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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 시리즈 9년 발자취] S펜 진화 속에 패블릿 시대 활짝 열어 

 

역대 최대 화면 갤럭시노트10 라인업 공개…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이슈로 험로 걷기도

패블릿(phablet)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 10번째 제품이 선을 보였다. 한국시간으로 8월 8일 오전 5시,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언팩 행사를 통해서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지난 2011년 첫 제품이 출시된 이후 지금껏 진화를 거듭하면서 대화면폰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히 ‘갤럭시S’ 시리즈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했다. 베일을 벗은 갤럭시노트10을 비롯한 시리즈 전반의 발자취를 짚어봤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동향과 주목할 만한 미래 신기술도 분석했다.


▎8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노트10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S펜의 진화가 돋보이는 제품.’ 한국 시간으로 8월 8일 오전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갤럭시노트10 라인업을 접한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미국 경제방송 채널 CNBC는 “S펜이 인체공학적으로 개선돼 쓸 때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손에 쥐기도 더 편하다”고 보도했다. 현지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슬래시기어와 중국 온라인 IT 매체 ZOL도 “S펜의 성능이 강화됐다” “S펜이 참신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신선함을 더했다”고 각각 전했다. 약 8년 전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단순히 필기구 역할에 충실했던 S펜은 최신작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거듭했다.

갤럭시노트10 S펜의 버튼을 누른 채로 허공에서 위아래로 살짝 움직이면 제품 내 카메라가 셀피(selfie) 모드로 전환된다. 다시 S펜으로 원을 그리면 ‘줌 인’ ‘줌 아웃’이 실행된다. 본체 화면에 손을 대지 않아도 S펜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사진이 든 영상이든 자유로이 찍을 수 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한 S펜이 카메라를 원격 제어하는 ‘에어 액션’ 기능이다. 마치 영화 속 마법사의 지팡이처럼 자유자재다. 이렇게 촬영한 결과물 안에 S펜으로 뭔가 그리거나 써서 바로 편집할 수 있다. 회의 또는 수업 중 S펜으로 쓴 글씨도 JPG 같은 이미지 파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어도비 PDF 등의 파일 형태로 변환해 즉석에서 친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공유할 수 있다.

S펜으로 카메라 제어하는 ‘에어 액션’ 기능


이날 갤럭시노트10 라인업 공개에 나선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갤럭시노트10이 이용자의 생활 방식 맞춤형으로 한층 더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갤럭시노트는 처음으로 갤럭시S 시리즈처럼 플러스 모델이 나왔다. 즉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 플러스 두 가지로 선보였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프리미엄 수요도 한층 다양해진 만큼, 제품을 세분화해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두 모델은 화면 크기부터 다르다. 갤럭시노트10은 6.3인치,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6.8인치다. 둘 다 대화면이지만 6.8인치는 갤럭시노트9의 6.4인치를 넘어선 역대 최대 화면이다. 본체 크기는 비슷한데 화면 크기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베젤(화면 테두리)을 최소화한 ‘인피니티-오(O)’ 디자인을 채택해서다. 기기 전면 상단 중앙부에 카메라 렌즈용 작은 구멍 하나만 남았다.

