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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제 대예측 | 2020년 금값은 어디로] 골드 랠리 어려워도 여전히 ‘반짝반짝’ 

 

금리 인하,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 이어져… 온스당 4000달러 베팅 거래도

‘골드 랠리’. 2019년 금값은 최근 6년 내 볼 수 없었던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월 시작한 골드 랠리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나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2018년 말 내놓은 2019년 금값 전망치를 뒤엎었다. 두 곳은 2019년 금 가격을 각각 온스(31.1g)당 1325달러, 1296달러로 예상했다. 현실은 달랐다. 12월 초 현재 국제 금값(2월물 기준)은 이들의 예상보다 최대 14% 높은 148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마저 최근 조정을 거친 가격으로 지난 9월 금값은 1560달러를 넘어섰다.

2020년 금은 2019년 만큼은 아니라도 여전히 유망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 2단계 협상이 남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의 하향 흐름 탓에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계속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 펼쳐지는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2020년 국내외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금리 하락으로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경기 하향 속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0년 4분기 금값이 온스당 157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금값이 2020년 말에는 160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금값이 2020년 말에는 148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BN암로는 금값이 2020년에 15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일각에선 금이 제3차 가격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제1차 금 가격 상승기는 1971년 8월부터 1980년 1월 사이였다. 이때 금 가격은 온스당 42달러에서 800달러로 상승했다. 연 10% 넘는 주요국 물가상승 속에서 금이 물가변동 방어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덕이었다. 제2차 금 가격 상승기는 1999년 8월부터 2011년 8월까지 10년간 255달러에서 1900달러로 상승했다. 이 시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이 공적 보유금 내 금 비중을 늘린 게 원인이 됐다. 동시에 달러 가치가 떨어져 금 수요는 더욱 늘었다. 이후 금 가격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다 2015년 말 재반등하기 시작했다. 2016년 금 가격은 2015년과 비교해 약 8% 올랐고, 2017년 재차 13% 가까이 올랐다. 2018년 잠깐 주춤한 이후 2019년 금값은 20% 이상 상승, 최근 4년간 무려 42%가 올랐다. 앞선 금값 상승기가 약 10년 동안 이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아직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금은 시장 수급 면에서 추가 상승동력을 갖췄다. 헤지펀드 등 투기적 투자자들의 금 상승 베팅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온스당 금 가격이 4000달러로 올라야 투자금을 회수하는 옵션 거래도 이뤄졌다. 미국 경제매체 인베스터스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옵션 시장에서는 오는 2021년 6월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가 성사됐다. 2021년 6월 온스당 400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옵션 거래로 거래 규모가 5000건 175만 달러(약 21억원)에 달했다. 해당 투자를 통해 만기 전에 돈을 벌 수 있으려면 금값이 현재 수준에서 세 배 가까이로 올라야 한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1516호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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