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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주택연금 가입자] 집 한채 있다면 노후 걱정 마세요 

 

주택연금, 올 들어서만 6900명 가입… 정부, 주택연금 가입 기준 완화 예정

50대가 되면 가장(家長)은 불안해진다. 가진 재산은 달랑 집 한채뿐인 예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던 월급도 이 시기에 퇴직을 하면 끊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를 그만둘 때의 나이가 평균 49.4세다. 문제는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멀었다는 것이다. 만 62세부터 수령하니 10년에서 최대 15년 동안 소득이 없다. 더구나 국민연금 수령 시기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2033년이면 만 65세로 올라간다. 지금 40대라면 선배보다 노후에 현금 부족 문제로 더 오랫동안 힘들어질 게 뻔하다. 50대에 준비 없이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만 믿지 말고, 스스로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전까지 소득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셀프연금’을 만들라는 조언이다.

셀프연금 상품 중 단연 인기

연금 관련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은퇴자 필요에 따라 연금 수령 기간을 정하고, 연금액도 자유롭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셀프연금에 최적화된 금융상품이 적잖다. 이 중에서도 최근에는 주택연금이 인기다. 주택연금은 60세 이상 고령자가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노후 생활자금을 받는 것이다. 장점은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고, 부부 중 한명이 먼저 사망하더라도 감액 없이 같은 금액의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또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증하므로 다른 연금보다 안정적이다. 이 덕에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7년 7월 도입된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에 6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도 8월 말까지 6900여 명이 가입했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한사람이라도 60세 이상이고,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이면 가입할 수 있다. 연금액은 가입자 연령(부부 중 연소자)과 주택가격에 따라 결정되는데 가입자가 고령일수록, 주택이 고가일수록 연금이 늘어난다. 연금 수령액은 주택연금 가입 당시 집값 평가액 한도 내에서 연금 식으로 받는다. 연금수령 방식은 종신지급방식·종신혼합방식·확정혼합방식·사전가입방식 등 7가지로 나뉜다. 이 중 가입자의 65.3%가 선택 중인 종신지급방식은 평생 매월 고정된 연금수령액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그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은 종신혼합방식(가입자의 22.5% 선택)은 인출한도 범위 안에서 연금수령액을 수시로 찾아 쓰고, 나머지 부분을 평생동안 매월 연금형태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주택연금은 해당 주택에서 계속 살아야 한다. 만약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이사를 가야 할 상황이라면 담보주택을 변경해 주택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다만 이사하는 시점에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 가격을 평가해 가격 차이가 있으면 연금액을 조정한다. 경우에 따라 이미 수령한 연금 중 일부를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가격이 같으면 당연히 다달이 받는 연금액에도 변화가 없다. 새로 이사 간 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비싸면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 다만 초기보증료(주택가격 차의 1.5%)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때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잔금지급일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며 “만약 잔금지급일이 다르면 담보주택에 대한 소유권 상실 기간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보로 맡긴 주택이 재개발·재건축 되는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참여한다는 서류를 제출하면 연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수령액은 기존과 같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끝나면 새 주택을 기준으로 연금액을 조정하는데, 조정 방법은 이사를 갈 때와 동일하다. 또 담보주택에 불이 나거나 자연재해로 붕괴가 되더라도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그동안은 화재나 재난으로 멸실되면 연금 계약이 해지됐다. 하지만 올해 6월 주택금융공사가 가입자의 연금수급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 화재 등 천재지변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경찰서 등에서 재해·피해사실확인서를 발급받아 담보주택을 변경하면 된다.

이 같은 장점에도 여전히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의문은 주택연금에 가입한 후 집값이 오르면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결정된 월 지급금은 연금 가입 후 집값이 올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주택 처분 후 차액(주택가격-연금지급액)을 자녀에게 상속할 수 있다. 집값 상승에 따른 이득이 자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매월 받는 월 지급금을 평균 수명까지 단순 합산한 연금액이 주택가격보다 적다는 점도 가입을 꺼리게 하는 이유다. 하지만 평생 내 집에서 이사 다닐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고 앞으로 집값의 등락과 관계없이 일정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주택가격과 연금수령액 간의 차액은 상속되고 집값이 하락하거나, 100세까지 장수해 연금수령액이 주택가격을 초과하더라도 부족분을 가입자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집값 하락에도 문제 없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집 크기를 줄이거나 싼 집으로 이사를 가 목돈을 마련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지만 장단점이 있다. 일단 이사를 가면 집값의 차액만큼 목돈을 마련할 수 있지만 외곽 지역으로 가거나 작은 집에서 살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또 새로운 집을 구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취득세와 이사비 등 각종 비용도 나간다. 물론 집을 오롯이 상속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이와 달리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자녀에게 주택을 상속할 수는 없으나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평생 살면서 매달 연금을 수령해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연금은 향후 집값 전망에 따라 가입시점을 정하는 것이 좋다”며 “집값이 떨어질 것 같다면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고, 집값이 추후 오를 것 같다면 가입을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 가입자 대상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택연금 가입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이 만 60세 이상이고, 소유한 집이 부부 기준 9억원 이하여야만 가입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주택연금 가입연령은 50대로 낮아지고, 가입주택 가격 상한도 시가 9억원에서 공시지가 9억원으로 현실화할 예정이다.

-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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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호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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