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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부동산 투자 1번지 한남3구역] 원주민은 떠나고, 제주에서도 투자자 몰려 

 

대지면적으로 3.3㎡당 1억4000만원… 5800여 가구의 강북 블루칩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내 한남3구역 항공사진. 낡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모여있다. 대부분의 집이 전국에서 몰린 재개발 투자자들 소유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2층 벽돌집 다세대주택(총 4가구)의 지하 8평 남짓한 26㎡. 지은 지 26년 됐다. 지난 3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건물면적 기준으로 3.3㎡당 1억800만원이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의 지난 8월 매매가격 3.3㎡당 1억원보다 비싸다. 대지면적(19.9㎡)으로 보면 3.3㎡당 1억4000만원이다. 이 집은 2000년 이후 10번, 최근 10년 새 5번 주인이 바뀌었다. 충남 공주, 경기도 성남시 분당, 경북 영주, 서울 송파구 잠실, 충북 충주 등에서 매입해 1~2년 후 되팔았다. 현 주인은 서울 마포 거주자다. 이 집에서 생활한 주인은 없다. 손바뀜이 잦으면서 거래가격이 치솟았다. 2006년 2억7500만원, 2014년 2억7800만원, 2017년 5억9000만원이다. 2014년 이후 5년 새 3배로 뛰었다.

이 집은 최근 재개발 시공사 과열 수주전으로 관심을 끄는 한남3재개발구역 내 주택이다. 한남3구역이 재개발 ‘로또’로 주목받으며 부동산 투자 전국구 1번지로 떠올랐다. 서울 강남은 물론 멀리 제주에 이르기까지 ‘대박’을 기대한 투자자가 몰리면서 원주민은 대부분 떠났다. 한남3구역은 부동산 시장에서 강북 블루칩으로 꼽힌다. 강북의 반포주공1단지인 셈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는 평균 시세가 3.3㎡당 9000만원에 육박하는 아크로리버파크 옆 재건축 추진 단지다. 완공 후 아크로리버파크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뒤로 남산, 앞으로 한강 조망권

뒤로 남산, 앞으로 한강 조망권을 갖춘 한남3구역의 콧대가 반포주공1단지에 못지않다. 강북 재개발 단지인데도 공사비(3.3㎡당 595만원)를 반포1단지(540만원)보다 더 비싸게 책정했다. 건립 규모가 5800여 가구로 반포1단지 5300여 가구보다 덩치가 더 크다. 재개발 후 강남에 뒤지지 않는 고가 아파트 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주변 한남더힐의 전용 59㎡ 시세가 3.3㎡당 7200만원선이다. 인근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가 3.3㎡당 6800만원까지 거래됐다. 한남3구역은 입지 여건과 단지 규모 등을 고려하면 이들 단지 이상의 몸값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

시공사 선정 단계에 이를 정도로 한남3구역 사업이 무르익으면서 한남3구역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남동 전용 25㎡ 다세대주택(대지면적 20㎡) 거래가격이 2006년 1억5000만원에서 지난 4월 7억8000만원으로 4배 이상으로 뛰었다. 공시가격도 급등했다. 이 집의 공시가격을 보면 2005년 6200만원에서 올해 4억1800만원으로 6배가량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2억8000만원에서 1년 새 49% 올랐다. 한남3구역이 있는 보광동·한남동 일대 재개발 대상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33% 상승했다. 40여 년 전인 1978년 지어진 한남동 대지면적 129㎡, 연면적 101㎡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5억2200만원에서 올해 8억200만원으로 54% 상승했다.

특히 10평(33㎡) 이하 초소형 다세대주택이 급등했다.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어서다. 이 주택들은 대부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다가구주택에서 다세대주택으로 ‘지분 쪼개기’(구분등기)한 집들이다. 지분마다 재개발 입주권이 나오는 것을 노리고 주인들이 쪼개기 했다. 쪼개기는 2000년대 중반 금지됐다. 백준 J&K도시정비 사장은 “용산은 1990년대 재개발 사업 초기 때부터 뛰어난 입지여건 등으로 황금알을 낳는 기대감이 컸다”고 말했다.

2002년 보광동 벽돌 2층 주택(150㎡)에서 분리된 1층 15㎡의 올해 공시가격이 5억7600만원이다. 지난해(3억9300만원)보다 50% 가까이 올랐다. 2016년 2억8100만원에서 3년 새 2배가 됐다. 한남3구역이 있는 보광동·한남동에 33㎡ 이하 다세대주택이 560여 가구이고 이중 130여 가구가 지하 단칸방이다. 여기다 최근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이 집값에 불을 붙였다. ‘3.3㎡당 일반분양가 7200만원, 조합원 3500만원 보장’ 제시가 나오면서 호가가 뛰고 매물이 대부분 사라졌다. 한남3구역 일반분양가가 3.3㎡당 1000만원 올라가면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1억원가량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주인들이 추가분담금 감소 기대감에 시공사 선정 동향을 지켜보며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남3구역 가격 급등 뒤엔 전국에서 모여든 투자자가 있다. 본지가 지난 3월 말 사업승인 기준 조합원 명부(공동소유 등 총 5000여명)를 조사한 결과 현지에 살고 있는 원주민이 15% 정도로 집계됐다. 서울 거주자가 71%이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17%였다. 한남3구역과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한 강북지역 재개발 대단지인 은평구 갈현1구역(건립가구 4100여가구)에선 원주민이 40%가량이다. 강남3구가 3% 정도다. 한남3구역 소유자 주소지로 고가 주택으로 꼽히는 한남더힐, 아크로리버파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 등이 눈에 띄었다. 한남더힐 거주자 중에 올해 60억원대에 거래된 초대형 아파트도 있다. 반포주공1단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재건축 추진 단지도 있다. 한남3구역 소유자로 지방도 적지 않다. 지방 비율이 8%였다. 효리네 민박으로 유명한 애월읍이 있는 제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

60억대 한남더힐 거주자도 투자

지방 투자자들에게 용산은 강남보다 인기가 높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용산 주택 매입자 중 서울 이외의 비율이 32.3%다. 2006년 집계 이후 30%를 넘기는 처음이다. 올해 강남3구의 서울 이외 매입자 비율이 24.2%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조합 설립 이후 거래가 제한받는 데 비해 재개발은 거래제한이 없다. 금액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보다 적게 든다.

하지만 한남3구역 투자가 대박을 터뜨릴지 변수가 많다. 시공사 선정 입찰 위법 논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의 함정이 있다. 시공사 선정이 잘못될 경우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투자성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 상한제로 일반분양가 3.3㎡당 3000만~4000만원이 되면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3.3㎡당 7200만원과 비교해 3억~4억원 더 늘어날 수 있다.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더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

-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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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호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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