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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즈창 전 SK차이나 대표] “한국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 도울 것” 

 

중국 내 경영 경험 풍부한 한국통… 티오에스 등 기술력 있는 강소기업 주목

▎쑨즈창 전 SK차이나 대표는 “한국 중소기업이 중국 진출에 성공하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사진:김현동 기자
“한·중 양국은 상호 ‘보완성’이 있는 관계입니다. 중국은 시장이 거대하고 한국은 기업의 제품과 기술이 뛰어납니다. 중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들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지난 1월 7일 서울 청담동 한중친선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쑨즈창 전 SK차이나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한국에 친근감을 나타냈다. 그는 1964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현지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창업에 나섰다. 2006년 중국 진출에 관심이 많던 SK그룹에 입사했고,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받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법인인 SK차이나 대표를 맡았다. 퇴임 후엔 SK홀딩스 고문으로 SK그룹의 중화권 업무를 맡았다. 중국 상하이의 59층짜리 SK타워 건설에도 관여했는데, 1992년 한·중 수교 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에 세우거나 매입한 건물 중 최고층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중국통이자 한중친선협회장인 이세기 전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장관은 쑨 전 대표를 가리켜 “한국을 가장 사랑하는 중국인 중 하나”라고 평한다. 쑨 전 대표는 현재 중국에서 7조원대 자금을 운용 하는 민간 투자펀드사 임원이다. 한국의 과소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면서 현지 진출을 도우려는 이유다.

왜 한국 중소기업에 주목하나.

“SK차이나 대표 시절 최태원 회장께서 ‘한국 중소기업은 중국 진출에 애로점이 많아 대기업인 SK가 도와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했다. 이를 늘 기억하면서 두 나라 문화를 잘 아는 내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중국에서 주목할, 기술력 좋은 한국 중소기업이 몇 곳 있음을 알게 됐고 한국을 찾아 이들과 만나고 있다.”

한국의 어떤 산업 분야에 특히 주목하나.

“단연 정보기술(IT)이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장비 쪽에 관심이 간다. 현재 중국에 수요가 많다.”

이번 방한에서 그가 주목한 국내 중소기업 중 하나가 경기 오산시 소재의 티오에스다. 정밀한 기술이 요구되는 반도체와 발광다이오드(LED) 장비 제어 부품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쑨 전 대표는 “티오에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플라즈마 공정 진단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 기술력을 보유한 강소기업이다. 중국에 유치해 함께 성장해나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김용규 티오에스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마이크로 LED 소자 시제품을 제작했는데 발광 효율이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5~10% 개선되는 걸 실험적으로 증명했다”며 기술력과 중국 진출에 자신감을 표했다. 마이크로 LED는 ‘소비자가전쇼(CES) 2020’에서 ‘미래를 바꿀 꿈의 디스플레이 기술’로 소개됐다.

한국 중소기업에 중국 진출 전략을 조언하면.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기술력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는 현지 판매망에 파고들어 판매량 위주의 승부를 벌여야 한다. 둘째, 중국 기업의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졌으면 합작사 설립이 효과적이다. 셋째, 중국 기업 대비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졌다면 기술 강화에 매진하면서 중국 자금력의 도움을 받는 편이 좋다.”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빠졌는데 악영향은 없을까.

“경제성장률이 아직 6%대(지난해 3분기 6.0% 기록)다. 미국과 무역 분쟁, 수년간 세계 경기 흐름이 나빴음을 고려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시장성엔 아무 문제가 없다.”

-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1519호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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