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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낙점된 은행권 수장들 과제는] 노조 반발, 법률리스크 해소가 급선무 

 

우리금융, 비은행 M&A 시급… 신한금융은 내부 파벌싸움 여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3일 IBK기업은행장에 임명됐지만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재무부 재무정책국 사무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역임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노조는 윤 행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4월 총선 때까지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취임식을 치르지 못한 윤 행장은 기업은행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관료 출신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실적부담 클 듯


주요 금융지주·은행 CEO가 임기 만료로 교체 또는 연임이 결정되면서 논란 또한 만만치 않다. 제 사무실에 출근도 못한 윤종원 행장은 물론이고, 지난해 12월 각각 차기 회장후보로 낙점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법률 리스크가 존재해 연임 과정이 ‘깔끔’하지는 않다. 금융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풀어야 숙제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과거 신한은행장 시절 신입사원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8일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오는 1월 22일 조 회장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가 진행된다.

이만우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조 회장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법정구속’ 같은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새로이 회장을 선출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신한금융 측은 1심 결과는 어차피 확정판결이 아닌 만큼 조 회장이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대규모 원금 손실을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징계 절차를 앞두고 있다. 최종 징계 수위는 1월 30일로 예정된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금감원장 결정, 금융위원회 승인으로 확정된다.

금감원이 사전 통보한 중징계가 그대로 확정되면 손 회장은 3년간 금융회사 임원을 맡을 수 없다. 우리은행 측은 적극적으로 소명해 외부 심사위원들이 참여하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수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손 회장의 연임을 두고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손태승 회장의 연임 결정은 부적절하다”며 “중징계이든 경징계이든 우리은행과 손 회장에 대한 징계가 결정된다면 징계 수준과 상관없이 손 회장은 연임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으면 2023년 3월까지 회장을 맡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는 CEO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노조 반발 속에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윤 행장의 첫 과제는 아무래도 ‘노조와 화합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다.

사실 투쟁이 장기화되면 은행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사측, 노조 모두에게 부담이 커진다. 노조는 청와대와 여당의 사과를 원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에 관련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 이후 윤 행장과 노조의 상견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라인’ ‘위 라인’ 대립 여전한 신한금융

노조 설득에 성공하더라도 윤 행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내부 출신 전임 행장들이 이룬 실적에 준하는 성과를 내야한다. 2018년 김도진 행장 당시 기업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7643억원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시장 점유율도 내부 출신 행장 시절인 2010년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이후 22%대를 유지하고 있다. 윤 행장이 임기 내에 어떤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관료 출신이기에 중소기업 육성·지원이라는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겐 여전히 조직 단합이 큰 과제다. 조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비(非)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으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12개였던 신한금융 자회사는 현재 16개로 늘었다. 2018년에는 자산과 순이익 모두 KB금융을 앞지르며 업계 1위 타이틀을 되찾았다. 경영실적만 보면 좋은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화려한 외양과 달리 신한금융 내부에는 여전히 종기가 곪고 있다. 바로 파벌싸움이다.

신한금융은 2017년 회장 자리를 놓고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심하게 갈등했고, 직원들 사이에선 그 여파가 지금도 존재한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신한금융 한 관계자는 “위 전 행장이 있었을 때보다는 덜해졌지만 여전히 직원들이 ‘조 라인’ ‘위 라인’ 등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은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진 만큼 이런 조직 문화를 바꾸어야 할 의무가 생겼다.

우리금융의 과제는 조직 안정화다. 지난해 1월 은행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는데 주요 계열사의 완전 자회사 편입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여럿 남아있다. 또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가 적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다. 손태승 회장이 겸임하고 있는 우리은행장은 1월 중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앞으로 지주 회장은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현안에 전념하고, 은행장은 은행 영업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주가 부양도 손 회장의 주요 당면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상장한 우리금융 주가는 1월 8일 종가기준 1만650원으로, 상장 후 30% 넘게 하락했다. 손 회장은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난 6일 자사주 5000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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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호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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