출정식 마친 트럼프는 20일 이란이 페르시아만 근처 이란 영공에서 미국 드론을 미사일로 격추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란이 매우 큰 실수를 했다”고 일갈했지만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전력투구하기 위한 포석인지 주목된다. 실제로 트럼프는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 열리는 G20 정상회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선 무역전쟁이 한창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6월 21~22일 평양방문에서 막 돌아와 일본을 찾은 시 주석을 상대로 트럼프는 어떤 협상의 기술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일정은 앞으로도 주욱 계속된다.

※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1490호 (2019.07.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