전반적으로 간결하고 단순한 ‘미니멀리즘’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모든 갤럭시 시리즈를 통틀어 최초로 3.5㎜짜리 이어폰 단자도 사라졌다. 무선 이어폰 이용자가 급증한 트렌드를 반영했다. 다만 C타입 젠더에 끼울 수 있는 유선 이어폰도 기본 제공한다. 본체 성능 면에서는 갤럭시노트9에 이어 ‘괴물 스펙’ 면모가 엿보인다.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 플러스 둘 다 최대 12기가바이트(GB) 램을 탑재했고, 플러스 모델을 쓰면 512GB의 기본 저장 공간에 4300밀리암페어시(㎃h)의 배터리 용량까지 누릴 수 있다(일반 모델은 3500㎃h). 4300㎃h는 약 30분 충전으로 온종일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초고속 유선충전과 고속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카메라도 진일보했다. 1000만 화소 듀얼 전면 카메라에, 메인 카메라는 초광각(1600만 화소)과 일반화각(1200만 화소), 망원(1200만 화소) 등으로 자유자재 변환이 가능한 구성이다. 아울러 일부 모델은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한다. 갤럭시노트10 라인업은 8월 23일부터 국내외에서 출시된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그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공개한 후 10월 출시한 갤럭시노트1은 5.3인치로, 당시로서는 대화면을 장착한 데다 S펜을 적용, 기존 갤럭시 S는 물론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도 차별화를 꾀했다. 이 외에 1GB 램과 32GB 저장 공간, 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2500㎃h의 배터리 용량을 갖췄다. 당시 삼성전자는 그해 4월 출시한 4.3인치 화면의 갤럭시S2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스마트폰 중 가장 앞섰다는 평과 함께 흥행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후였다. 한편으로는 “삼성전자가 ‘카피캣(copycat, 인기 제품을 모방해 만든 제품을 비하한 용어)’을 만들었다”는 식의 애플 측 공세에 맞설 필요성도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었다.

그 결과물이 S펜 사용 지원이라는 강력한 차별화 요소로 무장한 갤럭시노트1이었다. 전자기기용 스타일러스 펜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업체 와콤과 제휴해 만든 S펜은 아직 스마트폰 조작보다 수기(手記)에 더 익숙한, 국내외 많은 중장년층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기기의 대화면을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메모장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노트1의 등장과 함께 패블릿(phone+tablet computer, 태블릿처럼 화면이 큰 휴대전화)이라는 용어도 시장에서 빠르게 전파되기 시작했다. 갤럭시노트가 세계 최초 패블릿은 아니다. 앞서 나온 AT&T의 ‘EO 440’(1993년)이나 델의 ‘스트리크’(2010년)도 패블릿의 일종으로 여겨지지만, 스마트폰 중에 최초로 성공한 패블릿으로 갤럭시노트를 꼽게 됐다.

갤럭시노트4, 엣지 디자인 첫 적용


▎한국 시간으로 8월 8일 오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10을 공개한 가운데 이날 서울 세종대로 KT스퀘어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시민들이 제품을 사용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후 등장한 갤럭시노트 시리즈들은 ▶매년 갤럭시S 시리즈 출시일과 시간차를 둔 하반기 출시 ▶대화면과 S펜이라는 정체성 유지 ▶디자인·성능은 업그레이드 같은 공식을 공통되게 지켰다. 2012년 8월 공개된 갤럭시노트2는 화면이 5.5인치로 0.2인치 더 커졌고 19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2GB 램, 64GB 저장 공간, 3000㎃h의 배터리 용량을 갖췄다. S펜 기능도 강화했다. 이용자가 S펜을 기기에 가까이 갖다 대면 e메일 등의 내용을 미리보기로 확인할 수 있는 ‘에어 뷰’ 기능을 처음 도입했다. 이듬해 9월 공개된 갤럭시노트3는 다시 0.2인치 더 커진 5.7인치 화면에 풀 고화질(HD) 해상도 지원, 13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3GB 램에 3100㎃h 배터리 용량으로 발전했다. 스마트워치인 ‘갤럭시기어’와 연동이 가능해졌고 미국 업체 코닝의 강화유리 고릴라글래스3와 USB 3.0 단자를 갖췄다. S펜으로 주소를 적으면 기기가 자동 인식해 지도에서 위치를 찾아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2014년 9월 공개된 갤럭시노트4부터는 보다 과감한 변화가 보였다. 화면 크기는 갤럭시노트3와 같았지만 알루미늄 프레임에 고릴라글래스4, 그리고 시리즈 최초로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해 보안성을 강화했다. 가상현실(VR) 콘텐트를 즐길 수 있는 ‘기어VR’과의 연동이 가능해졌으며, 37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16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로 촬영 성능도 강화했다. 디자인 면에서도 오늘날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곡면의 엣지(edge)를 화면 우측에 적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이후 2015년 3월 공개된 갤럭시S6가 화면 양측을 곡면 처리한 듀얼 엣지 디자인으로 나왔다. 갤럭시노트4는 S펜 역시 필압이 2048단계로 전작보다 배로 향상돼 더 다양한 작업이 가능해졌다.

