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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실적 대비 주가 낮은 은행·증권주 주목할 만 

 

코스피 대비 단기에 급락해 가격 메리트… 해외 주식투자 비중은 서서히 줄여야

▎8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9 제2차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에서 은행장들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투자할 종목을 정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업 실적. 주식을 평생 팔지 않고 가지고 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배당이 전부다. 따라서 주가는 어떤 회사가 배당을 많이 주느냐에 따라 좌우되는데,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일 수록 배당을 많이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관점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주가. 부도가 날 회사가 아닌데, 어떤 이유로 주가가 크게 내려갈 경우 해당 회사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좋은 실적과 낮은 주가는 양립하기 어렵지만 가끔 둘의 교집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데 최상의 조건이 만들어진 건데, 현재 은행과 증권주가 그런 상태다.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PBR) 역대 최저 수준

신한지주와 KB금융 등 주요 4개 금융지주사의 2분기 순이익이 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 늘었다. 지난 1분기에 비해서도 2.2% 증가했다. 2분기 상장사 전체 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35% 줄어든 걸 감안하면 은행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주가가 하락했다. 8월에만 신한금융지주가 7.8%, KB금융이 8.1% 떨어졌다. 코스피의 3배 이상 수준의 하락율이다.

괜찮은 실적에도 주가가 떨어진 건 금리 하락으로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7%포인트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은행의 가장 큰 수익원이 고객으로 받은 예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대출해주면서 생기는 차익인데, 그 부분이 줄어든 것이다. 이 추세는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8월 말에 국채 금리가 1%대 초반으로 하락해 3분기에도 은행의 예대마진이 늘어나기 힘들 걸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핵심 영업 부문인 주택 관련 대출 역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는 등 상황이 만만치 않다.

현재 은행업 주가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국가부도 사태에 준하는 리스크가 발생했던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0년 사이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 밑으로 내려온 적이 없었다. 이는 개별 종목에도 적용된다. 2008년 11월 금융위기로 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졌을 때 PBR이 0.39배였다. 2009년 신한은행이 비슷한 이유로 유상증자를 하기 직전 PBR도 0.46배였다. PBR 0.4배는 주가 하락을 저지하는 마지노선 역할을 했기 때문에 주가가 이 수준에 도달하면 예외없이 크게 반등했다. 지금 은행의 평균 PBR이 0.4배 정도 된다.

주가가 대단히 낮아지긴 했지만 상황이 그 정도로 나쁘진 않다. 오히려 자산 건전성이나 수익성이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 연체율이 0.4%로 1000건의 대출 중 1개월 이상 연체된 계좌수가 4개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 상황이 나빠 증자를 해야 할 필요가 없고 배당수익률은 대부분 5~6% 정도 된다. 앞으로 경기가 둔화되고 금리가 한두 차례 더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초 60%였던 은행주의 외국인 보유 비율이 현재 57%로 낮아졌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팔았기 때문인데 그 영향으로 최근에 주가가 하락했다. 기업에 문제가 없으면 주가가 낮아질수록 외국인 매도가 줄어들게 된다. 조만간 은행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멈추고 주가 반등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단기에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반등의 폭이 작지 않을 것이다.

실적이 괜찮음에도 주가가 떨어진 또 하나의 업종이 증권이다.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 등 주요 5개 증권사의 2분기 순이익 합계가 68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증가했다.

증권업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해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다. 주가 하락으로 거래대금이 줄고 상장지수펀드(ETF) 등장으로 펀드 판매가 감소하는 등 과거 전통적인 영업 기반이 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각 기업이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는데,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자은행(IB) 비즈니스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다. 여기에 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 이익 증가와 해외 법인 사업영역 확대, 사모펀드(PEF) 등 자회사 추가에 따른 이익 다변화가 더해졌다. 앞으로도 발행어음,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 등 신사업 시행이 예정돼 있음을 감안할 때 괜찮은 실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주 투자는 앞으로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기업에 주목하든지 아니면 가격이 낮은 회사에 주목하든지 둘 중 하나여야 한다. 앞의 경우는 대형 증권사가 맞다. 사업 내용이 다양한 만큼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뒤의 경우는 대기업 계열 증권사 중에서 주가가 액면가의 5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회사가 해당된다. 그룹 규모에 걸맞은 성장동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영업 부진으로 이익을 크게 내지 못했기 때문에 주가가 낮아졌지만 재무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주식은 사서 계속 보유하면 주식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 두세배의 이익이 난다. 가격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이익에 투자하는 방법은 단기 전략으로 유용하고 뒤의 가격에 주목하는 건 장기 전략으로 유용하다. 증권주를 사기 전에 어떤 쪽으로 투자할 건지부터 정해야 한다.

우리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 중 3% 정도가 해외 주식이다. 현재 잔고가 40조원을 넘는다. 미국 주식이 절반 정도이고 중·유럽 주식 비중도 크다. 지금까지는 성과가 괜찮았다. 지난해에 특히 좋았는데, 선진국 주가가 오르고 원화 약세까지 합쳐져 일부 종목의 경우 60% 넘는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 주식시장이 15%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것도 해외 주식 투자가 늘어난 이유가 됐다. 높은 가격에 이들을 매수해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될 거라 믿고 있다.

해외 주식에선 주가 하락, 원화 절상 이중고 우려

문제는 이제부터다. 코스피는 1900대로 내려왔기 때문에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지만 선진국 시장은 다르다. 미국의 경우 지금이 하락 초기일 수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금리 인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걸 보면 상황이 이전만 못한 게 분명하다. 여기에 주가까지 높다. 환율도 사정이 좋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1220원을 정점으로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22년 동안 거의 매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나라다.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위에서 오래 머문 경우도 없다. 구조적으로 1200원을 넘기 힘들다는 의미가 되는데, 원화 강세가 이어질수록 해외 주식투자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와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는 건데, 해외 주식투자에서 주가 하락과 원화 절상이란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 이번 하락 과정에서 투자 종목은 물론 투자 지역까지 다시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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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호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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