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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 100회 맞은 전국체육대회를 시민의 축제로 

 

근현대 우리 민족의 애환 담겨…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에도 사활

100회를 맞는 전국체육대회가 10월 4일 개막한다. 전국체육대회는 1920년 일제 강점기 시절 서울 배재고등보통학교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스포츠를 통한 항일운동 성격이었던 전국체육대회는 해마다 서울에서 열렸다. 그러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전남 광주 개최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열리기 시작했다. 1986년부터 지난해 대회까지 다른 지자체에서 열렸다. 올해 100회를 맞아서는 다시 서울에서 열린다. 지난 9월 25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만난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한민국의 미래 스포츠 100년에 기여하고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키는 데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오랜 만에 전국체육대회가 열린다.

“1986년 이후 33년 만에 전국체육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100회 대회라는 상징성이 있다고 여겨 개최지 선정에 응모했다. 1회 대회가 열린 서울에서 다시 개최되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는 100년 동안 계승해온 전국체육대회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고, 미래 100년에 대한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포함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깊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국체육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국민을 하나로 모았던 뜻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상처받은 국민은 전국체육대회를 통해 하나로 결집했고 광복 후에는 기쁨을 함께 나눴다. 1920년 전조선야구대회에선 독립운동가인 월남 이상재 선생이 시구를 했고, 해방 직후 열린 1945년 대회에선 손기정 선수가 눈물을 흘렸다. 우리 민족에게 전국체육대회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국체육대회는 전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1951년에도 열렸다. 기적 같은 일이다. 올해 대회는 100회 대회이자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에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개회식에 해외에 거주 중인 14명의 독립유공자 후손을 초대해 의미를 더하고자 한다.”

100회 전국체육대회만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이른바 ‘뭇별’이란 말이 있다. 수많은 별을 뜻하는 말인데, 우리 사회를 이끄는 시민들을 뭇별이라고 본다. 이번 대회는 특정인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뭇별인 시민들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축제로 만드는 것을 콘셉트로 잡았다. 이를 위해 100회 전국체육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원이 참여한다, 지난 9월 22일 마니산에서 채화한 성화는 1100명의 손을 거쳐 전국을 돌아 잠실종합운동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1100은 1000만 서울시민과 100회 전국체육대회를 상징하는 숫자다.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 역시 한명이 아니라 다양한 시민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대회에 총 7777명의 자원봉사단을 구성하고, 경기 관람·응원, 홍보, 손님맞이 범시민 캠페인 등을 담당하는 1만 명의 ‘시민 서포터즈’도 구성했다. 시민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시민, 전문가 등 총 518명의 ‘시민위원회’도 구성·운영하고 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전국체육대회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홍보방식으로 100일간의 릴레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개막 D-100일인 6월 26일부터 ‘#나에게 전국체전은’이라는 주제의 인터뷰를 매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업로드하고 있다. D-10일부터는 대회 카운트다운을 기념해 피겨여왕 김연아부터 국민타자 이승엽까지 유명인의 영상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최불암씨 인터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과거 핸드볼 선수로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했던 이력이 있어 의미가 깊었다. 이와 함께 찾아가는 전국체전 홍보부스 운영, 자치구 문화행사 연계 붐업행사, 전국체전 유물 전시회 및 사진전시회, 해띠·해온 마스코트 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서울시의 미래 체육정책을 설계하는 중요한 계기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장애인 직장운동부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서울시 산하 7개 투자 출연기관, 8개 민간기업이 함께 장애인 직장운동부 창단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했고, 올해 6개 팀이 새로 창단했다. 이는 장애인 선수들에게 안정적으로 운동할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이미지를 개선하며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이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생활체육시설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5분 거리에서 생활체육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권역별 균형 있는 체육시설 보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체육시설에 인센티브를 줘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스포츠 투어리즘으로 서울 경쟁력 높일 것”

남북 공동 개최를 추진하는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측 유치 도시로 서울이 결정됐다.

“올해 2월 대한체육회 공모 결과 ‘2032 서울-평양 올림픽’ 국내 유치 도시로 서울이 선정됐고 남북 체육장관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유치 의향을 공식 전달했다. 올림픽 개최지는 통상 7년 전에 결정됐는데, IOC 동향을 보면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빠르면 2021년 2032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절차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승인 등이 남았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 이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의 경쟁자는.

“가장 큰 라이벌은 호주 브리즈번으로 보고 있다. IOC 부위원장을 지낸 존 코츠가 영향력을 앞세워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 중국 상하이 등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서울-평양 올림픽은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내년에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가 서울에서 대한체육회와 공동으로 개최될 예정이라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 전시·컨벤션 등 2032 서울-평양 올림픽 대비 인프라 구축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체육과 관광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은.

“체육과 관광은 굉장히 밀접한 분야다. 스포츠 투어리즘을 통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관광과 연계시켜 체육과 관광을 동시에 활성화해 수도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가장 목표다. 1920년 서울에서 시작된 전국체육대회가 100회를 맞아 서울에서 개최되는데, 이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미래 스포츠의 가장 큰 이슈인 2032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를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1503호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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