2015년 선보인 후속작 갤럭시노트5는 그간 독일에서 공개됐던 시리즈 다른 제품과 달리 처음으로 미국에서 8월 발표돼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모든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미국에서 공개하게 된다. 갤럭시노트5는 엣지 디자인을 후면으로 확대 적용했고 4GB 램을 탑재했다. 저장 공간은 128GB까지 지원했다. 또한 갤럭시S6에 이어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 보다 쾌적한 사용 환경을 구축했다. S펜도 처음으로 스프링 방식으로 설계돼 그만큼 편의성이 강화됐다. 지금껏 탈착형이던 배터리가 시리즈 첫 일체형으로 바뀌기도 했다. 이외에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갤럭시노트5 다음은 갤럭시노트7으로, 2016년 8월 공개됐다. 원래대로라면 갤럭시노트6로 나올 차례였지만 갤럭시S 시리즈보다 하나씩 낮은 숫자로 매년 출시되다 보니 헷갈린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넘버링을 다시 했다. 갤럭시노트7은 승승장구하던 시리즈 역사에 암운을 드리웠던 제품으로 기억된다. 시작은 좋았다. 최초로 홍채인식 기능을 탑재했고, 특히 S펜이 외국어 번역과 방수 기능 추가라는 괄목할 만한 개선으로 주목받았다. 순식간에 글로벌 시장에서 150만대가 팔리면서 초기 공급량 부족 사태로 삼성전자가 별도 공지를 통해 예약자들에게 사과해야 했을 만큼 반응이 좋았다.

문제는 배터리였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는 전작보다 500㎃h나 늘어난 3500㎃h 용량으로, 최대 밝기에서 20.5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 측이 밝혀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해외에서 배터리 발화 신고가 잇따르면서 애초 설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결국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이미 판매된 갤럭시노트7의 전량 리콜을 공식 발표, 배터리 교환을 진행했지만 그럼에도 발화 사고는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출시한 지 불과 두 달 만인 그해 10월 갤럭시노트7의 생산 중단(단종)을 발표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 발화사태로 인한 리콜 비용 등 각종 피해액만 약 7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갤럭시노트7 실패 만회한 8·9

1년 후인 2017년 8월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우려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갤럭시노트8을 공개했다. 전작에서 하락한 소비자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였다. 기존 지문인식과 홍채인식에다 안면인식 기능까지 탑재해 보안성을 대폭 강화했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최초로 렌즈가 두 개인 듀얼 메인 카메라(1200만 화소)를 탑재해 주목받았다.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였다. 6.3인치 대화면, 6GB램, 최대 256GB 저장 공간 지원으로 기본기를 강조했다. 음성 인식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와 움직이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도 더했다. S펜은 세계 71개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다만 배터리는 전작에서의 발화 문제를 고려, 3300㎃h로 전작보다 용량을 낮추면서 무리하기보다는 안정화에 주력한 인상이었다. 소비자들은 배터리 성능에 불만을 표했지만 회사 측 바람대로 더 이상의 발화 이슈는 없었다.

지난해 8월엔 갤럭시노트9이 공개됐다. 갤럭시노트9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8GB 램과 512GB의 저장 공간까지 지원해 괴물 스펙이라는 평을 받았다. 배터리도 용량이 4000㎃h로 대폭 늘어나면서 실패를 딛고 다시 진화를 시작했다. 한 번 충전해서 온종일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졌다. S펜은 최초로 블루투스 연동돼 편의성이 커졌다. S펜 버튼을 눌러 원격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사진·영상을 촬영하고 갤러리를 확인하는 등의 일이 가능해졌다. 신소재로 발열을 줄인 것도 호평 요소였다. 그에 비례해 가격대가 135만원대(국내 출고가, 512GB 모델 기준)까지 오른 것이 소비자들로서는 새로운 불만 요소였다.

-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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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7호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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