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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영의 초저금리 시대 자산 증식법] 개미들이 글로벌 투자에 눈 돌려야할 4가지 이유 

 

한국 주식시장은 ‘애플 시총’보다 작아... 한국 배당 수준은 주요 15개국 중 14위

‘저성장·저금리·저물가’로 불리는 ‘3저(低) 환경’이 이어지고, 미국·이란 갈등에 따른 중동정세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환경일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산을 분산시켜 변동성을 줄이는 투자가 필요하다. 답보상태를 이어가는 국내 증시보다는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투자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투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국내증시에만 매달리는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투자자들이 글로벌 투자에 눈을 돌려야 하는 4가지 이유를 꼽아봤다.

1.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순위 2년 째 뒷걸음질

한국거래소(KRX) 코스피 시장에는 799개 기업이 상장되어 있다. 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지난 1월 5일 기준으로 1462조원이다. 이 수치는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애플의 시가총액(약 1540조원)보다도 못하다. 즉, 애플 한 회사를 팔면 우리나라 코스피에 상장된 회사를 모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상장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회사 아람코 시가총액은 2200조원에 달하니 코스피 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삼성전자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세계거래소연맹(WFE)이 집계한 거래소 69곳의 시가총액 자료에 따르면 KRX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약 1조3692억 달러(약 1616조941억원)로 세계 거래소 중 15위를 기록했다. KRX 시가총액 순위는 2017년 말 13위였다가 2018년 말 14위로 하락했고, 10월 현재 15위로 내려가면서 2년째 뒷걸음질을 쳤다.

해외 주요 펀드매니저들이 각 국가별 투자자산을 배분할 때 참고하는 주요지수인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자본시장인덱스(MSCI)는 중국 주식시장의 비중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반면 한국 주식시장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MSCI 신흥국지수 중 중국 기업 비중은 지난해 10월 말 31.85%에서 11월말 34.02%로 증가한 반면, 한국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12.19%에서 11.56%로 줄었다.

글로벌 시장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동성 축소다. 한국 주식시장에만 투자하게 되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도 있지만, 증시 불황 때에는 수익률이 급락하기도 한다. 반면 글로벌 투자를 하게 되면, 투자수익률의 등락폭이 크게 줄어들어 꾸준하고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2. 중국 주식시장은 한국 주식시장과 비슷

MSCI지수는 전세계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이를 분석해 발표하는 인덱스이다. MSCI 인덱스는 크게 세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①미국, 독일, 호주, 일본, 홍콩 등이 속한 선진시장(Developed Markets), ②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한국 등이 속한 신흥시장(Emerging Markets), ③베트남, 케냐 등이 속한 개척시장(Frontier Markets) 등이다.

한국은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국가와 함께 신흥시장에 속해 있다. 이 시장의 분류는 단순히 시장 규모에 따른 분류라기 보다는 시장 성격의 분류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아직은 선진시장의 주식시장 보다 신흥시장에 속한 국가의 주식시장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투자자들이 해외투자펀드에 가입할 때 가장 많이 선택하는 펀드는 중국 펀드다. 그런데 중국 주식시장도 한국의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신흥시장에 속해 있다. 이 말은 중국 주식시장은 한국 주식시장과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다보니 수출이 감소하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30%대로, 중국 수출이 감소하면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급은 더욱 크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투자자들은 해외투자를 할 때에 중국펀드에 치우치지 말고 글로벌 펀드로 눈을 돌려야 한다.

3. 반도체 쏠림 현상 심해

국내 주식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하게 된 것은 반도체 산업의 성장 때문이다. 1월 5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약 369조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25.2% 정도를 차지한다. 또 다른 반도체회사인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4.7%(약 68조8000억원)로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30%에 달한다.

이들 회사의 외국인투자자 보유 비중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보통주는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56.83%, 삼성전자 우선주는 91.81%, SK하이닉스는 50.51%다. 코스피 전체 외국인투자자 보유 비중 38%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외국인투자자들도 한국의 주식 중 반도체 관련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는 다양한 산업군의 집합체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주식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특징을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반도체 가격의 흐름과 코스피 시장의 흐름이 거의 유사하게 흘러갈 정도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적인 공급능력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대신 수요의 변화가 반도체 가격을 결정한다. 이런 구조의 특성상, 반도체 가격의 변화는 그 기복이 다른 상품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코스피 주가의 흐름도 변동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물론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 한국의 주식시장도 좋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로 반도체 산업이 예상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주식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한마디로, 코스피 시장은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 분산투자할 필요가 있다.

4. 한국 기업의 짠물배당

전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단순히 매매차익을 위한 투자보다 배당투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회사의 주식에, 어느 나라의 주식에 투자를 해야 배당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발표한 ‘주요국 기업 배당성향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2008~2018년)간 한국의 상장회사의 배당성향은 평균 25%다. 한국의 상장회사가 1년에 100억원을 벌면 주주들에게 4분의 1인 25억원을 배당하고 4분의 3인 75억원을 사내에 유보한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등 선진 7개 국가(G7) 기업의 배당성향은 42%다. 신흥국인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업과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 역시 각각 35.7%, 41.2%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았다. 주요 1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배당성향이 낮은 국가는 인도(23.8%)뿐이다. 즉, 한국의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국내 배당성향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배당성향이 높은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 필자는 현재 금융교육컨설팅회사 웰스에듀(Wealthedu)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삼성생명 FP센터 팀장, NH투자증권 PB강남센터 부장을 지냈다.

1518호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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