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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기 자산관리 전략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 혼합형 유리 

 

변동금리가 더 비싼 역전현상 발생… 성장주·하이일드채권에도 관심 가질 만

한국은행은 7월 18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금리를 동결해 오다가 8개월 만에 인하로 돌아선 것이다. 금리 인하는 국내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시장의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들은 계산기 두드리기에 분주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신(新) 잔액 코픽스 금리 도입과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최근 대출금리가 내렸다”면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처럼 대출금리가 바로 금리가 떨어지진 않겠지만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한은 기준금리를 직접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기준금리나 국내외 상황을 반영한 시장금리를 따라 움직인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가도 움직임의 폭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7월 30~31일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게 확실시되고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으려는 수요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대출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는 상황에서 고정금리가 유리한지, 아니면 변동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것이 아닌지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대출이라면 고정금리, 중장기면 변동금리를 택하라”고 조언한다.

“고액 장기 대출자는 변동금리 유리”


신규 대출이라면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혼합형이 유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고정금리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통상 고정금리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높지만, 고정금리 상품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의 금리가 하락하면서 변동금리가 더 비싼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2%대에서 6월에는 1.6%대로 낮아졌다. 경기 후퇴 불안감이 번지면서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는 연 2.4~3.9%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가 최근 새로운 산출 방법을 적용한 신(新) 잔액 기준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66~4.55%인 것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예컨대 KB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만기 20년, 원리금 균등 상환으로 연 2.4%로 대출받을 경우 월상환액은 157만5134원이다. 신 코픽스(연 2.66%) 월상환액(161만3196원)보다 3만8000원가량 적다. 연간 45만원가량을 아끼는 셈이다.

반대로 장기 대출이라면 변동금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은 “고액 장기 대출자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라 대출 상환액이 달라진다”며 “과거 비싼 금리로 대출 받았다거나, 대출 상환 여유가 없다면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7월 16일부터 적용된 신 코픽스 변동금리 주택대출 금리를 기존 잔액 기준 코픽스의 직전 금리와 비교하면, KB국민은행은 연 3.37~4.87%에서 연 3.05~4.55%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연 3.40~4.65%에서 연 3.08~4.33%로, 우리은행은 연 3.40~4.40%에서 연 3.08~4.08%로, 농협은행은 연 2.98~4.49%에서 연 2.66~4.17%로 조정됐다.

단, 갈아타기 하기 전 중도상환수수료도 부담 예상액을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고정→변동, 고정→고정으로의 대출 갈아타기는 3년이 지나야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의 경우 디딤돌 대출이나 보금자리론 같은 장기 고정금리 정책 모기지론이 유리할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7월 금리는 연 2.40%(만기 10년)∼2.65%(30년)다. 이는 역대 최저 금리다.

금리 인하기에 맞게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도 다시 짜야 한다. ‘예금족’이라면 시중은행 예금금리 인하를 감안해 은행 정기예금 만기를 길게 유지하는 게 좋다.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이 유리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월 17일 기준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49%, 정기적금은 2.65%다. 정기예금의 경우 올 2월(2.43%)과 비교해 0.06%포인트 가량 올랐다. 예대율 관리와 수신고 확대가 필요해지면서 금리를 인상했다. 시중은행의 1년 평균 예금금리가 1% 후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0.5%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7월 기준 고금리 예금상품은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 유진저축은행의 ‘e회전정기예금’으로 금리는 1년 기준 2.75%다.

예금족이면 저축은행 상품 유리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달러채권이나 하이일드 채권 등도 괜찮다. 달러채권은 넓은 의미에서 달러로 표시된 모든 채권 상품을 가리키지만 최근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달러채권은 미국 국채 또는 신용등급이 높은 미국 회사채에 투자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따라 올리지 못하면서 양국 간 금리차가 벌어졌다. 당장 7월 말 기준금리를 또 내리면 여전히 양국의 금리는 1%포인트 차이가 나게 된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2.0488%라면 한국 10년 국채 금리는 1.472%다(7월 18일 기준).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업의 부도 위험이 낮아지면 하이일드 채권의 약점인 부도율도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도율이 낮아지면 이자수익은 꾸준히 올릴 수 있다.

국내 주식 가운데는 성장주와 증권주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증권주는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금리 인하로 주식시장 자금 유입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보유채권 평가이익 상승으로 증권의 수익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한국은행이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편승한다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률이 좋았던 증권업종과 배당주의 주가 상승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음료, 5G(통신 장비), 자동차, 인터넷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5G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설비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은 공유경제의 확산 속에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4차 산업과 결합하며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내고 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1494호 (20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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